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찰 출석을 위해 30일 오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사저를 나서며 측근들과 인사하고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틀림없이 국민들에게 모범이 되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송광호(제천 단양·3선)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에 복잡한 속내를 밝혀 눈길을 끈다. 송 최고위원은 한나라당에서 유일한 충청권 의원이다.
송 최고위원은 30일 오전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울(대검찰청)에 오신다는 얘기를 뉴스를 통해 들었다"며 노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 얘기를 꺼냈다. 재·보선 참패를 비감해하는 지도부의 발언이 잇따른 뒤였다.
"5공 청문회 때 명패 던진 노무현, 생생하게 기억해"
a
▲ 송광호 한나라당 최고위원 ⓒ 유성호
송 최고위원은 노 전 대통령이 국민들로부터 주목받게 된 '5공 청문회' 당시를 떠올렸다. 송 최고위원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 청문회에 섰을 때 13대 국회의 초선이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전 전 대통령에게 질문하다 말고 자기 명패를 던진 것을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한다"며 당시 자신의 뇌리에 또렷이 새겨진 노 전 대통령의 인상을 더듬었다.
노 전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된 뒤의 일화도 끄집어냈다.
"세월이 흘러 (노 의원은) 대통령이 됐고 저는 당시 소속이 한나라당이었지만, 틀림없이 국민들로부터 본받는 모범되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당시 지역구 활동을 할 때마다 당원들을 모아놓고 '노 대통령이 뽑혔으니 저 분이 명 대통령이 돼야 우리 경제도 발전하고 국민들이 살기 좋은 나라가 된다. 대통령이 하는 일에 적극 협조하자'는 얘기도 많이 했다."
이런 일로 주위에서 '다른 생각이 있어서 그러는 것 아니냐'는 정치적인 오해를 받았단 사실도 털어놨다.
한동안 담담한 어조로 노 전 대통령을 둘러싼 기억을 말하던 그는 "그런데 그 양반이 (자신이 비판했던 전두환 전 대통령과) 같은 죄목으로 오늘 조사를 받는다고 생각하니 정치인인 내가 진짜 서글퍼서 엊저녁에 잠을 못 이뤘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송 최고위원은 "더 이상 전직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받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마음 속으로 그렇게 빌고 있다"는 말로 마이크를 물렸다. '살아있는 권력'인 이명박 대통령을 향한 바람으로 들렸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