"동영상만으로 전여옥 집단폭행 판단 어려워"

강희락 경찰청장 후보자 "수사 중이라 동영상 공개 안 된다"

등록 2009.03.05 15:24수정 2009.03.05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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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강희락 경찰청장 후보자가 5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들으며 곤혹스런 표정을 하고 있다.

강희락 경찰청장 후보자가 5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들으며 곤혹스런 표정을 하고 있다. ⓒ 남소연

강희락 경찰청장 후보자가 5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들으며 곤혹스런 표정을 하고 있다. ⓒ 남소연

강희락 경찰청장 후보자는 5일 경찰이 보유한 전여옥 의원 사건 증거 동영상 공개 여부에 대해 "현재 수사 중에 있고, 전 의원의 명예와도 연관돼 있어 (공개가) 어렵다"고 밝혔다. 경찰이 확보한 동영상 내용에 대해 강 청장은 집단폭행의 증거가 없음을 시사했다.

 

강 후보자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야당 의원들이 동영상 증거 공개를 요구하자 이같이 답했다. 이날 민주당 의원들은 사건 초기 경찰이 이번 일을 집단폭행 사건으로 몰고 가려 한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민주당 강기정 의원은 "국민들은 전여옥 의원이 집단폭행을 당했다고 알고 있는데, 그렇지 않다는 증거물이 나온 것 아니냐"며 "오늘이라도 동영상을 공개해서 전 의원 사건이 집단폭행 사건이 아니라는 의혹을 해소할 뜻이 있느냐"고 물었다.

 

강기정 "집단폭행 의혹 해소하라"

강희락 "사전계획 여부도 중요"

 

강희락 후보자는 "집단폭행 여부는 폭행 행위 가담도 중요하지만 사전계획 했는지도 중요하다"며 "동영상 증거 한 가지만으로 (집단폭행) 여부 판단하는 것은 어렵다"면서 동영상 공개가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

 

같은 당 김희철 의원은 "구속된 68세 이씨가 전 의원의 머리채를 잡는 것은 나오지만 동영상 어디에도 이씨 말고는 전 의원을 폭행한 것이 없다고 하는데 사실 아니냐"고 다그치자 강 후보자는 "내가 (동영상) 테이프를 못 봐서 정확하게 말하지 못하지만 전 과정을 찍은 동영상이 아니기 때문에 (폭행 과정이) 다 담겼는지는 모른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이어 경찰이 사건 용의자 중 3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신청했지만 서울남부지법이 소명 부족을 이유로 기각한 것을 거론하며 "마치 단체로 폭행한 것처럼 사건을 몰고 갔는데 그것이 법원으로부터 철퇴를 맞은 것 아니냐"고 묻었다. 

 

이에 대해 강 후보자는 "국회가 워낙 특수한 장소라서 (경찰이) 민감하게 반응한 부분은 있다"며 "그러나 폭력은 어떤 경우에도 용납돼선 안 되고, 사안 자체가 중요해 그렇게 한 것 같다"고 답했다.

 

동영상 내용에 대한 강 후보자의 답변을 종합하면, '경찰 확보 동영상으로는 집단폭행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사건 뒤 한나라당이 '5~6명의 여성들이 집단폭행했다'고 밝힌 것과 배치되는 부분이다.

 

a  강희락 경찰청장 후보자가 5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강희락 경찰청장 후보자가 5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 남소연

강희락 경찰청장 후보자가 5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 남소연

 

신지호 "전 의원이 쇼하고 있나?" - 강희락 "상해상태로는 그렇지 않아"

 

그러나 한나라당 의원들은 전 의원의 부상을 강조하며 폭행사건을 기정사실화하려는 한편, 이 사건에 대한 경찰의 엄정 대응을 주문했다.

 

신지호 의원은 "가해자들의 말만으로 보면 전 의원이 폭행도 안 당했는데 자해를 하고 쇼를 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느냐"고 질의했다. 강 후보자는 "전 의원의 상해 상태를 보면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같은 당 장제원 의원은 "동료 의원의 폭행 사건도 정쟁화하려고 하는 것에 대해 동료 국회의원으로서 분개스럽다"며 민주당 의원들이 집단폭행의 사실 여부에 대해 질의하는 데에 반감을 표시했다.

2009.03.05 15:24ⓒ 2009 OhmyNews
#전여옥 #강희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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