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리 갤러리에 봄이 돋다

헤이리 전시장으로의 초대

등록 2009.03.26 18:04수정 2009.03.26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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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 헤이리의 햇살이 바람도 없이 따끈했습니다. 앞집의 송교수님께서는 벌써 몇 그루의 나무를 정원에 가져다 심었습니다. 정원을 거닐 때 자칫 발밑을 조심하지 않으면 이제 막 머리를 내민 푸른 싹들을 밟기 십상입니다.

 

모티프원의 큰 버드나무도 옅은 연두색을 띠기 시작했습니다. 가지마다 새순이 돋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헤이리도 봄기운이 사방에 가득합니다.

 

헤이리에 나들이를 오신 분들은 각 공간에서도 봄을 느낄 수 있습니다. 각 갤러리마다 새롭게 오픈한 전시의 캔버스에도 봄이 새어나옵니다.

 

제가 방문했던 몇 개의 전시장 분위기를 전합니다.

 

[한향림갤러리] 5주년 개관 기념전 '수궁가 | 물과 꿈 전'

 

a  한향림갤러리 | 수궁가Serenade | 물과 꿈The Water and Dream전

한향림갤러리 | 수궁가Serenade | 물과 꿈The Water and Dream전 ⓒ 이안수

한향림갤러리 | 수궁가Serenade | 물과 꿈The Water and Dream전 ⓒ 이안수

노을동산 중턱의 한향림갤러리는 이번 봄이 더욱 의미 있는 해입니다. 개관한 지 만 5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입니다. 갤러리를 운영하시는 분에게는 5년이 아니라 50년처럼 느껴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헤이리는 평창동이나 사간동, 청담동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지난 5년, 헤이리에서 갤러리를 운영한다는 것은 돌밭을 일구는 농부의 근면과 인내를 필요로 했을 것입니다. 앞으로 5년도 황무지를 개간하는 시간의 연장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지난 5년간 그 척박한 환경에서도 전시를 거르지 않고 이어온 한향림 선생님의 배포와 재간이라면 앞으로 또 다른 5년 동안에도 무릅쓰지 못할 난관은 없을 것입니다. 여전히 경쾌한 톤으로 작품 배치를 지휘하고 있는 한 선생님과의 조우를 통해 소진된 용기를 다시 충전하게 됩니다.

 

-'한향림갤러리 5주년 개관 기념 수궁가Serenade | 물과 꿈The Water and Dream전'에는 강경연, 데비한, 민정아, 박정홍, 유의정, 윤솔의 여섯 작가가 참여했습니다.

-전시기간 | 2009.3.21 - 4.30.

-전시문의 | 031-948-1001

 

[갤러리 이레 GALLERY jireh] 민숙현작품전

 

a  갤러리이레 | 민숙현작품전

갤러리이레 | 민숙현작품전 ⓒ 이안수

갤러리이레 | 민숙현작품전 ⓒ 이안수

 

이제 막 출발을 하는 갤러리도 있습니다. 3월 20일에 처음으로 문을 열었습니다. 이 갤러리의 주인이자 이번 개관전 '민숙현작품전'의 주인공이기도한 민숙현 작가는 헤이리 입성과 개관전의 작가로서 참 신나는 표정입니다. 갤러리 '이레'도 언젠가는 5주년을 맞을 테고 그 행보는 또한 헤이리의 역사가 될 것입니다.

 

민숙현 작가는 실크에 화려한 염색을 바탕으로 했습니다. 그 위에 아크릴이 덧씌워지기도 하고 때로는 오브제가 올려지기도 합니다. 작품의 프레임 자체가 조형이 되기도 합니다. 기운생동(氣韻生動)하는 이 봄을 닮은 작품이 2, 3층 갤러리를 채우고 있습니다.

 

-민숙현작품전

-전시기간 | 2009.3.20 -

-전시문의 | 031-941-4115

 

[아트팩토리] 이희현 개인전 '실락원 paradise lost'

 

a  아트팩토리 | 이희현개인전'실락원paradise lost'

아트팩토리 | 이희현개인전'실락원paradise lost' ⓒ 이안수

아트팩토리 | 이희현개인전'실락원paradise lost' ⓒ 이안수

 

며칠전에 저의 벗님, 안상규 화백께서 모티프원에 오셔서 참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말씀하셨습니다. '내 제자가 헤이리에서 전시를 합니다.'

