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부길, '형님' 이상득 의원에게 전화했다"

검찰 "이상득, 단호히 거절... 박연차 돈 일부로 <아우어뉴스> 설립"

등록 2009.04.10 16:31수정 2009.04.13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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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함께 2억여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추부길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지난달 23일 오후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검찰관계자들과 함께 청사를 나서고 있다.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함께 2억여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추부길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지난달 23일 오후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검찰관계자들과 함께 청사를 나서고 있다. ⓒ 연합뉴스 서명곤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함께 2억여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추부길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지난달 23일 오후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검찰관계자들과 함께 청사를 나서고 있다. ⓒ 연합뉴스 서명곤

[기사 보강 : 10일 오후 5시 45분]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2억 원과 함께 세무조사 무마 청탁을 받은 추부길 전 청와대 비서관이 실제로 이명박 대통령의 형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청탁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상득 의원은 이 같은 의혹이 불거졌을 때 "추 전 비서관과 단 한 차례도 만나거나 통화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었고, 추 전 비서관 역시 지난달 23일 구속 당시 강하게 부인했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검사장 이인규)는 지난 2008년 8월 말부터 2009년 2월까지 추 전 비서관의 통화 내역 2250건을 조사한 결과 추 전 비서관이 같은 달 17일부터 10월 23일 사이 이 의원의 보좌관 박아무개씨에게 총 8번 전화를 걸었고 이 의원과 총 2차례 직접 통화한 사실을 찾아냈다.

 

또 추 전 비서관으로부터 "이 의원에게 (세무조사 무마를) 부탁했지만 단호히 거절당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검찰은 또 추 전 비서관이 이 의원으로부터 세무조사 무마를 거절당하자, 지난해 10월 25일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에게 같은 부탁을 했으나 이 역시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추경석 전 국세청장, 박 회장의 사돈 김정복 전 국세청장과의 통화는 아예 없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외에도 추 전 비서관이 청와대 환경비서관, 국민소통비서관, 연설기록비서관 등과도 수차례 통화했지만 '사적인 통화'로 보인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와 함께 추 전 비서관이 박 회장으로부터 받은 2억 원의 사용처에 대해서도 밝혀냈다.

 

검찰에 따르면 추 전 비서관은 지난 1998년부터 자신이 운영하던 한국가정상담 연구소 운영을 위해 4천만 원, 자녀의 어학연수 비용으로 1000만 원, 오피스텔 임대 계약 연장을 위해 1천만 원, 개인 생활비 2759만 원 등을 사용했다.

 

특히 그가 작년 말 설립한 <아우어뉴스> 설립 자본금으로 총 7400만 원을 사용하는 등 받은 돈 2억 원 중 1억9830여만 원 이상의 돈을 이미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추부길 본인이 '거절당했다' 밝혀... 이상득 의원 조사 필요성 없다"

 

a  추부길 아우어뉴스미디어 대표(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가 지난 2월 16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아우어뉴스’(OUR News) 창간 리셉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추부길 아우어뉴스미디어 대표(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가 지난 2월 16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아우어뉴스’(OUR News) 창간 리셉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유성호

추부길 아우어뉴스미디어 대표(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가 지난 2월 16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아우어뉴스’(OUR News) 창간 리셉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유성호

검찰은 이날 추 전 비서관의 이런 행동 등을 적시해 구속 기소했다. 그러나 추 전 비서관과 통화한 것으로 알려진 이 의원과 정 의원 등에 대한 수사는 진행하지 않았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이 의원이 추 전 비서관과 통화한 사실을 부인했다는 언론보도를 봤지만 추 전 비서관이 이 의원으로부터 거절당했다고 진술했고, 2억 원의 사용처도 다 밝혀진 지금 (이 의원을) 소환 조사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밝혔다.

 

홍 기획관은 이어, "국세청이 작년 7월 30일부터 박 회장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해 작년 11월 검찰에 고발했는데 추 전 비서관에게 2억 원을 건넨 박 회장의 비서실장 정승영 정산개발 사장도 '어려운 상황'임을 알고 있었다"며 "아직 단정하긴 힘들지만 '실패한 로비'가 아닌지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검찰이 추 전 비서관의 진술과 통화내역 분석 수사만으로 '꼬리자르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됐다.

 

기자들은 "추 전 비서관의 입장에서 '거절당했다'는 진술이 가장 유리한 쪽인데 청탁을 받은 이들도 조사해야 하는 것 아니냐", "세무조사 무마를 이 의원이 시도했다가 실패한 것일 수도 있지 않느냐"며 홍 기획관을 추궁했다.

 

이에 대해 홍 기획관은 "본인 진술과 통화 내역으로 확인했다, 본인 진술이 제일 중요한 게 아닌가"며 되묻고 몇 차례에 걸쳐 "현재 상황에서는 추 전 비서관과 통화한 2200명에 대한 다 불러 조사해봐야 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강조했다.

 

또 "세무조사 무마 로비에 대한 수사가 이로써 종결된 것이 아니다, 그 이후의 상황은 저희들에게 맡겨 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홍 기획관은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인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의 '박연차 구명 로비' 의혹에 대해선 "나중에 말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나 "추 전 비서관과는 연결되지 않았다"며 천 회장에 대한 의혹은 별개임을 시사했다.

 

최근 출국금지 조치된 천 회장은 박 회장과 깊은 친분을 가지고 있어 현 여권 실세와 박 회장을 잇는 '연결 통로'로 알려져 있다. 현재 천 회장은 국세청의 태광실업에 대한 세무조사가 진행될 때 이종찬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과 함께 대책회의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2009.04.10 16:31ⓒ 2009 OhmyNews
#박연차 #추부길 #이상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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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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