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향이 나며 조금 쌉사래한 풍도에서만 자란다는 사생이나물
조정숙
현재 48세대에 100여명정도가 살고 있는 풍도는 원래는 남양군 대부면에 속했었으나 3번의 행정구역 개편에 따라 1994년 안산시에 편입되었다. 이른 봄 풍도에는 야생화가 많이 피어나는데 복수초, 노루귀, 변산바람꽃, 홀아비바람꽃 꿩의바람꽃 등이 양지바른 언덕에 군락을 이루고 자란다.
이곳에서 나고 자랐다는 마을 주민 서상원(40)씨의 말에 의하면 지금도 그렇지만 어릴 적 뒷산에 올라가면 이름 모를 작고 앙증맞은 꽃들이 지천이었다고 말한다. 이제는 각종매스컴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풍도를 알게 되고 섬을 찾아와 꽃을 사진으로 담아가는데 한편으로는 걱정이 앞선단다.
산에 피어나는 야생화를 소중하게 다루어서 잘 보존되어야 하는데 일부 사람들이 작품을 담을 때는 정성스럽게 찍지만 찍고 난 다음에는 무심코 지나가기 때문에 낙엽 속에서 힘겹게 뚫고 나오는 야생화들을 밟고 지나가게 되어 자연이 훼손될까봐 염려스럽다며. 서씨의 말은 계속 이어진다.
"풍도 주민들의 생활방식은 5~6년 전까지만 해도 섬 주변이 가파르고 갯벌이 없기 때문에 해마다 겨울이 되면 굴과 바지락을 채취하여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경기도 화성군 서신면의 도리도로 이주하여 생활하기도 했어요. 학교 교회는 물론 대부분 주민들과 가축까지도 함께 옮겼다가 이듬해 설이 되기 전에 돌아오는 매우 독특한 생활방식으로 살아갔었지요.
매년 주민들이 모두 섬을 떠나가도 소를 키워야 했던 아버지는 유일하게 풍도를 떠나지 않고 가축을 키우며 겨울을 나셨답니다. 지금도 부모님께서는 이곳에서 염소농장을 하시며 살고 계신답니다." 주민들은 농업과 어업에 종사하는데 비탈진 언덕에 콩, 고구마, 채소 등을 경작하고 봄철에는 이곳에서만 나는 '사생이'라는 나물을 채취하여 소득을 얻기도 한단다. 나물은 독특한 향이 나는 특별한 맛이었다. 풍도를 한 바퀴 돌기 위해 언덕을 오르는데 사생이 나물을 캐서 내려오는 주민을 만나 나물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