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KAI 원형 경기장에서 열린 노조 비상투쟁위원회 출범식 장면
하병주
한국항공우주산업(주)(KAI) 노조가 대한항공의 KAI 지분 인수 움직임에 반발해 비상투쟁위원회를 출범시켰다.
7일 오후3시부터 진행된 출범식은 2000명 가까운 조합원들이 참여하는 등 대한항공의 KAI 지분 인수 반대 열기가 높았다.
이 자리에서 박한배 노조위원장은 "최근에 진행되는 상황이 위중하다"면서 "경영진도 믿을 수 없으니 오직 노조의 깃발 아래 똘똘 뭉쳐 싸워나가자"고 호소했다.
그는 대한항공의 조양호 회장을 가리켜 "불법을 밥 먹듯 저질렀다"라고 거칠게 몰아 부치면서 KAI의 주인이 될 수 없음을 강조했다. 또 "최근 산업은행에 알아본 결과 수의계약으로 KAI지분을 팔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들었지만 대한항공의 로비력을 볼 때 믿을 수 없다"면서 조합원의 단결을 촉구했다.
박 위원장이 이렇듯 노조 단결을 촉구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계속되는 그의 연설에서 그는 "일부 세력들이 대한항공 직원의 급여가 1000만원 더 많다느니 하며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있다"면서 '내부의 적'을 강하게 경계했다.
나아가 대한항공의 KAI 인수설이 처음 불거진 2003년 상황을 떠올리며 "그 때 선배들의 열정을 본받아 지역과 연대해 대한항공의 야욕을 반드시 막아내자"고 호소했다. 회사 차원의 '전사적(全社的)' 공동대응도 필요하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