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석 지도차를 타고 학교를 방문하는 동안 주변 지형과 이동시간 등을 기록했습니다.
차승만
판테아크와 군청에서 군청 소속 엔지니어인 앨버트를 만나 건축업체 대표와 사장과 동석을 시키고 길 안내를 부탁했다. 군청 소속 엔지니어인 앨버트는 본 사업을 위해 일정 부분 수고료(건축감리료)를 주어 함께 일하게 된다.
이렇게 건축사업부지 인수인계를 한 날부터 정확히 건축공사 기간을 계수하게 된다. 이번 사업에 학교건축 공사기간을 9개월로 계획하여 계약을 맺었으니 이번에 보는 9개 학교는 바로 오늘부터 9개월 안에 모든 건축공사를 깔끔하게 마무리 지어야 하는 것이다.
판테아크와 군을 비포장도로를 따라 반시계방향으로 돌며 건축대상 학교를 하나씩 방문했다. 열악한 학교를 처음 본 것도 아니고, 이번 대상학교 중 일부는 익히 여러 본 보아온 터라 무심하게 될 만도 한데, 다시 보아도 학교상태가 정말이지 너무한다 싶다. 마침 수업 중인 학교가 많았는데, 이런 시설의 학교에 부지런히 등교해서 수업을 들어주는 아이들이 너무 고맙고 기특하게만 느껴졌다.
흙벽이라도 그나마 벽이 있는 학교는 다행, 아예 벽이 없고 아주 가녀린 나무 가지에 의지한 채 지붕만 덩그러니 있는 학교가 있는가 하면 교실 사이 격벽도 없다시피 했다. 우기에 비가 많이 오면 바로 수업 중단으로 이어진다.
싸리울타리가 마치 닭이나 염소를 가두어 키우는 곳으로 착각하게 만들기에 충분한 유치원을 만났을 때는 한숨만 밀려나왔다. 수도 아크라에서 서너시간 떨어진 곳이 이 정도라니, 볼타호수를 배를 타고 열 두 시간을 건너야 한다는 북쪽 시골의 사정은 어떠할지 짐작조차 되지 않는다.
하지만 한숨만 쉬며 절망스런 말만 늘어놓을 수는 없다. 한 삽 한 삽 터를 다지고 기둥을 올리고 벽돌을 쌓듯이, 도무지 답이 없을 것 같은 이 시골의 교육환경도 하나씩 오늘 주어진 걸음을 걷다보면 언젠가 이곳에도 밝고 쾌적하고 질 높은 교육환경으로 바뀌어있지 않을까? 다음은 내가 방문한 동선을 따라 신축 대상학교 혹은 부지의 현재 모습을 담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