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평시] 바보, 바보, 바보

낭떠러지에 선다는 것이

등록 2009.05.28 13:24수정 2009.05.28 13:24
0
원고료로 응원
a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닷새째인 27일 저녁 경남 김해 봉하마을회관 마련된 분향소 앞에서 조문객들이 노 전 대통령 생전 모습이 담긴 영상물을 보고 있다. ⓒ 유성호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닷새째인 27일 저녁 경남 김해 봉하마을회관 마련된 분향소 앞에서 조문객들이 노 전 대통령 생전 모습이 담긴 영상물을 보고 있다. ⓒ 유성호

 

낭떠러지에 선다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건지

그걸 가르쳐 주시는군요.

 

캄캄한 감옥에 홀로 남는다는 것이

얼마나 외로운 건지

이내 짚어 주고 가시는군요.

 

당신이

외로움에 치를 떨 때

난 먼 산만 바라보았습니다.

 

시퍼런 칼끝이 번뜩거릴 때

난 그걸 피하느라

부산하기만 했습니다.

 

벌건 불꽃이 찬란할 때

난 불구경하느라

열심이었습니다.

 

이제 와 보니

'바보, 바보, 바보'

그 외침이 진실이었음을

우리는 다 알게 되었습니다.

 

기나긴 터널의 끝에서

가느다랗지만 아주 긴긴

촛불이 이어집니다.

 

이젠 당신의 그 영원한 삶을

길게 아주 길게 쉼으로 안내하소서.

덧붙이는 글 *[세평시(世評詩)]는 우리사회를 덮는 이슈들에 대하여 짚어보는 풍자시입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또 다른 시선(詩線)이었으면 합니다.
#노무현 서거 #조시 #세평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늘도 행복이라 믿는 하루가 또 찾아왔습니다. 하루하루를 행복으로 엮으며 짓는 삶을 그분과 함께 꿈꿉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주민 몰래 세운 전봇대 100개, 한국전력 뒤늦은 사과
  2. 2 "곧 결혼한다" 웃던 딸, 아버지는 예비사위와 장례를 준비한다
  3. 3 길거리에서 이걸 본다면, 한국도 큰일 난 겁니다
  4. 4 전장연 박경석이 '나쁜 장애인'이 돼버린 이야기
  5. 5 파도 소리 들리는 대나무숲, 걷기만 해도 "좋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