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청 도민 분향소 24시간 지키는 사람들

공식 분향소만 여덟 곳, 제주 추모열기 뜨겁다

등록 2009.05.28 11:46수정 2009.05.28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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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분향소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 마련된 도민분향소에서 어린 아이들을 동반한 부부가 노전 대통령에게 헌화하는 모습이다. 이곳에서는 노사모 회원들과 일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서 24시간 동안 분향소를 지키고 있다. ⓒ 장태욱

▲ 도민분향소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 마련된 도민분향소에서 어린 아이들을 동반한 부부가 노전 대통령에게 헌화하는 모습이다. 이곳에서는 노사모 회원들과 일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서 24시간 동안 분향소를 지키고 있다. ⓒ 장태욱

 

정부와 4.3유족회 등이 분향소를 개소하면서 제주도 내 공식적인  분향소만 8군데(제주시 5곳, 서귀포시 3곳)에 이르고 있는데, 각각의 분향소마다 노 전 대통령을 애도하는 조문 열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소식이 전해지지 민주당 제주도당이 23일 저녁에 도당 사무실과 서귀포 김재윤 의원 사무실에 분향소를 마련했고, 24일 낮에는 제주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회원들고 일반 시민들이 제주시청 어울림 마당과 서귀포 일호광장에 도민분향소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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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장분향소 제주시 한라체육관에 마련된 국민장분향소에서 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임원들이 단체로 분향하는 모습이다. ⓒ 장태욱

▲ 국민장분향소 제주시 한라체육관에 마련된 국민장분향소에서 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임원들이 단체로 분향하는 모습이다. ⓒ 장태욱

 

 

24일 낮에는 또 조계종 제23교구 본사인 제주 관음사에도 노무현 대통령의 분향소가 마련되었다. 노 전 대통령은 천주교 신자였지만 불교계에도 관심을 기울였다고 전해진다. 제주도의 각 불교사찰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면을 기원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그 뒤를 이어 정부와 노 전 대통령 유족 사이에 장례식을 국민장으로 치를 것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자  25일 제주시 한라체육관과 서귀포시 시민회관에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 분향소'가 마련되었다. 국민장 분향소가 개소된 이후 매일 밤 10시까지 분향이 끊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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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유족회 4,3유족회 회원들이 제주시 신산공원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헌화하기 위해 줄을 서 있는 모습이다. ⓒ 장태욱

▲ 4.3유족회 4,3유족회 회원들이 제주시 신산공원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헌화하기 위해 줄을 서 있는 모습이다. ⓒ 장태욱

 

 

또, 4.3유족회도 25일에 제주시 신산공원에 분향소를 마련했는데, 이 곳에도 조문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는 제주4.3유족들에게는 아버지를 잃은 슬픔과도 같은 것이다. 참여정부가 제주4.3의 진실규명에 기여한 업적과 4.3과정에서 국가공권력이 도민들에게 가한 폭력을 대통령이 공식 사과한 일들로 인해 노 전 대통령은 4.3유족에게는 기둥 같은 지도자로 인식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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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유족회 할머니 4.3유족회 소속 할머니 한 분이 분향 도중 "세상에 이렇게 억울한 일이 어디 있냐"며, 울음을 터트렸다. ⓒ 장태욱

▲ 4.3유족회 할머니 4.3유족회 소속 할머니 한 분이 분향 도중 "세상에 이렇게 억울한 일이 어디 있냐"며, 울음을 터트렸다. ⓒ 장태욱

 

 

각 분향소마다 조문행렬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데, 이중 특히 관심을 끄는 곳이 있다. 제주 시청 어울림마당에 마련된 도민분향소다. 이 분향소는 노사모 회원들과 노무현 전 대통령을 좋아하는 시민들이 지난 24일 자발적으로 모여 개설했다. 분향소가 만들어진 이루 5일 동안 시민들은 조를 나누어 매일 24시간 이곳을 지키고 있다. 저녁 7시부터는 노 전 대통령의 영면을 기원하는 촛불추모제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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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 분향소 서귀포 일호광장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할머니 한 분이 분향하는 모습이다. 이 할머니는 "노무현 대통령때문에 너무 많이 울었다. 돌아가실 때도 나를 울렸다'며 슬픈 심정을 나타냈다. ⓒ 장태욱

▲ 서귀포 분향소 서귀포 일호광장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할머니 한 분이 분향하는 모습이다. 이 할머니는 "노무현 대통령때문에 너무 많이 울었다. 돌아가실 때도 나를 울렸다'며 슬픈 심정을 나타냈다. ⓒ 장태욱

 

24일 이곳에 분향소를 만들자마자 봉화마을에서 국민장을 치르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내부에서는 이 분향소를 철소하고 국민장 분향소에 합류하자는 의견이 제시되어 갑론을박이 이어졌고, 결국 분향소를 철소하자는 합의에 이르렀다.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된 데에는 적은 인원으로 매일 24시간 일주일동안 분향소를 유지하는 것에 대한 현실적 어려움이 크게 작용했다.

 

그런데 촛불추모제에 참여한 시민들로부터 강한 반론이 제지되었다. 정부가 주도하는 국민장에 참여를 꺼리는 시민들은 매일 밤 촛불추모제로 노 전 대통령를 추모하게 해 달라며 간절하게 주문했다. 국민장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 거칠게 항의하는 이도 있었다. 결국 이 분향소를 지키는 이들은 어울림마당에 마련된 도민분향소를 대통령의 영결식이 열리기 직전까지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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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생 한 여고생이 영정 속의 노전 대통령의 얼굴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다. ⓒ 장태욱

▲ 여고생 한 여고생이 영정 속의 노전 대통령의 얼굴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다. ⓒ 장태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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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본들과 풍선들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는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상징했던 노란색 리본들과 풍선들이 매달려있다. ⓒ 장태욱

▲ 리본들과 풍선들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는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상징했던 노란색 리본들과 풍선들이 매달려있다. ⓒ 장태욱

 

 

많은 시민들은 매일 이곳을 찾아 노 전 대통령의 영면을 기원한다. 2002년 대선 기간에 노 전 대통령을 상징했던 노란 리본과 노란 풍선에 노 전 대통령을 추억하는 글귀를 써서 매달아 그를 위로하는 이들도 있고, 가족별로 나와 촛불을 밝혀 노 전 대통령의 영면을 기원하는 이들도 있다.

 

이 분향소는 이곳에 모인 시민들의 자발적인 모금으로 유지되고 있다. 매일 수천송이의 꽃과 수천 장의 리본을 구입하는 비용이 절대 만만치는 않지만, 이 분향소가 유지되기를 바라는 시민들의 후원이 이어지고 있다. 어떤 시민은 음료수를 사들고 오고, 어떤 시민은 국화꽃 한다발을 사들고 온다. 또 어떤 시민은 후원금이 든 봉투를 주고 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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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추모제 매일 저녁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시민들이 모여 노 전 대통령의 영면을 기원하는 촛불추모제가 연다. ⓒ 장태욱

▲ 촛불 추모제 매일 저녁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시민들이 모여 노 전 대통령의 영면을 기원하는 촛불추모제가 연다. ⓒ 장태욱

 

이 분향소를 만들고 지켜오는 과정에 앞장섰던 박원철(47세) 장례위원장과 공종식(45세) 전 제주 노사모 대표는 "어렵더라고 이 분향소를 지키기를 잘했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2009.05.28 11:46 ⓒ 2009 OhmyNews
#노무현 #노사모 #분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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