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호 합천군의원 사퇴, "조합장 되면 속죄로 봉급 반납"

등록 2009.08.10 09:29수정 2009.08.10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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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호(48) 합천군의원이 사퇴했다. 그는 오는 9월 15일 실시되는 합천농업협동조합장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사퇴한다고 밝혔다. 그는 9일 오후 합천 대양면민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 선언'과 함께 '조합장 선거 출마 선언'도 했다. 

 

윤 의원은 2002년(4대) 지방선거 때 합천군 대양면에서 출마해 무투표 당선했고, 2006년(5대) 선거 때는 합천의 절반가량인 합천읍·용주면·대병면을 관할하는 '합천가' 선거구에, 그것도 열린우리당으로 출마해 당선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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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호 합천군의원은 9일 오후 합천 대양면민회관에서 의원직 사퇴와 함께 오는 9월에 열리는 합천농협조합장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 자료사진

윤재호 합천군의원은 9일 오후 합천 대양면민회관에서 의원직 사퇴와 함께 오는 9월에 열리는 합천농협조합장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 자료사진

 

이날 대한불교조계종 제12교구 법보종찰 해인사(주지 선각)는 윤 의원한테 "합천군의회 윤재호 복지행정위원장으로 있으면서 해인사 문화재 수호에 각별한 애정과 가람불사에 기여한 공이 지대하여 감사하다"며 감사패를 전달했다.

 

그는 내년 6월까지인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사퇴한 것에 대해 '사과'부터 했다. 기자회견 때 "죄송하다"고 한 그는 "속죄하는 뜻으로 조합장에 당선되면 올해 편성되어 있는 조합장 보수를 반납하여 조합원 자녀장학금으로 쓰고, 내년부터 점차적으로 조합장 봉급을 예산에 편성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제가 태어나 자라고 앞으로도 뼈를 묻을 이곳에서 부모님 따라 농사짓고 들일하며 마음속에 알곡같이 소중하게 키워온 제 어린 시절의 꿈을 한번 펼쳐보고자 한다"면서 "그동안 하루 3시간여의 수면시간과 오토바이 강행군으로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동원하여 합천군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자 하였다"고 밝혔다.

 

그는 2006년 마산창원진해참여자치시민연대로부터 '베스트의원'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번 합천농협 조합장 선거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그는 "희망이 보이지 않는 현실에서 가장 먼저 농민생산자를 대변하고 농민의 이익을 추구해야 할 농협이 오히려 농협의 주인인 조합원들에게 실망과 상대적 박탈감만 안겨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조합원 생산농산물의 전량수매, 전량판매를 달성하기 위해 향우와 대도시의 안정적 유통망을 확보하고 수출판로를 개척하는데 저의 모든 역량을 쏟아 붓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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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사는 9일 윤재호 합천군의원한테 감사패를 전달했다. ⓒ 자료사진

해인사는 9일 윤재호 합천군의원한테 감사패를 전달했다. ⓒ 자료사진

 

그는 "합천농협 이사 선거와 2002년 합천군의원 선거(대양면), 2006년 합천가선거구 의원 선거에서 밥 한 그릇, 술 한 잔 사준 적 없다"면서 "이번에도 선거할 때 돈을 쓰지 않는다. 이유는 명백하다. 후보가 쓴 돈은 결국 고스란히 군민들과 조합원들의 피해로 돌아간다"고 밝혔다.

 

"빚을 내서라도 돈을 쓰서 나중에 조합원들의 호주머니를 털거나 조합원들에게 갈 소득을 가로채는 일은 하지 않는다"고 한 그는 "조합장 지도사업비도 공개하고, 투명하고 사심없는 조합 경영을 통해 그 실익을 오로지 조합원들에게 돌릴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합천농협 이사의 20%를 여성 조합원에게 할당하여 여성이장으로 검증된 여성 능력을 활용하고, 장기적으로 여성인력의 능력개발을 위한 사업을 발굴하겠다"면서 "농협의 조합장은 농사를 짓고 농업을 경영하는 진짜 농민 출신의 조합원이 맡아야 진정으로 조합원의 입장을 알고 대변해 줄 수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합천군의회 #합천농협 #윤재호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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