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본회의장 대치 장기화... "3차 입법전쟁 시작됐다"

[현장] 한나라-민주 모두 대기... 16일 오전까지 대치 계속할 듯

등록 2009.07.15 16:26수정 2009.07.15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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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법 직권상정에 대비해 여야가 국회 본회의장에서 맞불 농성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15일 밤 한나라당 밤샘조로 투입된 강석호 의원이 하품을 하며 민주당쪽을 쳐다보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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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법 직권상정에 대비해 여야가 국회 본회의장에서 맞불 농성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의원들이 15일 밤 본회의장에서 잠을 청하거나 책을 보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 남소연


[최종신 : 15일 밤 11시 30분]

여야 의원들 본회의장 '취침모드'... 16일 오전까지 대치 계속할 듯

15일 밤 11시 20분 현재까지 여야 의원들은 본회의장 대치를 계속하고 있다. 하지만 16일 아침까지 큰 충돌없이 밤을 샐 것으로 보인다.

본회의장에 있는 민주당 소속 한 의원은 "오늘 밤 특별한 일은 없을 것 같다"며 "다만 서로 자리를 비우면 어떻게 될지 모르는 불신 때문에 남아 있다"고 전했다.

한나라당은 국회 외통위, 법사위, 환노위, 국방위 소속 의원들을 남겨놨다. 민주당은 정무위, 외통위 소속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지킬 예정이다. 남아 있는 의원들 중 몇몇은 벌써 '취침모드'에 들어갔다.

한때 양당 원내수석부대표가 모여 "각당 10명씩만 남고 퇴장하자"는 합의를 했으나, 한나라당 의원들의 반대로 실행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은 16일 오전 10시 본회의장 의원들을 교대시킬 계획이다. 민주당도 비슷한 시간에 교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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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밤 본회의장을 찾은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이 이강래 민주당 원내대표에게 인사를 건네며 팔을 붙잡고 있다. ⓒ 남소연


[3신 : 15일 밤 10시 20분]

여야 의원 40여명 본회의장 계속 대기 중

15일 밤 10시10분 현재까지 본회의장 대치는 계속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정몽준 최고위원과 이상득, 박진, 권영세, 김충환, 조해진, 차명진, 홍정욱, 이주영, 홍정욱 의원 등 25명 정도가 남아 있다. 민주당은 정세균 대표와 이강래 원내대표, 우윤근 원내수석부대표, 이미경 사무총장 등 당 지도부와 김영록, 김재균, 이종걸, 이춘석, 유선호, 박선숙, 최영희 의원 등 20여명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여야 의원들은 드문드문 자리에 앉아 잡담을 나누거나 뉴스 검색, 독서로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여야 의원들끼리도 서로 섞여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보인다.

밤 10시께 한나라당 이주영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이 있는 자리로 다가와 "월요일(20일) 오전 10시에 모두 다시 나오기로 하고 일단 다들 철수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 여야 어느 쪽도 일어날 생각은 않고 있다.

남아 있는 의원들은 그대로 밤을 샐 것으로 보인다. 현장을 취재하던 기자들은 밤 10시가 넘어서자 모두 철수했다. 국회 경위들이 기자석과 방청석 문을 잠그겠다고 미리 통보했기 때문이다.

기자들이 철수하자 이강래 원내대표는 방청석의 기자들을 향해 "언론인들 없으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겠는데"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여야 의원들이 대치하고 있지만, 당장 본회의장에서 충돌이 일어날 것 같은 분위기는 아니다.

[2신 : 15일 저녁 6시 40분]

여야 본회의장 대치 장기화... "3차 입법전쟁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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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국회에서 본회의를 열어 예정된 안건을 모두 처리하고 산회한 뒤 민주당 의원들이(위) 미디어법 직권상정 저지를 위해 본회의장 점거농성을 벌이자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와 의원들이(아래) 퇴장하지 않고 맞불 농성을 벌이며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 유성호


15일 '원포인트 국회'를 열겠다던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신사협정이 깨졌다. 여야는 이날 오전 본회의에서 약속대로 레바논파병연장안 등을 처리했지만, 오후 1시10분 김형오 의장의 산회 선포에도 불구하고 본회의장을 떠나지 못했다. 서로를 믿지 못한 것이다.

오후 6시30분 현재까지 여야 의원들은 본회의장에 남아서 지루한 대치를 계속하는 중이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의장석 점거에 나설 경우 물리적으로 저지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국회 법사위, 외통위, 환노위, 국방위 4개 상임위 소속 의원들에게 '16일 오전 10시까지' 대기령을 내린 상태다. 16일까지 대치가 이어진다면 기획재정, 교육과학, 문방위 소속 의원들이 민주당을 감시하는 바통을 이어받는다.

민주당도 김형오 국회의장의 미디어법-비정규직법 직권상정 강행처리 여부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민주당은 소속의원 85명 중 극소수 당지도부를 제외한 나머지 의원들을 3개조(1개조 23~24명)로 나눠 하루 8시간씩 본회의장 경계 근무를 서기로 했다.

본회의장은 조용하지만 팽팽한 긴장감 속에 빠져들고 있다. 불꽃만 튀기면 물리적 충돌도 일어날 태세다.

