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문제, 이제 평택시장이 나서야 한다

2일 기자회견, 평택시민사회와 가족대책위 평택시장의 중재 촉구

등록 2009.06.02 19:38수정 2009.06.02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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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2일 평택시청앞에서 또다시 기자회견이 열렸다 ⓒ 강상원

6월2일 평택시청앞에서 또다시 기자회견이 열렸다 ⓒ 강상원

또다시 평택시청앞에서 기자회견이 열렸다. 6월2일 오전11시.

 

평택시청앞으로 평택지역시민사회단체회원들과 쌍용자동차가족대책위회원들이 삼삼오오 모였다. 평택시청앞 기자회견만 오늘로서 세번째이다. 앞서 열린 두번의 기자회견도 평택시장이 앞장서서 대규모 정리해고만은 막아줄 것을 호소하였지만 그때와 지금의 상황이 전혀 변하지 않았다. 회사의 계획대로 정리해고는 막힘없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를 맡은 평택비정규센터 남정수소장은 "평택시민의 10%, 평택경제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쌍용자동차의 문제를 막아볼 생각은커녕 정리해고 이후의 재취업대책에만 몰두하고 있다"면서 "폭풍전야와 같은 현 시점에서 팔짱만 끼고 있는 평택시장을 보면 울분이 솟는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회견을 마친 참가자들은 쌍용자동차공동관리인들이 오늘 오전 약1100명에 대한 정리해고명단을 우편통보하였다는 소식을 들었다. 오늘 하루는 공장안에서 농성하고 있는 조합원들은 물론이거니와 집안의 가족들도 언제 날아올지 모르는 정리해고통보서에 마음을 졸이게 될 것이다.

 

정리해고통보서가 발송되고, 시설보호를 위한 공권력투입까지 요청한 현 상황에서 노사간의 평화적 해결은 갈수록 요연해 보이지만 제2의 용산철거민참사와 같은 끔찍한 상황만큼은 막아야 한다는 각계 각층의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성명서

사람잡는 정리해고 강행, 공권력투입계획 임박! 이제 평택시장이 나서야 한다

 

우리는 오늘 쌍용자동차에서 벌어지는 무자비하고 반인륜적인 정리해고 실상을 고발하자 합니다.

또한 정리해고 강행이 자칫 어마어마한 참사를 불러올 수 있는 공권력투입으로 이어지는 최악의 상황을 반드시 막고자 절박한 마음으로 오늘 기자회견을 갖게 되었습니다.

쌍용차 가족들이 5월 11일 평택시장님을 만난지 20일이 지났습니다.  지나간 20일은 참으로 돌이키고 싶지않은 최악의 20일이었습니다.

책임있는 분들이 강 건너 불구경하듯 너무나 싶게 이야기해 온 "구조조정과 정리해고는 불가피하다"는 말이 쌍용차 현장에서 얼마나 참혹한 현실로 나타났는지를 생생하게 보여 준 20일 이었습니다..

 

무자비한 정리해고가 부인과 두 아이로부터 생사람의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올 1월부터 자행된 구조조정과 정리해고 압박, 5개월이 넘는 임금체불, 최근 시도때도 가리지 않은 강제 희망퇴직 강요로 견뎌내기 힘든 스트레스를 받던 쌍용차의 선량한 조합원이 결국 목숨을 잃었습니다.

신경성 스트레스로 인한 뇌출혈입니다.

현장에서 틈날때마다 1건당 1000원을 주는 <제안>을 해온 성실한 노동자였습니다.

이 사람에게 잠을 이루지 못하게 하고,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하게 하고, 수시로 걸려오는 전화를 몰래 집밖에서 받게하고, 참기 힘든 심한 두통에 시달리게 한 사람들이 누구입니까?

고인은 급기야  병원에 다녀오겠다는 말을 부인에게 하고 병원으로 가던 중 쓰러졌습니다. 아내는 고인이 병원에 갔다오기만을 기다렸으나 고인은 끝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악랄한 정리해고가 평범한 가족의 소박한 행복마저 빼앗고 있습니다.

 

5월 22일 일자리를 지키겠다고 파업에 들어간 쌍용차 노동자들은 아내와 아이들과 기약없는 생이별을 하고 있습니다. 아빠의 애정과 아빠의 품이 어느때보다 중요한 때에 집에 들어오지 못하는 아빠를 찾는 아이들, 굴뚝에 올라간 아빠를 찾는 아이들은 과연 이 사람들의 잘못입니까?

이미 예정된 결혼계획을 정리해고대상자가 되면서 취소할 수밖에 없었던 예비신랑의 무너진 단 꿈도 이 사람의 잘못입니까?

충격과 스트레스로 뱃속의 아이를 유산한 아내와 그 가족의 고통은 도대체 어디에다 하소연을 하고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합니까?

