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신경무 화백 노무현과 전두환이 같다고?

등록 2009.05.01 15:22수정 2009.05.01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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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이쯤 되면 '막가자는 것이다.' 왜곡도 이런 왜곡이 없다. 무엇이 막가는 것이고, 왜곡인가. <조선일보> 1일자 '조선만평'이다. 신경무 화백은 "똑같은 '부정부패'혐의라도"라는 제목 '조선만평'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교했다.

 

a  5월 1일자 <조선만평>

5월 1일자 <조선만평> ⓒ 조선일보

5월 1일자 <조선만평> ⓒ 조선일보

 

전두환 전 대통령이 노 전 대통령을 "저 양반은 호강하나"라고 하자 옆에 있던 검찰 수사관이 "밀지 마슈"라고 답한다. 또 "전두환 전 대통령 검찰차로 새벽에 고향 합천에서 강제연행"이라 썼고, "노무현 전 대통령 청와대 경호처 방탄 선팅 리무진 버스로 이동"이라 썼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포괄적 뇌물혐의'로 소환 조사를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전두환 전 대통령과 비교자체가 안 된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수천억 원 비자금을 조성하여 추징금 2205억 원을 선고받았다. 무엇보다 12.12 군사반란과 5.18 광주민주화운동 유혈진압으로 내란 및 반란 죄목으로 사형까지 선고받았다.

 

내란과 반란 수괴로 지목받은 전두환 전 대통령과 600만불 받았다는 혐의로 조사받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똑같는 '부정부패'혐의라도"라고 교묘하게 비교한 것은 악의적인 냄새마저 든다.

 

전두환은 헌법을 유린하고, 최규하 전 대통령을 위협하여 최고권력을 탈취했다. 그리고 시민을 유혈진압하여 엄청난 피를 흘리게 했다. 아직도 그는 진심어린 사과 한마디 하지 않았다. 아직도 그는 얼굴 들고 다닌다. 통장에 30만원 안 되는 돈밖에 없으면서 호의호식하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면목없다' '국민께 죄송하다'고 머리를 숙였다. 과연 비교가 되는가. 상식이 있다면 비교할 수 없다. 노 전 대통령을 무조건 옹호하는 것이 아니라 비교할 것을 비교하라는 말이다.

 

그리고 전두환 전 대통령은 그 유명한 '골목성명' 한 마디 내뱉고 합천으로 도망갔다. 죄 지은 자가 죄 없다고 하면서 도망갔다면 당연히 체포하는 것이 검찰이 할 일이다. 죄 있는자가 도망갔는데 예우 운운할 수는 없다. 비좁은 검찰차로 연행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은 도망가지 않았다. 검찰이 부르니 가겠다고 했다. 스스로 가겠다고 하는 전직 대통령을 위해 검찰이 해야 할 최소한의 예의가 방탄 리무진 버스다. 어릴 때부터 <조선일보>를 보면서 한자 공부를 했다는 한 누리꾼은 1일자 '조선만평'은 너무했다고 했다.

 

"조선일보 사장님! 어렸을 때부터 조선일보 사설을 보면서 한자공부를 하고 세상의 이치를 깨우쳐 나온 사람입니다만 이건 너무 아니지 않나요? 정말로 조선이 언론의 역할을 다 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최소한 겉으로라도 중립을 지켜려 하는 마음이 바른 언론 아닌가요? 정말 제가 기적을 바라고 있는건가요?"-sunhill53

 

<조선일보>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것은 언론이 해야 할 일이다. 법을 어겼거나, 도덕과 윤리에 문제 있다면 당연히 비판해야 한다. 또 <조선일보> 지향하는 논조와 맞지 않을 때도 비판할 수 있다. 하지만 1일자 만평은 비판이 아니라 감정이 담긴 비난이자 조롱에 가깝다. 언론인이 할 일이 아니다.

2009.05.01 15:22ⓒ 2009 OhmyNews
#전두환 #노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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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태어날 때 당신은 울었고, 세상은 기뻐했다. 당신이 죽을 때 세상은 울고 당신은 기쁘게 눈감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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