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환경청 "마산 수정지구, 산업단지 유치 잘못"

▲ 경남 마산시 구산면 수정마을 수정지구는 당초 주택용지로 매립되었다가 일반산업단지로 변경되었다. 사진에서 매립된 곳에 STX조선이 들어설 예정이며, 왼쪽에 보이는 집들이 수정마을이다. ⓒ 수정성모트라피스트수녀원

"대기질 현황조사 자체의 문제(1곳의 농도가 매우 높음)가 있으며, 실제로 대기질 현황이 높다면 이 지역에 산업단지를 유치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는 바 이에 대하여 재검토한 후 그 결과를 제시하여야 한다."

택지 조성 목적으로 매립(계획)되었다가 일반산업단지(STX조선소)로 바뀐 마산 수정지구의 환경영향평가를 검토한 낙동강유역환경청이 이같이 지적했다. 15일 마산지역 환경·종교단체에 따르면, 환경청은 지난 13일 마산시에 "수정일반산업단지 계획승인 환경영향평가 보완"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청은 평가서에 대해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과 국토해양부, 관계 전문가, 시민단체의 검토 의견과 지난해 12월과 올해 2월 두 차례 국회에서 열린 전문가토론회에서 검토된 의견이라며 "평가서가 미흡하다고 판단하여 보완을 요청하는 사항"이라고 밝혔다.

환경청은 마산시(STX조선)가 낸 환경영향평가서(최종)에 대해 조목조목 지적했다. 평가항목설정에 대해, 환경청은 "초·중학교와 어린이집, 보건지소 등이 바로 인접 지역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역 개황을 작성하는 중에 교육·보육시설과 병원 등의 시설에 대한 조사가 수행되지 않았다"면서 구체적으로 보완하라고 요구했다.

환경청은 "주민들이 제기하는 가장 큰 지역 환경문제는 건강 피해에 대한 사항과 주거환경에 대한 사항들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검토가 평가서에 전혀 다루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주민의견수렴 과정도 문제로 지적되었다. 환경청은 "지난해 11월 26일 열린 설명회에 참석한 주민명부에 47명의 이름이 적혀 있었지만, 실제 제시된 명단은 적혀 있는 이름의 필체가 같아서 명단을 2~3명이 일괄적으로 작성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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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산시는 수정만 일대를 매립했다. 사진에서 오른쪽은 마산 앞바다와 연결된 수정만이며, 왼쪽 가운데가 조선소 예정지, 위쪽이 수정마을, 아래쪽이 수녀원이다. ⓒ 수정성모트라피스트수녀원

▲ 마산시는 수정만 일대를 매립했다. 사진에서 오른쪽은 마산 앞바다와 연결된 수정만이며, 왼쪽 가운데가 조선소 예정지, 위쪽이 수정마을, 아래쪽이 수녀원이다. ⓒ 수정성모트라피스트수녀원

"국소적 해륙풍 존재 가능성 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각 항목별로 여러 문제를 지적하면서 보완할 것을 제시했다. 기상에 대해, 환경청은 "최근 10년간 마산기상대의 기상 자료를 분석하여 제시했는데, 이곳은 바다를 접한 지역으로 국소적 해륙풍이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에 대한 영향예측과 결과를 제시할 것"을 주문했다.

대기질과 관련해 환경청은 '특정유해물질(중금속) 영향', '운영시 대기질 영향과 저감대책', '대기질 현황조사', '이용시 대기오염물질 발생량 예측', '비산방지망 저감방안', '페인트 방진망 저감방안', '이산화질소', '특별대기오염물질' 등에 대해 다시 검토할 것을 요청했다.

악취도 마찬가지로 보완지시를 받았다. 환경청은 "악취유발 물질로서는 톨루엔, 자일렌, 벤젠 등이 있으며, 사업자측은 별도의 도장시설을 설치하지 않는다고 하였는데, 이것이 오히려 악취유발 물질을 컨트롤(통제)할 수 있는 시설 미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면서 "단지 저감대책으로 방진망의 다중설치를 제시했지만 방진망이 VOC(휘발성 유기화합물)를 제거할 수 없기 때문에 검토 후 그 결과를 제시하라"고 밝혔다.

수질에 대해 환경청은 "시설 공사뿐 아니라 운영으로 인해 배출될 것으로 예상되는 주요 오염물질에 대한 대책은 없으며, 이용시 지표수질 조사를 분기에 1회씩 2곳에서 하도록 되어 있을 뿐이고, 조사 항목은 BOD(생물학적 산소요구량)와 SS로 중금속·유류오염물질 등의 오염수준을 판단하기에는 어려운 것들이며, 조사지점도 수정교와 석곡천으로 대상지역의 상류로서 시설공사와 운영으로 인한 영향을 파악하기 위한 목적으로는 부적합하다"고 지적했다.

해양환경에 대해, 환경청은 '해양환경영향 저감방안'과 '만내 유속 감소', '해양 유류 오염', '해양 부유수 유출 증가' 등의 항목에 걸쳐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환경청은 "조사항목이 일부 중금속에 국한되어 있고, 유류와 관련되어 있는 항목은 TPH(석유계 총탄화수소)에 불과하여 정확한 해양환경예측이 불가능하며, 현황조사 4지점은 저질의 경우 부족할 수 있으므로 검토 후 보완할 것"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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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산시와 수정뉴타운추진위원회, STX그룹은 2008년 5월 16일 마산시청에서 '마산 수정지구개발 STX 협약체결'을 맺었다. ⓒ 경남도민일보

▲ 마산시와 수정뉴타운추진위원회, STX그룹은 2008년 5월 16일 마산시청에서 '마산 수정지구개발 STX 협약체결'을 맺었다. ⓒ 경남도민일보

"토양오염 영향 받을 가능성 배제 어려워"

환경청은 토양과 관련해 "매립된 토사의 오염도 평가가 없고, GB Area(개발제한구역) 등이 어린이집, 부녀회관 등 어린이와 부녀자가 이용하는 시설과 100m 이내 가까운 거리에 떨어져 있어 용접과 도장으로 인한 토양오염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제시했다.

소음·진동은 더 문제가 많은 것으로 지적되었다. 환경청은 "평가서의 생활환경(소음)평가 결과는 전반적으로 저평가되었다"면서 "평가서의 언급대로 지역주민과 충분한 협의를 통한 구체적이고 기술적·경제적 실현 가능한 소음저감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환경청은 "보고서는 앞으로 주공정에서 제작되는 블록 높이가 최고 20m로 예상되기 때문에 구산중학교 건물로부터 현재 거리보다도 영향을 미치는 거리가 길어져서 소음이 감소될 것이라는 논리인데, 반대로 학교 건물의 3층 이상에서는 거리 변화가 없다고 할 수 있고, 오히려 앞으로 작업장에서의 발생 소음을 저감하기 위해 방음벽을 사용할 경우 방음벽 높이가 20m 이내라면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며 "소음발생원 높이가 높아진다는 것은 발생소음의 전파 경로를 제어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주변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편 마산진보연합과 천주교 마산교구 정의평화위원회, 가톨릭농민회, 경남환경연합(마산창원진해·통영거제)은 16일 오후 마산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낙동강유역환경청의 '수정일반산업단지 계획승인 환경영향평가서 보완내용'에 대해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