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형 하천 만들려다 하천 망치겠네!

안양시, 수암천 공사하며 바닥까지 파내 물의

등록 2009.04.22 10:31수정 2009.04.22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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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공사중, 수암천

공사중, 수암천 ⓒ 김재성

공사중, 수암천 ⓒ 김재성

 

자연형 하천 조성공사를 하면서 되려 하천을 망치고 있다는 주장이다. 안양시민권리찾기운동본부 임희택 씨는 안양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수암천 자연형 하천 조성사업' 때문에 오히려 수암천이 죽어 가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안양시도 어느 정도 인정하는 눈치다. 안양시 하천관리팀 소속 한 공무원은 기자와 전화 통화에서 "현장에 장비가 투입 되다보니 어쩔 수 없이 바닥을 평탄하기 위해 복토 등을 해야 했고 그것이 외부에서 보기에는 계곡을 훼손시키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을 것" 이라고 설명했다. 또, 수암천 생태계가 예전처럼 되살아나려면 1~2년은 걸려야 할 것 이라고 대답했다. 

 

임 씨 주장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임 씨 말대로 자연 형 하천을 조성한다는 이유로 하천 생태계와 자연경관을 되려 훼손한다는 것은 '벼룩 잡는다고 초가삼간 태우는 것' 과 마찬 가지기 때문이다. 

 

안양군포의왕 환경운동 연합 안명균 사무국장도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안 사무국장은 "자연형 하천 공사를 한다면서 어째서 계곡 바닥까지 건드렸는지 이해 할 수 없다" 고 전화 통화에서 밝혔다.

 

a  공사가 진행되지 않은 수암천 구간(바위틈 사이로 물이 흐르고 있다)

공사가 진행되지 않은 수암천 구간(바위틈 사이로 물이 흐르고 있다) ⓒ 이민선

공사가 진행되지 않은 수암천 구간(바위틈 사이로 물이 흐르고 있다) ⓒ 이민선

안 사무국장에 따르면 안양시는 수암천 전체를 자연형 하천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에 따라 수암천 계곡 한쪽 면 콘크리트 축대를 걷어내고 그 자리를 큰 돌로 쌓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그 과정에서 계곡 바닥까지 깨끗하게 밀어, 계곡 자체를 아예 없애버린 결과를 만든 것이다.

 

만약 지금 상태로 그대로 두면 계곡은 생명체가 살 수 없는 죽은 계곡으로 변할 것이라고 안 사무국장은 전한다. 바위틈으로 흐르던 물이 잡석 밑으로 흘러서 생명체가 서식 할 수 없다는 것. 때문에 복원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계곡에 큰 문제가 발생 할 것이라며 깊은 우려를 표시했다.

 

다행히 안 사무국장과 함께 현장을 방문한 공무원은 "공사가 이렇게 진행되고 있었는지 미처 파악하지 못했다" 며 "바닥에 깔린 잡석을 걷어내고 계곡 형태를 다시 살려 놓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한다.

 

하지만 이 문제에 대해 안양시 하천 관리팀 한 직원은 난감해 하기도 한다. 일을 하려면 장비를 투입해야 하는 데 그러면 어쩔 수 없이 어느 정도 훼손 되는 것은 감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다.

 

듣고 보니 참으로 어려운 문제다. 안양시가 공사를 무리하게 하고 있는 것인지 임 씨와 환경련 안 사무국장이 무리한 지적을 하고 있는 것인지 판단하기가 무척이나 어렵다.

 

안양시청 하천관리팀 직원 말도 어느 정도 일리 있다. 포크레인 등, 건설장비가 계곡에 들어가서 일을 하려면 어느 정도 평탄 작업은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암천을 훼손하지 말라고 주문한다. 앞에서 밝힌 대로 자연형 하천을 조성한다는 이유로 하천 생태계와 자연경관을 훼손하는 것은 '벼룩 잡겠다고 초가삼간 태우는 것과 같은 어리석은 행동이기 때문이다.

 

자연형 하천 조성공사를 하면서 생태계를 파괴하고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훼손시킨다면 차라리 공사를 하지 않는 편이 낫다.

덧붙이는 글 | 안양뉴스 유포터뉴스

2009.04.22 10:31ⓒ 2009 OhmyNews
덧붙이는 글 안양뉴스 유포터뉴스
#수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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