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질, 마약, 성폭행까지...목사 맞나?

[주장] 목사들의 범죄가 자주 등장하는 이유

등록 2009.05.10 11:43수정 2009.05.10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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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지난달 24일 기독교대한감리회 남부연회에서 목사 안수식이 거행되고 있다.(기사의 특정사실과 관계 없음)

지난달 24일 기독교대한감리회 남부연회에서 목사 안수식이 거행되고 있다.(기사의 특정사실과 관계 없음) ⓒ 김학현

지난달 24일 기독교대한감리회 남부연회에서 목사 안수식이 거행되고 있다.(기사의 특정사실과 관계 없음) ⓒ 김학현

 

"목사, 니들 왜 이러니? 니들 목사 맞니?"

 

정말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요즘 신문을 보다가 유독 목사들의 추태나 범법행위가 눈에 들어온다. 도둑질하고 남에게 거짓자백을 하도록 한 목사가 있는가 하면, 마약을 상습 투여한 목사가 있고, 또 그것으로도 부족하여 목사가 어린아이를 성폭행하는 작태까지 벌어졌으니 어찌 이들을 목사라 부를 수 있으랴?

 

목사가 아니어도 이런 범행을 저질렀다면 지탄의 대상이 되거늘, 그래도 최고의 도덕성을 갖춰야 할 목사들의 이런 추태나 범법행위는 시쳇말로 "말세야, 정말!"이라 말하고 넘기기에도 부친다. 내가 목사라서 더 그런가 보다. 별로 잘날 것 없는 목사지만 이런 되지 못한 목사들의 이야기를 쓴다는 것 자체가 한심스런 생각이 들 정도다.

 

하지만 남들이 "목사들이 왜 그래?"라며 수군대도록 하는 것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아 이렇게 글을 쓴다. 내가 목사이기에 이런 글을 쓸 수 있는 용기를 가졌는지도 모른다. 이런 글이 '일부'를 '일반'으로 몰아붙이며 '개독교, 먹사'를 입에 달고 사는 이들에게 빌미를 주는 것인지도 안다. 그러나 꼭 말하고 싶다.

 

"제발 목사들이여! 목사다워라!"

 

매스컴에 난 목사들의 추태나 범법행위

 

언론을 통해 소개된 사례는 아래와 같다.

 

충북 청주 흥덕경찰서는 지난달 21일 주차된 차에서 예비 타이어를 훔친 혐의로 A(54, 목사)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같은 달 16일 청주시 흥덕구 수곡동 길에서 주차된 차량에서 예비 타이어를 훔친 뒤 교회 신도 B(48)씨의 트럭에 싣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직후 또 다른 타이어를 훔치다 발각되자 도망간 A씨는 신도 B씨에게 자신이 훔쳤다고 거짓자백을 하도록 시켰다. 그러나 거짓자백의 허술함을 눈치 챈 경찰의 추궁을 견디지 못한 B씨는 결국 사실을 자백하고 말았다. 조사 결과 A씨는 전과 17범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이두식 부장검사)는 3~4월 마약류 사범에 대한 집중 단속을 벌여 56명을 적발, 23명을 구속하고 히로뽕 606g을 압수했다. 그런데 이들 가운데는 마약퇴치 운동에 앞장섰던 목사 임아무개씨가 들어있다.

 

목사 임아무개씨는 작년 12월 중국으로 건너가 중국 칭다오(靑島)시에서 생수로 희석한 히로뽕 0.1g을 주사기로 맞는 등 지난 2월까지 중국과 서울의 모텔에서 3회에 걸쳐 히로뽕을 투약한 혐의로 구속됐다.

 

또, 자신이 돌보던 12살짜리 소녀를 수차례 성폭행한 인면수심의 목사가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청주지법 형사11부(재판장 김연하 부장판사)는 8일 성폭력범죄처벌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된 A(55, 목사)씨에게 징역 7년과 열람정보 공개 5년을 선고했다.

 

12살짜리 소녀는 목사인 A씨가 이혼한 가정의 아이를 스스로 돌봐주겠다고 2007년 데려온 아이라고 한다. 재판부에 따르면, 여러 차례 성폭행을 하고도 뉘우침이 없을 뿐 아니라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기는커녕 수사·재판 과정에서 죄책을 면하기 위해 피해자의 품행을 비난하면서 잘못을 극구 부인했다고 한다.

 

이런 일도 있다. 자신의 몸에 고의로 상해를 입혀 보험금을 타내기도 하고 변심한 애인의 알몸 사진을 찍어 본인과 딸에게 전송하고 협박한 50대가 9일 경찰에 붙잡혔다. 이 50대 남성은 경찰에 붙잡힌 뒤 자신의 직업을 목사라고 당당히(?) 주장했다고 한다.

 

목사는 더 높은 도덕성 요구돼

 

왜 이런 사태들이 발생할까? 물론 신부나 승려의 추태나 범법행위도 더러 매스컴에 등장할 때가 있긴 있다. 하지만 특히 목사들의 추태나 범법행위가 더 많이 거론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로, 신학교육의 부실 때문이다. 정상적인 교육을 받아 목사안수를 받은 사람들이 대부분이긴 하지만 아직도 신문 귀퉁이를 장식하는 광고를 보면 이런 내용이 있다. '학력무관, 누구나 목사안수 받을 수 있다' 어떻게 이렇게 목사안수 받는 게 쉬운가.

 

대부분의 공인된 교단에서는 대학은 물론 대학원까지 나와야 목사가 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군소교단도 많은 실정이라 신학교육의 내실화가 절실히 요구되는 바다. 교육만 많이 받는다고 목사들의 추태나 범법행위가 없어진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 적어도 신학교육 현장에서 걸러질 수 있다는 말이다.

 

사명감만 있으면 되는 시대는 지났다. 신학교육은 사명감 고취는 물론 고도의 도덕성을 요구하도록 이끌어줘야 한다. 사회가 도덕적으로 무너지면 무너질수록 더욱 높은 도덕성을 고취시킬 수 있는 신학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둘째로, 제 식구 감싸기가 없어야 한다. 교단 내에서 아무리 잘못을 저질러도 인간관계 때문에 봐주거나 징계를 흐지부지해 버리는 경우가 허다하게 발생하고 있다. 다른 말로 하면 교회 내 정치가 옳음을 지향하는 게 아니라 인맥을 지향한다는 말이다. 빨리 이런 사태가 없어져야 한다.

 

셋째로, 엄격한 도덕적 잣대로 다스려야 한다. 사회에서 지탄꺼리가 되는 죄를 지은 사람이 다시 목사의 직임을 감당하게 해서는 안 된다.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한다. 무한정한 용서의 하나님 속성을 빙자하여 목사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은 안 될 일이다.

 

물론 실수 없는 사람은 없다. 목사라고 예외일 수 없다. 하지만 한 번의 실수가 아니라 상습범화 된 목사의 범법행위는 더 이상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 목사는 신도보다 더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고, 일반인보다도 더 높은 도덕성이 요구된다. 이에 걸맞은 교단 내 징계위원회 같은 기구가 필요하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뉴스앤조이,당당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목사 #범법행위 #목사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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