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취업 실태 조사 부풀리기 '심각'

한국교육개발원, "취업률이 낮으면 현장 실사 실시"

등록 2009.06.02 09:52수정 2009.06.02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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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4월 1일부터 같은 달 말일까지 실시되는 대학생 취업 조사 통계를 학교에서 부풀리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취업 실태 조사의 문제점이 드러났다.

전국의 대학교는 매년 4월 대학생 취업 실태 조사를 실시한 뒤 한국교육개발원의 검증을 거쳐 통계 자료로 이용하게 되며, 정부 지원 사업 등의 자료로 사용된다.

일반적으로 대학교에서는 전수조사라고 하여 학교 졸업생들에게 일일이 전화통화를 시도해 취업 여부를 확인하고 있으며, 각 대학교의 학과에서 이러한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 달 취업 조사를 담당한 대전 A대학 관계자 이모씨(27세)는 이러한 전화조사와 취업 통계조사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씨는 31일 기자와 만나 "취업 조사가 4월 한달로 국한돼 있어 명확한 근거 자료로 제시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더군다나 4월 초 처음 전화조사를 실시했을 당시 30%이하의 취업률로 밝혀져 학교에 제출하니 재조사를 요구했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첫 조사에서 취업률이 낮게 조사되지 학교에서 재조사를 요구했다는 주장이며, 이에 반해 같은 대학 다른 관계자는 "첫 조사에서 취업률이 80%이상으로 조사돼 자료를 제출하니 학교 측에서는 더 이상 다른 주문 사항이 없었다"고 말했다.

즉 상대적으로 취업률이 적게 조사된 경우 학교 측은 재조사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는 취업률을 올리기 위함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A대학 취업지원과 관계자는 "취업 조사가 제대로 실시되지 않아 재조사를 요구한 것이고, 모든 조사는 검증을 거치기 때문에 조작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학교의 1차적인 취업 조사가 4월말 완료되면 이 자료는 한국교육개발원에 보내지고, 이 곳에서 건강보험 가입 여부 등의 자료와 비교하는 검증을 거쳐 통계 자료로 완성돼 학교에서 취업 통계를 조작할 수 없다는 주장.


그러나 문제는 각 대학에서 실시하는 취업률이 상대적으로 다른 학교에 비해 적게 조사되거나 높게 조사될 경우 한국교육개발원의 현장 실사가 실시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즉, 취업률이 상대적으로 적게 조사된 학교의 경우 매년 한국교육개발원의 현장실사를 받아야 하는 불편을 겪게 된다.

특히 이러한 취업률 조사 자료는 매년 학교의 홍보 자료로 활용되고 있어 취업률이 적게 조사된 경우 학교 이미지에도 손상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취업률 올리기에 급급할 수밖에 없다는 게 A대학 관계자의 주장이다.

또한, 이러한 취업 실태 조사는 4월 한달로 국한돼 있고, 학교의 전화조사를 실시할 당시에는 미취업 상태였으나 전화조사 이후 취업이 됐어도 이 학생은 미취업자이다.

즉, 명확한 근거 자료로 이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주장이며, 취업 조사를 어느 정도의 기간을 두고 실시할 경우 이러한 문제점은 해결될 수 있다는 게 학교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취업통계 #대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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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인 기자입니다. 신속, 정확, 공정의 원칙 지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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