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너도 아프냐. 나도 아프다

[서평]지구를 생각하는 인간이 되기<지구온난화 충격리포트>

등록 2009.07.27 17:44수정 2009.07.27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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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표지 붉은 지구와 그에 따른 재해의 이미지가 얽혀 있는 이미지다 ⓒ 미디어윌

교통수단이라고는 말과 수레가 최고였던 고대엔 모든 것이 커다란 산맥과 바다로 둘러싸인 곳 안에서 존재했다.

사람과 자연이 연관한 가치를 가지고 최대한 활용할 방법을 연구했고, 그 안에서 어울리고 존중할 줄 알았으며, 다시 쓸 수 있게 아끼는 순환의 논리도 터득하고 있었다.


근대이후 소비와 약탈을 근거로 한 정복전쟁이 세계를 휩쓸고 과학의 발달이 더 멀리 더 높은 곳으로 인간을 안내 할 때마다 정복당하는 땅의 평화로운 사람들과 자연은 그저 소모품이 될 뿐이었다. 산업화를 거치면서 급속도로 써서 버리는 것의 질과 양이 팽창했고, 마구 써버리는 미친 소비 때문에 우리가 앞으로도 살아야 할 지구가 아파한다.

한때 영원이 쓰고도 남을 것만 같았던 석유가 바닥 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즈음, 황폐해져가는 열대 우림과 아마존, 넓어져가는 사막과 녹아 바다로 흘러내리는 극지방의 얼음들은 결국 지구의 기후에 영향을 미쳐서 우리에게 큰 재앙을 안겨줄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불안감을 주기에 이르렀다. 일부 자연현상을 연구하던 학자들 사이에서 퍼지기 시작한 괴담. 이때 등장한 오늘날의 '유행어' 바로 '지구 온난화' 였다.

대단히 심각한 위험에 노출된 전 인류. 그들의 생존이 달려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부분은 앞으로만 달리고 또 그러기를 원한다. 오래 달린 말은 쉬게 해야 말의 에너지도 충전하고 매달고 달리던 헐거워진 마차도 고치고 손볼 시간이 있다는 것을 코앞의 목적에 눈을 맞추고 있는 인간은 간과하기 쉽다. 교토협약의 비준을 거부한 미국과 같은 큰 나라도 조금만, 조금만 더 달리면 되니 그때 쉬자고 자꾸 미룬다.

우리 삶도 마찬가지다. 심각성은 들어서 알고 있지만 여전히 움직이지 않은 채 자신이후의 삶에는 관심 없다는, 아니 신경 쓸 여유가 없다는 이들이 대부분인 것이다.

Think the Earth Project. 지구를 생각하는 프로젝트라는 다소 묵직한(?) 이름은 일본의 NPO단체의 것이다. 개인의 삶과 별개가 아닌 지구와 환경을 되돌아보기 위해 2001년 설립되어 다양한 환경 수호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다. 책은 그곳에 몸담고 있는 저자의 깔끔한(?) 보고서이다. 구성은 다음과 같다.


▷History

인류가 '지구 온난화'를 깨닫게 된 것은 언제일까. 스웨덴의 스반테 아레니우스라는 과학자가 온실가스의 영향으로 지구의 평균기온이 상승하는 현상을 1896년 처음 발견했다. 당시 과학자들은 1만 년 전 빙하시대의 수수께끼를 푸는 것에만 신경을 쏟고 있어서 심각성을 최초로 경고한 사람은 영국의 증기기관 기술자이며 아마추어 기상관인 스튜어트 캘린더였다.

그는 1938년 '인간의 산업 활동으로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증가하여 지구온난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영국 기상학회에 발표했다. 이후 1953년부터 2006년까지 3 년 단위의 기후와 관련한 과학의 역사를 한 페이지씩 담아서 연보로 보여준다. 사막화하는 땅과 해양극지의 연구, 오존홀 발견, 기후와 관련한 세계회의, 온실가스 줄이기 운동이 주창되고 최근 감지된 이상기후현상이 역사 순으로 배열하여 보는 이의 미래를 겨냥한 긴장감을 더한다.