임금체불, 정리해고로 창졸지간에 가족공동체가 무너지고 급기야 이혼을 하여 숱한 결손가정을 만들어내는 참담한 현실은 누가 책임을 지는 것입니까?

노동자들이 도대체 무슨 죄를 얼마나 지었기에 이렇게 가혹한 형벌을 받아야 합니까?

 

정리해고 협박은 마지막은 양심과 인간성마저 파탄내고 있습니다.

 

해고살인 명단을 손에 쥔 사측은 강제퇴직과 파업현장에서 분리시키기위해 인간으로서 할 수 없는 짓까지 서슴치 않고 있습니다. 심지어 형제지간, 친척지간에 서로가 서로를 내보내기 위해 회사측의 앞잡이 노릇을 하게 하는가 하면, 10년, 20년 함께 일해 온 동료들을 철천지 원수지간으로 만드는 이간질과 공작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내가 살기위해 동료의 등에 칼을 꽂는 행위를 강요하는 것이 지금 쌍용차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입니다.

이것은 전쟁에서도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있다면 오직  조직폭력배 세계에서나 가능한 일입니다.

법 없이 살아온 노동자들을 양아치만도 못한 인간으로 만들고, 평생을 두고 가슴을 치며 후회를 하게 만든 길로 내몰고, 한 가정의 가장으로, 아이들의 아빠로 살아온 사람들을 참으로 부끄럽기 짝이없는 형편없는 인간으로 내모는 이 야만적인 정리해고를 언제까지 구경만 하고 뒷짐지고 있을 것입니까???

 

일방통행 직장폐쇄와 공권력 투입은 함께죽는 공멸의 길입니다.

 

회사는 2,646명중 희망퇴직인원을 제외한 1,112명을 정리해고 하겠다고 발표하였습니다.

그리고 5월 31일 일요일 전격적으로 <직장폐쇄>를 하였습니다.

동시에 경찰에 시설보호요청을 하여 사실상 공권력투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평소에 그렇게 대화와 협상을 주장하던 회사는 어찌도 이렇게 신속하게, 단 한차례의 협의도 없이 공권력에 의존하여 정리해고 사태를 밀어붙인단 말입니까?

그러나 공장안에서 파업을 하는 노동자들은 죽어도 공장안에서 죽겠다며 공권력투입을 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정리해고 철회없이 내려오지 않겠다고 한 굴뚝위에 있는 세분은 어떻겠습니까?

우리는 대화와 협상이 아닌 공권력에 의존해 강압적인 진압을 하다가 엄청난 인명살상을 한 사례를 불과 몇 달전 용산철거민현장에서 확인한 바 있습니다.

이와같은 일이 평택 쌍용차 공장에서 일어나지 말란 법이 어디있습니까? 막아야 합니다. 꼭, 막아야 합니다.

 

브레이크 없는 정리해고의 살인질주, 지금 당장 중단하라.

 

이미 1,600여명이 공장에서 쫒겨났습니다. 이제 곧 진행될 비정규직 업체 폐업을 포함하면 2,000명입니다.

아직도 부족합니까? 기어이 끝을 보자고 한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리기를 원한다면, 모두가 함께 죽자고 한다면 물러설 곳 없는 노동자와 가족들 그리고 함께 하는 모든 사람들은 기꺼이 그렇게 하겠습니다.

이제 브레이크 없는 정리해고의 살인질주를 막을 수 있는 길은 딱 한가지입니다.

강제적 해고절차를 여기서 딱 멈추는 것입니다. 그리고 노와 사가 마주앉는 것입니다. 노와사 만으론 부담이 된다면 정부가 참여하면 됩니다.

우리는 평택시장과 지역 국회의원이 더 이상 팔짱끼고 있는 모습을 용납할 수 없습니다.

우리의 마지막 요구이자 호소입니다. 우리를 더 이상 벼랑끝으로 내몰지 마십시오.

 

2009년 6월 2일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정리해고반대! 쌍용자동차 가족대책위원회 / 쌍용자동차살리기 평택시민대책위원회

덧붙이는 글 | 매일 11시30분부터 1시간동안 평택시청 서문입구에서 평택시장의 중재를 촉구하는 집회가 개최된다고 한다. 가족대책위와 평택지역시민사회단체는 평택의 종교인들을 만나 공권력투입만은 막아달라는 눈물의 호소를 하고 있다.

2009.06.02 19:38 ⓒ 2009 OhmyNews
덧붙이는 글 매일 11시30분부터 1시간동안 평택시청 서문입구에서 평택시장의 중재를 촉구하는 집회가 개최된다고 한다. 가족대책위와 평택지역시민사회단체는 평택의 종교인들을 만나 공권력투입만은 막아달라는 눈물의 호소를 하고 있다.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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