 

그 안선생님께서 자랑삼고 싶어했던 그 제자가 지천명의 나이를 바라보고 있는 이희현 작가입니다. 작가는 '나의 몸이 좋아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조건은 온도와 밝기가 헐렁한 공간'이라고 합니다.

 

작가가 편안할 수 있는 이 '헐렁한' 것들을 이번 전시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캔버스의 공간은 차기보다 비어있고, 유화의 색은 칼라로 인식되기보다 차라리 무채색으로 망막에 와 닿습니다. 작가가 '밝은 구름'이라 이름붙인 작품조차 도대체 밝지가 않습니다. 작품의 제목은 '조각가 K씨의 집'이나 '조각가 K씨의 집 근방'입니다. 이 모든 것을 아우를 수 있는 한 마디가 작가가 고백한 말 '헐렁한' 것들로 치환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현대가 요구하는 그 짜임새와 빈틈없음에 이 '헐렁한' 것이 주는 편안함을 이희현 선생님의 작품 앞에서 새삼 되새기게 됩니다.

 

-이희현개인전'실락원paradise lost'

-전시기간 | 2009.3.21._4.8.

-전시문의 | 031-957-1054

 

[공사진스튜디오] 그림책작가 김종도 선생님과 함께 하는 꼬마작가 8인전

 

a  초등학생들이 직접 스토리를 만들고 그림을 그린 동화책

초등학생들이 직접 스토리를 만들고 그림을 그린 동화책 ⓒ 이안수

초등학생들이 직접 스토리를 만들고 그림을 그린 동화책 ⓒ 이안수

 

공사진스튜디오 2층의 작은 갤러리에서는 참 재미있는 전시회가 있었습니다. 어린이도서관 '꿈꾸는 교실'의 주관으로 지난 1년간 초등학교 어린이 8명이 일주일에 한 번씩 파주의 '북시티'에 모여 그림책 작가 김종도 화백으로부터 그림을 배우고 스토리를 만드는 법을 익혔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부터 5학년까지의 초등학생들이 직접 얘기를 짓고 그림을 그린 것들을 각자 한 권씩의 동화책으로 만들고 그 원화를 전시하게 된 것입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외진 북시티로 함께 모이는 것도, 스토리를 만들고 그에 맞추어 그림을 그리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1년 전에 15명으로 시작했지만 1년 뒤에는 8명만 남았습니다. 하지만 지난 1년을 견딘 8명의 어린이들은 자신이 필자인 창작동화집을 갖게 된 것이지요. 디지털인쇄는 이제 단지 몇 권의 책도 만들 수 있게 해줍니다.

 

이 초등학교의 시기에 동화책의 필자가 되어보는 것보다 더 보람된 경험은 없을 것입니다. 이 어릴 적의 흥분된 기억은 뇌리 깊숙이 남아 종국에는 화가가 되거나 동화작가가 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어린이는 어른이 보지 못하는 것조차 볼 수 있습니다." 김종도 화백의 얘기에 공감하고 어린이들의 그림을 보면 기성 화가들의 작품에서는 결코 찾아볼 수 없는, 잃어버린 가치있는 것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더스텝] 잼잼성교육체험관

 

a  더스텝 | 잼잼성교육체험관

더스텝 | 잼잼성교육체험관 ⓒ 이안수

더스텝 | 잼잼성교육체험관 ⓒ 이안수

 

더스텝에 어린이 체험교육관이 오픈했습니다. 성교육전문가와 올림건강연구소가 공동 개발한 전문 어린이성교육프로그램으로 운영되는 '잼잼성교육체험관'입니다. 1관에서 5관까지 이동하면서 남녀의 몸이 어떻게 다른지, 어떻게 수정되고 태어나는지, 임신한 엄마의 어려움과 젖먹이기, 기저귀갈기 등을 여러 교육도구를 통해 체험할 수 있으며 성폭력 예방에 대한 인형극을 관람할 수 있는 에듀테인먼트공간입니다.

 

-문의전화 02-325-2130

덧붙이는 글 | 모티프원의 블로그www.travelog.co.kr에도 포스팅됩니다.

2009.03.26 18:04ⓒ 2009 OhmyNews
덧붙이는 글 모티프원의 블로그www.travelog.co.kr에도 포스팅됩니다.
#헤이리 #전시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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