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선진 "정운찬 총리 반대에 공동대응"
한나라 "친박연대까지 똘똘 뭉쳐 돌파"

여야, 정운찬 총리 인준안 표결 앞두고 대립 '팽팽'

등록 2009.09.27 14:38수정 2009.09.27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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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가 지난 22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답변도중 물을 마시고 있다.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가 지난 22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답변도중 물을 마시고 있다. ⓒ 남소연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가 지난 22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답변도중 물을 마시고 있다. ⓒ 남소연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준동의안 처리를 놓고 여야의 대립이 극에 달하고 있다. 민주당과 자유선진당이 '인준 반대'에 뜻을 같이 하며 공조에 나서자 한나라당도 친박연대, 무소속과 힘을 합쳐 정면 돌파하겠다고 맞섰다.

 

현재 각당 의석상 야당들이 모두 반대표를 던져도 인준안이 부결되기는 어렵다. 따라서 야당들은 본회의장에서 반대 의사 표시를 강하게 내비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인준안이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정 후보자에 대해 '야당들이 반대하는 총리'란 낙인을 찍기 위해서다.

 

정 후보자에 대한 인준동의안 표결은 오는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29일로 연기하자고 주장하지만, 한나라당은 반대하고 있다.

 

"정운찬 반대" 공조 나선 민주·선진

 

정세균 민주당 대표와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는 27일 오전 국회에서 만나 정 후보자가 국무총리로서 부적합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반대 행동에 돌입하기로 했다.

 

정 대표는 "정 후보자는 본인의 병역 문제뿐 아니라 재산 형성 과정에 중대한 흠결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명확한 해답 내놓지 못했다"며 "'비리 백화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문제점을 안고 있어 민주당은 이런 사람은 국무총리가 돼선 안되겠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또 "인사청문회 결과, 하나 같이 허점투성이고 문제가 너무 많아 지난 9·3개각은 완전히 실패한 개각임이 확인됐다"며 정 후보자를 비롯해 일부 장관 후보자들의 임명에도 반대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정 대표는 그러면서 "선진당을 비롯해 다른 야당들과도 힘을 합쳐서 잘못된 인사가 이뤄지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별렀다.

 

정세균 "정운찬, '비리 백화점'"... 이회창 "편견에 사로잡혀 세종시 '수정' 고집"

 

a  세종시 수정 발언으로 충청권 민심을 들끓게 한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양승조, 이상민, 이시종 의원과 행정도시무산음모저지 충청권비상대책위원회가 지난 21일 오전 국회 본청 앞에서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의 국회인준 거부를 요구하고 있다.

세종시 수정 발언으로 충청권 민심을 들끓게 한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양승조, 이상민, 이시종 의원과 행정도시무산음모저지 충청권비상대책위원회가 지난 21일 오전 국회 본청 앞에서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의 국회인준 거부를 요구하고 있다. ⓒ 남소연

세종시 수정 발언으로 충청권 민심을 들끓게 한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양승조, 이상민, 이시종 의원과 행정도시무산음모저지 충청권비상대책위원회가 지난 21일 오전 국회 본청 앞에서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의 국회인준 거부를 요구하고 있다. ⓒ 남소연

이회창 총재는 정 후보자의 '세종시 축소·수정' 입장을 강하게 성토했다. 이 총재는 "선입관과 편견에 사로잡혀 있으면서 세종시에 대한 내용 조사도 하지 않은 채 고집을 피운다면 국정을 총괄하는 2인자인 총리로서 가장 큰 흠결 요건"이라며 "혹시 (대통령과) 모종의 약속 때문에 그런 주장을 한다면 총리 자리에는 가까이 가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 총재는 이명박 정부의 주요 정책에 비판적이었던 정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통해 태도를 선회한 점도 꼬집었다.

 

이 총재는 "헌법이 국무총리를 두고 있는 이유는 대통령을 보좌하되 올바른 가치관과 철학 가지고 대통령이 제대로 국정을 펼 수 있게 보좌하기 위한 것"이라며 "총리가 대통령의 말만 듣고 그대로 따른다면, 그런 총리는 헌법상 필요 없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서도 지난 6월 청와대 회동에서 대통령이 '원안 추진' 의사를 밝힌 점을 거듭 거론하면서 원안 처리를 강력히 주장했다.

 

이 총재는 "이 대통령은 지난 6월 청와대에서 만났을 때에도 세종시를 계획대로 추진하고 취소나 변경은 없다는 점을 분명하게 말했다"며 "그런데 지금 와서 만약 변경한다면 이건 국가 법체계를 무시하는 것일 뿐 아니라 정권의 약속을 위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당은 28~29일 중 치러질 정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준동의안 본회의 표결에서도 '반대 공조'에 나서기로 했다. 두 대표는 회동에서 많은 하자와 흠결이 있는 정 후보자는 자진사퇴하고 대통령은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또 인준안 표결에 앞서 양당 원내대표가 만나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키로 했다.

 

현재 각당 의석은 한나라당이 167석, 민주당 83석, 자유선진당 17석, 민주노동당 5석, 친박연대 5석, 창조한국당 3석, 진보신당 1석, 무소속이 9석이다. 인준동의안이 통과되려면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의원 과반이 찬성해야 한다.

 

민주당, 선진당, 민주노동당 등 야당들이 모두 반대표를 던진다고 해도 국회 재적의원(290명)의 과반에는 미치지 못한다. 따라서 야당들은 표결시 집단 퇴장 등 본회의장에서 최대한 반대 의사를 내비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나라당 "친박연대·무소속 협조 얻어 인준안 통과시킬 것"

 

반면, 한나라당은 당내는 물론 보수성향인 '친박연대'와 무소속 의원들까지 끌어 모아 인준안 통과를 관철시키기로 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정 대표와 이 총재가 만난 시각,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정면 돌파' 의지를 밝혔다.

 

안 원내대표는 "우리당에서는 한분의 이탈도 없이 똘똘 뭉쳐 인준동의안을 통과시겠다"며 "(여기다) 친박연대와 무소속 의원들의 협조를 얻어서 반드시 인준 표결에 승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안 원내대표는 야당들의 '인준 반대'와 관련해 "의혹만 잔뜩 제기해 국민들에게 우리 (총리·장관) 후보들이 결함투성이인 것처럼 비치게 하는 게 야당들이 노리는 의도"라며 "야당들이 정 총리 후보자를 비롯해 이귀남 법무·백희영 여성 장관 등을 임명하지 못하도록 발목을 잡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한 안 원내대표는 민주당을 향해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 이명박 정권을 흠집 내려 정 후보자를 난타하고 있다"며 "이명박 정권이 집권 2기에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야당의 발목잡기 정치공세를 정면 돌파하는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 일각에서는 정 후보자나 이귀남·백희영 후보자에 대한 회의론이 일고 있어 '반란표'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안 원내대표는 "언론 보도를 통해 조금 의심을 가지고 있는 분이 계시지만 아무런 증거도 없는 의혹을 가지고 하는 '흠집내기' 공세에 우리가 말려들 수는 없다"며 "그 분들을 잘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9.09.27 14:38ⓒ 2009 OhmyNews
#정운찬 #인준동의안 #정세균 #이회창 #안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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