▷Impact

미래에 벌어지는 '충격'의 예견이라 할 수 있다.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한 자료는 결국 지구의 평균 기온의 상승을 우려하는 것이기에 각 1℃의 변화가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이야기 한다. 이는 결국 고스란히 그 땅위에 업혀 사는 우리 인류에게도 영향을 미칠 내용들이다. 1도. 산호초의 백화현상, 가뭄과 식수난으로 현재 1억 명에서 2억으로 늘어나는 물 못 먹는 사람들, 기상이변과 열섬현상. 2도. 녹아내린 극지방의 대륙의 얼음이 바다로 자리를 잡아 해안가 도시가 물에 잠기게 된다. 3도. 해양대순환이 정지하고 갑자기 높아진 온도에 적응 못하는 생물들이 혼란과 멸종을 이루고 미처 이동하지 못한 동식물들의 교란이 예상된다. 5도. 영구동토와 바다 깊은 곳의 메탄하이드레이트가 녹아서 대기로 방출되기 때문에 엄청난 메탄가스로 덮이는 위험이 예상된다.

온난화는 결국 대기 중 수증기의 증가로 빈번한 집중호우를 불러오고(요즘 우리나라 날씨 아닌가), 해수면 부근의 열팽창으로 수면높이가 올라가며, 남극과 그린란드 대륙의 빙상이 녹아 바다로 흘러들며 여름기온은 상승하고 겨울 추위강도가 약해진다. 강설량의 감소로 봄과 가을이 짧아지고 생물군의 이동(동해에 출연하는 난대 어류들과 서해의 해파리들)과 미처 적응하지 못한 생물의 멸종, 사막화가 심해지고 농산물 생산량의 감소, 수온이 상승하고 이에 따라 수질은 급격히 떨어진다. 열대지방의 전염병이 창궐하고(말라리아가 대표적) 바닷물의 염도가 낮아져 해류가 심해도달이 안되어 순환의 흐름이 멈춘다. 이로 인해 북극이 얼어붙고 북유럽과 북아메리카가 한대기후로 바뀐다.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 건가.

▷Future

우리는 전 지구적으로 손잡고 자연에너지의 이용을 강조하고 개발해서 이용률을 높여야 한다. 폐식용유로 경유차를 굴리는 대체연료를 개발하고 사용하며 생분해성 소재의 제품개발, 그린벨트운동, 해수온도차를 이용한 발전으로 전력생산, 홍수대비 시설완비, 자동차 나누어 타기, 개별 이산화탄소 발생 줄이기 운동, 친환경 생활의 대중화와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체험 환경교육의 실천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해지는 때다.

이 책의 최고는 '그림'에 있다. 어릴 때 교과서에 한쪽 귀퉁이에 한 컷씩 약간의 움직임을 줘서 빨리 넘기면 보이는 만화영화를 본적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 이해할 것이다. 책의 오른편페이지는 1950년부터 2100년까지의 '변화하는 지구'의 모습이다. 우리가 이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 때 미래 연대별로 예상되는 상승기온에 따른 지구 표면의 온도분포를 붉게 표현한다. 각종 데이터를 입력한 '슈퍼컴퓨터'를 통해 예측하는 지구의 미래. 점점 붉어지는 지구, 나중에는 마치 훨훨 타오르는 듯한 지구의 모습. 그저 그림일 뿐이라고 생각하며 보지만 왠지 몸서리 쳐진다.

지구를 지키는 열 가지 방법은

①물질의 소유보다 그에 적절한 이용에 더 관심을 가질 것
②선거 때 환경문제와 그에 관련한 공약을 내세우는 후보에 관심을 두기.
③유행이나 구호가 아닌 엘긴 듀안이 제창한 진정한 LOHAS(Lifestyle of Health And Sustainability)의 실천
④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 줄이기(에너지 효율 높은 기기, 에너지 절약)
⑤지자체의 기후 동맹을 통해 이산화탄소 감량 목표 선의의 경쟁
⑥지구 생각한 경제활동 (탄소발자국 줄이기)
⑦보험사의 기후파생상품 활용하기
⑧이산화탄소 배출권 시장 만들어 교역하기
⑨사회책임투자펀드(SRI: Socially Responsible Investment) 가입하기
⑩환경상품전과 환경교육의 국가차원의 장려

지구온난화 충격 리포트

Think the Earth Project.야마모토 료이치 지음, 김은하 옮김,
미디어윌, 2007


#지구온난화 #뜨거운지구 #이상기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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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데로 생각하지 않고, 생각하는데로 살기 위해 산골마을에 정착중입니다.이제 슬슬 삶의 즐거움을 느끼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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