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이인규 검사장)는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민주당 서갑원 의원을 28일 오후 3시께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서 의원은 앞서 구속된 민주당 이광재 의원과 마찬가지로 미국 뉴욕 맨해튼의 K한인식당에서 박 회장의 지시를 받은 식당주인 K씨로부터 수만 달러를 받는 등 국내외에서 수차례에 걸쳐 수 천만원을 건네받은 혐의다.
검찰은 이날 오후 늦게까지 서 의원을 조사하고서 돌려보냈다가 다음 주 한 차례 정도 더 부른 뒤 사전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검찰은 서 의원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박 회장과 K씨의 진술을 확보했으며 서 의원이 혐의 내용을 부인할 경우 이들과 대질신문할 계획이다.
검찰은 박 회장이 K씨에게 국제전화를 걸어 미국을 방문한 의원들에게 `대리접대'를 시키고 여비를 건넨 것은 물론 해외공장이 있는 베트남과 중국으로 의원들을 초청해 현지법인에서 조성한 비자금을 건넨 정황을 포착, 현지법인 관계자 등을 수시로 국내로 불러 조사를 벌이고 있다.
서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로 1990년대 초 정계에 입문한 친노(親盧) 인사로 참여정부 초기 청와대에서 의전비서관을 지내다 17대 총선 때 전남 순천에서 당선됐고 18대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그는 민주당의 신(新) 실세로 꼽히는 386그룹의 핵심 인물이다.
이와 함께 검찰은 박 회장으로부터 수천만원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한나라당 박진 의원을 27일 불러 15시간여 동안 조사한 뒤 28일 오전 1시20분께 귀가조치했으며 사전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박 의원은 작년 3월 베트남 국회의장이 포함된 경제사절단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열린 행사에서 박 회장의 초청을 받아 연설을 하고 그 자리에서 박 회장으로부터 직접 수만 달러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박 의원이 이 행사 때 이외에도 계좌이체 등의 방법으로 박 회장으로부터 1∼2차례 더 돈을 받은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조사를 받고 나가면서 "검찰에서 할 말을 다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애초 휴일인 29일 소환하려 했던 또 다른 현역 의원 1∼2명이 개인 사정과 국회 의사 일정 등을 이유로 출석 연기를 요청함에 따라 일정을 조율하고 있으나 소환 시점이 임시국회가 열리는 4월 이후로 넘어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현역 국회의원은 회기 중 `불체포 특권'이 있어 검찰은 박 의원과 서 의원의 경우 사전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하는 동시에 이들을 포함해 금품수수 의혹이 있는 의원들을 4월 중 모두 조사한 뒤 회기가 끝나면 5월 일괄 사법처리하는 방안도 함께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현역 의원 수사와 관련해 "조사 중 명백히 (혐의가) 드러난 경우 처리할 수 있는데, 회기가 시작되면 원칙적으로 다 조사한 뒤 기준을 정해 처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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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28 21:12 | ⓒ 2009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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