"미디어법 직권상정, 김형오 의장 정치적 무덤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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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방위 한나라당 간사인 나경원 의원이 1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고흥길 위원장과 이야기를 나누다 민주당석을 쳐다보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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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와 우윤근 원내수석부대표가 1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 남소연


이날 본회의장 대치를 시작으로 여야는 사실상 3차 입법전쟁에 돌입했다.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슬프고 안타깝게도 국회는 3차 입법전쟁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입법전쟁을 피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했지만, 한나라당은 모든 협상과 대화를 거절하고 상황을 파국으로 유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미디어악법 직권상정은 김형오 의장의 정치적 무덤이 될 것"이라며 "김 의장이 직권상정을 포기해 주기를 바란다"고 거듭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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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래 민주당 원내대표 ⓒ 유성호

민주당은 한나라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에 남은 게 사실상 직권상정 수순이라고 보고 있다. 이 원내대표는 "내주 초나 중반에 김 의장이 직권상정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서로 눈치를 보고 있는 여야 의원들은 상대방이 먼저 본회의장을 떠나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서로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해 어느 쪽도 먼저 자리를 비우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민주당은 김 의장이 직권상정 포기를 선언한다면 철수할 수도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 원내대표는 "유일한 출구는 김 의장이 결단하는 것일 뿐"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김 의장이 민주당의 직권상정 포기 선언을 받아들일지는 알 수 없다. 이 원내대표는 "이대로 가면 파국을 맞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1신: 15일 오후 4시 25분]

"직권상정 할까봐"... "의장석 점거할까봐"
여야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못 떠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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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권상정 할까봐"... "의장석 점거할까봐" ⓒ 박정호


15일 6월 임시국회 첫 본회의가 여야 충돌 없이 열려 무사히 마무리됐지만 회의가 끝난 뒤에도 여야 의원들이 의석을 지키고 있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졌다.

이날 오전 10시 10분경부터 열린 본회의는 동명부대의 레바논 파병연장 동의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열렸다. 그 외에 지난 4·29 재보선 당선 의원들의 선서식과 국회 운영위원장, 교육과학위원장, 예산결산특별위원장 선출 등도 안건에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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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의원들이 15일 국회 본회의 산회 후 미디어법 직권상정 저지를 위해 본회의장 점거농성을 벌이자 안상수 원내대표 등 한나라당 의원들도 퇴장하지 않고 맞불 농성을 벌이며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 남소연


조승수 진보신당 의원과 곽정숙 민주노동당 의원이 반대 토론에 나섰지만 국회는  파병연장 동의안을 재석 245석에 찬성 221표, 반대 10표, 기권 14표로 통과시켰다. 나머지 안건들도 무리 없이 마무리해 극한 대치 정국 속에서 모처럼 여야 관계가 순탄하게 진행되는듯 했다. 그러나 이어진 5분 자유발언에서는 10명의 의원들이 단상에 나서 여야 간 비난전을 벌였다.

한나라당에서는 장제원·손범규 의원이 나서서 민주당의 등원거부를 비난했고 미디어 관련법안의 정당성을 옹호했다. 민주당에서도 우윤근·최문순 의원이 나서서 한나라당의 단독국회 개회를 비난하고 미디어 관련법의 위험성을 비판했다. 김종률·이춘석 의원은 백용호 국세청장 후보자와 사퇴한 천성관 전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검증 미비를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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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법을 둘러싼 여야간 대치와 관련해 끝까지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합의처리해야 한다고 밝힌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1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해봉 의원과 얘기를 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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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미디어법을 둘러싼 여야간 대치와 관련해 끝까지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합의처리해야 한다고 밝힌 가운데 1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안상수 원내대표가 박 전 대표 관련기사를 보고 있다. ⓒ 남소연


여야 신경전 "여야 일대일로 두사람씩 밖으로 나가자"

의원들의 5분 자유발언이 끝나고 오후 1시 12분 경  김형오 국회의장이 산회를 선포하는 순간 일부 한나라당쪽 의석에서는 의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민주당쪽 의석에서는 의원들이 꼼짝도 하지 않고 자리를 지켰다. 이를 본 한나라당 의원들도 다시 자리에 앉기 시작했다.

여야가 서로 눈치를 보느라 누구도 자리를 비울 수 없는 야릇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밥 먹자, 밥" "여야 일대일로 두사람씩 밖으로 나가자"는 등 농담조로 본회의장을 나갈 것을 종용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자리를 뜨지 않았다. 이정희·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들도 자리를 지켰다.

오후 3시 현재 민주당에서는 의원 30여 명이 본회의장에 남아있고, 한나라당에서는 원내부대표단 10여 명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민주당은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에 대비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본회의장 자리 지키기에 나섰다. 이전에도 수 차례 국회의장에게 미디어 관련법과 비정규직법 개정안의 본회의 직권상정 처리를 요청했던 한나라당이 하루 전에 국회의장에게 정식으로 직권상정을 요청했기 때문에 더욱 안심할 수 없다는 것.

민주당은 직권상정의 낌새가 조금이라도 감지되면 본회의장 의장석 점거라도 벌일 태세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의장석을 점거할까봐 본회의장을 못 떠나고 있다. 예결위 회의장에서 의원총회를 열면서도 원내부대표단 등을 본회의장에 남겨 민주당의 의장석 점거에 대비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본회의장 퇴장을 촉구했다. 윤상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민주당의 국회 등원은 국회 본회의장 밖의 돗자리를 치워 본회의장에 드러눕는 국민 우롱, 국민 기만의 사기극"이라며 "합의 안건을 처리하고, 본회의장에서 퇴장하자는 신사협정은 한여름 밤의 꿈이었다"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본회의장 #자리지키기 #의장석 점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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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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