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시, 파면됐다 복직한 공무원 또 징계

공무원노조 활동 임종만씨 '정직 2개월'... 시정질의 다음 날 인사발령 강등?

등록 2009.03.11 22:39수정 2009.03.11 23:05
0
원고료로 응원
a  임종만씨.

임종만씨. ⓒ 윤성효

공무원노동조합 활동과 관련해 파면됐다가 법원의 판결로 복직했던 공무원이 또 징계를 받았다. 11일 마산시로부터 중징계 처분 통지서를 받은 임종만(49)씨는 "재징계는 부당하다"고 밝혔다.

임씨는 또 다시 소청과 행정소송(재징계효력정지가처분신청) 등을 밟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시 법정 싸움을 벌이게 되었다.

2006년 마산시청 녹지과 계장이었던 임종만씨는 전국공무원노조 경남본부 부본부장으로 있다가 경남도의 인사교류 협약 이행을 요구하며 기자회견과 집회를 열기도 했다. 그는 '집단행위 금지와 복종의 의무' 등으로 지방공무원법을 위반한 혐의로 파면 처분을 받았고, 소청심사를 통해 '해임'되었다.

임씨는 법원에 '징계처분 취소 소송'을 냈고, 2008년 12월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마산시가 대법원에 상고하지 않았고, 임씨는 올해 1월 마산시청 행정과에 복직했다.

그러다가 마산시는 재징계 절차를 밟았다. 2월 13일 마산시의 요청을 받은 경남도 인사위원회은 같은달 23일 정직 2개월의 중징계 결정을 내렸다. 마산시는 11일 임씨한테 중징계 통지서를 보냈으며, 임씨는 12일부터 다시 마산시청에 출근할 수 없게 되었다.

통지서를 받은 임종만씨는 "마산시가 재징계 절차를 밟으면서 본인뿐만 아니라 공무원노조와도 아무런 상의를 하지 않았고, 그야말로 기습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2006년 전국적으로 공무원노조 활동과 관련해 각종 징계를 받았다가 법원의 판결로 복직된 공무원이 많은데, 많은 공무원들이 재징계 절차를 밟지 않았거나 경징계에 거쳤다"면서 "그런데 다른 자치단체보다 마산시가 앞장서서 재징계를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의회 시정질의 거론되자 다음 날 강등 조치?

마산시의회에서도 임종만씨의 재징계 절차가 논란이 되었다. 송순호 마산시의원은 지난 2월 19일 시정질의를 통해 임씨 문제를 거론했다. 당시 송 의원은 "짐승도 새끼가 위협에 처하면 보호하는데, 시장이 부하 직원을 책임있게 보호해 주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법원에서 해임처분 취소 판결이 내려졌는데 다시 중징계를 요청한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던 것.


그러면서 그는 "임종만씨는 비리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경남도의 낙하산 인사에 대응하고, 전체 마산시를 위해 공무원노조 활동을 벌였던 것"이라며 "징계를 하더라도 경징계를 해야하고, 시장한테 징계 철회권이 있으므로 이미 경남도에 요청해 놓은 중징계를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당시 황철곤 마산시장은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공무원 인사권은 시장의 고유권한인데, 시의회에서 거론되어 못 마땅하게 여겼던 것. 당시 황 시장은 답변에 앞서 "질문은 적절하지 않다"면서 징계를 철회할 뜻이 없음을 밝혔다.

그런데 다음날 인사가 단행된 것이다. 임씨는 원래 녹지과 주임계장으로 있다가 파면됐기 때문에 원직으로 복직돼야 한다. 그런데 임씨가 지난 1월 복직하면서 마산시청 행정과로 발령이 났던 것은 당시 다른 공무원이 계장이 맡고 있었기 때문.

임씨는 마산시의 정기 인사 때 원직에 복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그런데 마산시는 지난 달 20일 인사를 단행하면서 임씨를 계장이 아닌, 녹지과 직원으로 발령냈다. 계장에서 평직원으로 강등된 것이다.

이같은 인사에 대해 송순호 의원은 시정질의에 따른 보복성이라 주장하고 있다. 그는 "당시 시정질의를 하기 전에 간부공무원들에게 알아보니, 임종만씨는 녹지과 계장으로 인사발령할 계획이었다"면서 "그런데 시정질의 다음날 인사를 하면서, 그것도 계장이 아닌 평직원으로 발령한 것인데, 보복성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인사권은 시장의 고유권한인데 의원이 질의하니까 기분 나쁘게 받아들였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인사발령 이후 마산시에서 지금까지 강등한 사례가 있는지 알아보았지만 그런 전례가 없다고 하고, 다른 자치단체에서도 쉽게 찾아 볼 수 없다고 한다"고 전했다.
#공무원노조 #임종만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난리도 아닙니다" 농민들이 올해 벼 빨리 베는 이유 "난리도 아닙니다" 농민들이 올해 벼 빨리 베는 이유
  2. 2 이러다가 대한민국이 세계지도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 이러다가 대한민국이 세계지도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
  3. 3 "대통령, 정상일까 싶다... 이런데 교회에 무슨 중립 있나" "대통령, 정상일까 싶다... 이런데 교회에 무슨 중립 있나"
  4. 4 체코 언론이 김건희 여사 보도하면서 사라진 단어 '사기꾼' '거짓말'  체코 언론이 김건희 여사 보도하면서 사라진 단어 '사기꾼' '거짓말'
  5. 5 "자기들 돈이라면 매년 수억 원 강물에 처박았을까" "자기들 돈이라면 매년 수억 원 강물에 처박았을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