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사리를 아시나요?

순천 우리밀 축제

등록 2009.05.25 11:37수정 2009.05.25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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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순천시 맑은물관리센터에서 열린 우리밀 축제

순천시 맑은물관리센터에서 열린 우리밀 축제 ⓒ 오문수

순천시 맑은물관리센터에서 열린 우리밀 축제 ⓒ 오문수

 

5월 18일부터 23일까지 순천시 맑은물관리센터에서는 제7회 순천 우리밀 축제가 열렸다. 전국 각지에서 온 회원과 관광객들은 여러 가지 체험에 참여하고 문화공연과 전시물을 관람했다. 

 

체험마당에는 추억의 밀사리, 밀떡 구워먹기, 밀밭 걷기, 밀밭 배경 사진찍기와 밀짚 공예, 우리 밀 케익 만들기, 전래놀이 등이 있었다. 문화공연에는 북공연, 스포츠댄스, 비보이공연, 어린이공연이 있어 볼거리를 제공했다. 전시마당에는 생협의 윤리적 소비, 공정무역 물품 전시 및 캠페인과 순천지역 특산물과 친환경농산물이 전시됐다.

 

밀사리! 시골에서 살아본 경험이 없는 삼사십대 이하의 사람들은 밀사리가 무슨 말인지 모른다. 밀사리는 밀이 완전히 익기 전인 요즈음 밀밭에서 밀을 베어다가 들판에 널브러진 나무들을 모아 불을 피우고 밀을 굽는 것을 말한다. 껄끄러운 가시가 붙은 가시락들을 태운 후 먹기 좋도록 적당히 구워진 밀을 비벼 껍질을 벗겨 후후 불며 먹는다. 손과 얼굴이 시커멓게 변하는 건 당연지사. 시커먼 손으로 친구 얼굴을 서로 분탕질하며 깔깔거리던 추억을 알까?  

 

우리밀을 체험하기 위해 밀밭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나이 든 할아버지가 밀 줄기를 꺾어 피리를 부는 모습을 보고 아련한 추억이 생각나 다가갔다. 옆에 있는 귀여운 손주에게 피리 만드는 방법을 열심히 가르쳐 주고 있었다.

 

a  삼대의 밀피리 교습장. 할아버지 한테 배운 밀피리를 손주가 재미있어 하며 불고 있다

삼대의 밀피리 교습장. 할아버지 한테 배운 밀피리를 손주가 재미있어 하며 불고 있다 ⓒ 오문수

삼대의 밀피리 교습장. 할아버지 한테 배운 밀피리를 손주가 재미있어 하며 불고 있다 ⓒ 오문수

"할아버지 뭐하세요?

"손주에게 피리를 만들어 부는 법을 가르쳐 주려고요. 근데 옛날처럼 잘 안되네."

"아이들이 밀피리를 알까요?"

"모르지."

 

8살과 6살먹은 손주들에게 피리 불어본 소감을 들었다.

"힘들어요. 재미있어요."

 

부산에서 처음으로 행사에 참가했다는 오용수씨의 말이다. "이런 행사에 처음 참가했는데 밀을 처음으로 비벼봤는데 맛있어요. 비벼 먹기도 한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어요. 기회가 된다면 자주 참가 하겠습니다." 부산시내에서만 자랐다는 부인은 "밀과 보리를 처음으로 구분할 줄 알겠어요"하며 미소를 지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생협연대회장 신복수씨의 말이다.

 

"부모의 지나친 보호 아래 유복한 가정에서 자란 아이보다, 가난과 부족함 안에서 역경을 딛고 자란 아이가 세상을 지혜롭게 살아 나갈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 밀 상태가 그렇습니다. 밀은 우리에게 쌀 다음으로 소비량이 많은 제2의 식량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소비하는 밀의 0.4%만 자립될 뿐 99.6%를 미국 등에서 수입하고 있습니다. 수입밀은 봄에 파종해 여름에 성장하기 때문에 농약을 뿌려가며 재배합니다. 거기에 배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다량의 농약과 방부제가 더해져 건강에도 아주 나쁘고 돈도 많이 듭니다. 맑은 공기와 물을 먹고 자란 우리 곡식을 살리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a  밀을 구운 아이들이 컵에 담아서 집에 가져갈 예정이다. 어린이들의 말이다. '맛있어요'

밀을 구운 아이들이 컵에 담아서 집에 가져갈 예정이다. 어린이들의 말이다. '맛있어요' ⓒ 오문수

밀을 구운 아이들이 컵에 담아서 집에 가져갈 예정이다. 어린이들의 말이다. '맛있어요' ⓒ 오문수
a  행사에 참가한 사람들이 밀밭 한켠에서 밀떡을 굽고 있다

행사에 참가한 사람들이 밀밭 한켠에서 밀떡을 굽고 있다 ⓒ 오문수

행사에 참가한 사람들이 밀밭 한켠에서 밀떡을 굽고 있다 ⓒ 오문수
a  순천 생협에서는 23일 우리밀공장을 준공했다

순천 생협에서는 23일 우리밀공장을 준공했다 ⓒ 오문수

순천 생협에서는 23일 우리밀공장을 준공했다 ⓒ 오문수

우리밀 1평 분량이면 산소 2.5㎏을 생산하고, 탄산가스 3㎏을 흡수한다. 대기정화의 큰 일꾼이며 토양 유실 방지와 산성토양개선에 탁월한 능력이 있는 게 우리밀이다. 겨울철 작목으로 농가소득 증대에 기여하며 연간 5~6억 달러의 외화 절약을 할 수도 있다.

 

순천 생협에서는 우리밀로 만든 식품을 만들기 위해 23일 순천우리밀제과 공장을 준공했다.

덧붙이는 글 | 남해안신문에도 송고합니다

2009.05.25 11:37ⓒ 2009 OhmyNews
덧붙이는 글 남해안신문에도 송고합니다
#우리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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