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한 부인 앞에서 연행... 경찰이 구속영장감"

진보단체들, 경기진보연대 조직국장 구속 관련 규탄

등록 2009.09.29 19:53수정 2009.09.29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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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쌍용자동차 정리해고자 및 피해자 경기 지원대책위원회’와 경기진보연대 소속 관계자 20여명은 29일 오후 경기 수원시 조원동 경기경찰청 보안수사대 앞에서 ‘이명박 독재정권 규탄 기자회견’에서 규탄구호를 외치고 있다.

‘쌍용자동차 정리해고자 및 피해자 경기 지원대책위원회’와 경기진보연대 소속 관계자 20여명은 29일 오후 경기 수원시 조원동 경기경찰청 보안수사대 앞에서 ‘이명박 독재정권 규탄 기자회견’에서 규탄구호를 외치고 있다. ⓒ 김한영

‘쌍용자동차 정리해고자 및 피해자 경기 지원대책위원회’와 경기진보연대 소속 관계자 20여명은 29일 오후 경기 수원시 조원동 경기경찰청 보안수사대 앞에서 ‘이명박 독재정권 규탄 기자회견’에서 규탄구호를 외치고 있다. ⓒ 김한영

쌍용자동차 사태와 관련해 경기진보연대 김영범 조직국장이 지난 28일 경기경찰청 보안수대에 의해 전격 구속된 것으로 밝혀졌다.

 

29일 시민단체에 따르면 김 국장은 이날 오전 8시쯤 용인 자신 집에서 임신한 부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보안수사대 형사 5명에게 연행된 뒤 오후 2시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구속이 결정됐다. 이로써 쌍용차 사태 관련 구속자는 모두 73명으로 늘어났다.

 

김 국장은 쌍용차 사태 관련 혐의로 지난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3~4차례 보안수사대에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았으며, 별다른 혐의점이 없어 귀가 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찰은 이날 김 국장에게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을 적용해 구속했다.

 

이들 두고 진보단체들은 경찰이 쌍용차 사태의 평화적인 해결을 위한 활동과정을 문제 삼아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적용한 것은 부당하며, '쌍용차 대타협' 정신을 파기하는 행위라며 반발하고 있다. 김 국장도 자신에 대한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쌍용자동차 정리해고자 및 피해자 경기 지원대책위원회'와 경기진보연대 소속 관계자 20여 명은 29일 오후 경기 수원시 조원동 경기경찰청 보안수사대 앞에서 '이명박 독재정권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박 정권과 경찰은 쌍용차 노사합의 정신 파기와 진보세력 탄압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쌍용차 사태를 지켜본 국민들은 자본과 정권이 얼마나 교활하고 무자비할 수 있는지를 목격했다"면서 "이 정권은 김영삼 정권 이래 최대 구속자 양산이라는 오명에도 구속자를 끝없이 늘려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특히 김영범 국장 구속과 관련해 "김 국장이 출두나 진술을 거부하지 않았는데도 추석명절을 앞두고 새 생명을 품고 있는 미래의 아기 엄마 앞에서 무자비하고 다급하게 연행해야 했느냐"고 공박하고, "이명박 정권이 지금 해야 할 일은 과도한 공안탄압이 아니라 국민에 대한 반성이다"고 강조했다.

 

또한 "위선과 오만으로 가득 찬 정권이 잠깐 국민을 속일 수는 있어도 영원히 속일 수는 없다"면서 "오늘의 반민중적 행위들은 반드시 준엄한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a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김영범 국장의 부인 김은정 씨가 임신한 몸을 이끌고 나와 울먹이며 김 국장의 연행 당시 상황과 심경을 밝혀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김영범 국장의 부인 김은정 씨가 임신한 몸을 이끌고 나와 울먹이며 김 국장의 연행 당시 상황과 심경을 밝혀 안타까움을 더했다. ⓒ 김한영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김영범 국장의 부인 김은정 씨가 임신한 몸을 이끌고 나와 울먹이며 김 국장의 연행 당시 상황과 심경을 밝혀 안타까움을 더했다. ⓒ 김한영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김영범 국장의 부인 김은정씨가 임신한 몸을 이끌고 나와 울먹이며 김 국장의 연행 당시 상황과 심경을 밝혀 안타까움을 더했다.

 

김씨는 "어제 아침 갑자기 형사들이 들이닥쳐 남편을 연행하는 바람에 많이 놀랐다"면서 "영장실질심사 때 잠시 만난 남편은 오히려 나를 많이 걱정해줘 앞으로 씩씩하게 싸워나가겠다"고 말했다.      

 

규탄 발언에 나선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는 기자회견장 주변에 20여 명의 정보과 형사들이 나와 사진 채증 등을 하자 "지금 이 자리에서 사진을 촬영하는 정보과 경찰들은 더 이상 사진을 촬영하지 말고 민생치안 등 경찰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라"고 일갈했다.

 

박 활동가는 이어 "쌍용차 해고 노동자와 그 가족들의 절규를 외면할 수 없어 그들과 함께 했던 김영범씨가 무엇을 그렇게 잘못했기에 구속하느냐"면서 "쌍용차 사태와 관련해 현장에서 자행된 경찰의 폭력이야말로 구속영장감이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최근에 쌍용차 사태 진압을 거부했던 경감이 파면됐다는 소식을 접했는데, 파면 당해야 될 대상은 무고한 노동자와 시민들에게 무자비한 폭력을 휘두른 경찰"이라며 "경찰은 양심을 갖고 역사에 부끄럽지 않도록 처신하기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동섭 경기진보연대 공동대표도 "지금 많은 국민들이 이명박 정권을 독재정권으로 부르고 있다"면서 "기무사의 민간인과 시민사회단체 사찰행위 등이 바로 독재의 일면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쌍용차 노동자들과 아픔을 같이한 죄밖에 없는 시민단체 활동가를 임신한 부인이 보는 앞에서 잡아다가 구속시킨 것은 '쌍용차 대타협 정신을 파괴하는 행위이자 인권적 차원에서도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이명박 정권 규탄 #경기진보연대 #보안수사대 #김영범 구속 #쌍용차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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