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70 년을 초월하여 피어난 꽃

사리장엄 특별 전시회를 보고

등록 2009.07.13 19:28수정 2009.07.13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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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아름다운 꽃이다."

꽃이었다. 아니 빛이었다. 돋보기로 통해 볼 수 있는 부처님 진신 사리는 정말 감동이었다. 그 것도 1370년의 세월을 훌쩍 뛰어넘어 피어난 꽃이기에 더욱 더 오묘하였다. 아름다운 모습을 얼마나 보여주고 싶었을까? 사람들의 마음에 빛으로 다가와 구족한 세상을 증명해보이기 싶었을 것이다. 황홀한 기분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a 유리 구슬 미륵사지에서 나온 영롱한 구슬

유리 구슬 미륵사지에서 나온 영롱한 구슬 ⓒ 정기상


부처님 진신사리 앞에는 방석이 놓여 있었다. 진신 사리를 친견하는 감동을 억제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지극한 마음으로 삼배를 하고 있었다. 시공을 초월하여 다가온 부처님의 광명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받기 위함이다. 그들의 간절한 태도에서 삶의 진정성을 볼 수 있었다. 부처님의 가르침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를 새삼 실감하게 된다.

6월 27일부터 7월 26일까지 한 달동안 미륵사지 유물전시관에서 열리는 '사리장엄 특별 전시회'를 12일 방문했다. 미륵사지 석탑을 해체하면서 발견된 진신 사리 사리장엄을 비롯한 다양한 유물들이 특별전시 되고 있는 곳이다.

a 익산 미륵 역사 유물 전시관 전시회를 알리는

익산 미륵 역사 유물 전시관 전시회를 알리는 ⓒ 정기상


전라북도민들은 이번 발견을 계기로 하여 도립 유물 전시관을 국립으로 승격하자고 뜻을 모으고 있다. 신라에 의해 통일이 됨으로서 상대적으로 백제의 역사는 경시되었다. 유물 또한 신라에 비해 아주 적어서 백제 푸대접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발견은 쾌거라 아니할 수 없다.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한 때다.

진신 사리는 크게 두 종류로 나눈다. 하나는 진신 사리이고 다른 하나는 법신 사리다. 진신 사리는 부처님의 유골을 말하는 것으로서 걸사리, 응결사리, 쇄신사리가 있고 법신 사리는 부처님이 설하신 가르침을 말한다. 다시 말하면 다르마 즉 경전은 모두 다 부처님의 법신 사리인 것이다.

꽃이 피기 위해서는 수많은 역경을 이겨내야 가능해진다. 세상의 그 어떤 꽃도 고통 없이 피어나는 것은 없다. 만약에 힘 하나들이지 않고 꽃을 피워낼 수 있다면 사람들은 그 것을 아름답다고 말하지 않을 것이다. 꽃이 우뚝하고 돋보이는 것은 그 꽃의 현재의 모습뿐만이 아니라 그 꽃을 피워내기 위해 겪었던 수많은 고통을 극복하였기 때문이다.


a 관람객들 백제의 향에 취해

관람객들 백제의 향에 취해 ⓒ 정기상


꽃을 피워내기 위해서는 비도 맞았을 것이고 바람을 이겨내기도 하였을 것이다. 어디 그뿐인가 삭풍이 몰아치는 차가운 겨울을 이겨냈다. 거기에다 수많은 날들을 홀로 외로움을 이겨내야 하였다. 그 누구의 도움도 없이 그 모든 어려움과 아픔을 극복해냈기 때문에 꽃을 피워낼 수 있었다. 그러니 꽃은 감동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부처님의 진신 사리를 바라보면서 꽃이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그 것도 1370 년의 시간을 훌쩍 뛰어남에 나에게 다가왔다고 생각하니, 감동을 주체하기가 어려웠다. 영롱하게 빛나고 있는 사리가 빛으로 다가왔다. 세월의 소용돌이를 모두 다 극복하고 오늘에 이를 수 있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금제 사리 봉안 기 또한 놀라운 것이었다. 백제 금속 공예 기술을 알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서 1400 여 년 전의 백제 사회의 모습을 오늘에 전하고 있다. 이 얼마나 놀라운 일이란 말인가? 무왕의 통치 이념을 물론이고 사택 왕비의 행적에 이르기까지 백제 시대의 사실들을 알 수 있게 해주는 유물이나 국보 중의 국보이다.

a 미륵사탑 모형

미륵사탑 모형 ⓒ 정기상


유물의 종류도 다양하다. 내호와 연주, 그리고 유리 구슬류와 금제 족집게도 있다. 또 금제 소형판과 은제 관식 등 다양한 백제 시대에 사용된 사리 공양구들이 대량 전시되고 있었다. 백제 사람들의 소망과 사랑이 고스란히 간직되어 있는 유물들을 볼 수 있었다. 시간을 넘어 백제 인들과 소통할 수 있어 더욱 좋았다.

사리장엄 특별 전시회를 보고 가슴이 뛰는 것을 느꼈다. 백제 사람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어서 뛰었고 그 당시의 사람들의 사랑을 볼 수 있어 그랬다. 물 흐르듯 살다 간 백제 사라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어서 감동이었다. 유물을 볼 수 있어서 좋았고 그렇게 고맙고 감사할 수가 없었다. 뛰는 가슴을 진정시키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할 정도였다.

덧붙이는 글 | 데일리언


덧붙이는 글 데일리언
#사리장엄 #백제 #진신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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