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손학규·문재인, 'MB심판' 의기투합

민주당, 안산·수원·양산 선대위원장 임명... 10월 재선거 승리 '시동'

등록 2009.10.07 19:24수정 2009.10.07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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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10.28 재보궐선거에서 경남 양산 지역에 출마하는 송인배 후보가 민주당 최고위원들과 함께 7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10.28 재보궐선거에서 경남 양산 지역에 출마하는 송인배 후보가 민주당 최고위원들과 함께 7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남소연


민주당이 10월 재선거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7일 민주당은 김근태 상임고문, 손학규 상임고문, 문재인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각각 안산 상록을(김영환), 수원 장안(이찬열), 경남 양산(송인배) 공동선대위원장에 임명했다. 서로 다른 길(민주당-한나라당-친노)을 걸어온 세 사람이 'MB 심판'에 의기투합한 셈이다.

세 사람의 공통점은 안산과 수원, 양산 재선거 '전략공천 1순위'였다는 점이다. 하지만 손학규 상임고문과 문재인 전 실장은 민주당의 출마 요청을 거부했다. 손 고문은 "장수가 이기면 혼자만의 승리지만, 졸병이 이기면 민주당의 승리"라는 논리로 당을 설득했다. 문 전 실장은 "정치는 하지 않겠다"며 끝내 고사했다.

손학규 상임고문의 불출마 선언으로 김근태 상임고문 전략공천도 없던 일이 돼 버렸다.

김근태-손학규-문재인, '전략공천 1순위' 거절하고 선대위원장으로

 10월 7일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수원 장안 이찬열 후보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이찬열 후보 제공).

10월 7일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수원 장안 이찬열 후보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이찬열 후보 제공).


대신 세 사람은 '민심의 바로미터'라는 수도권 2곳 재선거와 '영남진출 교두보'인 양산 선거운동에 자원해서 뛰어들었다. 비록 후보로 내세우지는 못했지만, 10월 재선거에서 반드시 이겨 정국 주도권을 잡아야 할 민주당으로선 전국적 지명도를 가진 세 사람의 결단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세 사람을 선대위원장으로 모시는 데 당 내에서도 아무런 이견이 없었다고 한다. 

안산 상록을의 경우, 김근태 선대위원장이 후보 단일화에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야3당 지원을 받아 무소속으로 나선 임종인 후보는 민주당 김영환 후보를 '친MB 무자격 후보'라고 비난하며 후보단일화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


하지만 민주화운동의 상징 인물이면서 시민사회와 소통이 가능한 김근태가 중재에 나서면 후보단일화 물꼬가 트일 수 있다는 기대도 하고 있다. 그가 열린우리당 의장 출신이라는 점도 '노무현 탄핵'에 참여한 김영환 후보에 대한 안팎의 비판을 어느 정도 누그러뜨릴 수 있으리라고 보고 있다.

수원 장안 재선거에 나선 손학규 선대위원장은 민주당의 사활과 자신의 정치 생명을 양어깨에 짊어진 상태다. 수원 장안은 손학규가 나서기만 하면 손쉽게 이길 수 있는 지역구지만, 그는 '정치 도의'를 내세워 당의 요청을 거부했다. '불출마 선언'으로 그는 '선당후사를 실천한 큰 정치인' 이미지를 얻었다.


그러나 만약 이찬열 후보가 낙선한다면, 과연 손학규의 선택이 옳았느냐는 회의론이 당 안팎에서 나올 수도 있다. 이 경우 선거에 패배한 민주당도, 손학규 선대위원장도 정치적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송인배 "10월 재선거는 노무현 정치 vs. 이명박 정치"

경남 양산 재선거는 수도권 못지 않은 상징성을 갖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송인배 후보가 한나라당 전 대표 박희태 후보를 꺾는다면 정치적 파장은 만만찮을 전망이다. 이는 곧 검찰의 보복수사로 불명예스럽게 서거한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신원'을 뜻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출마 요청을 한사코 거절한 문 전 실장이 흔쾌히 선대위원장을 맡은 것도 이런 배경이 있다. 문재인 선대위원장의 주도 아래 양산에서 승리한다면 민주당으로서도 귀중한 영남 의석을 확보할 수 있다. 민주당과 친노그룹 모두 '윈-윈'하는 셈이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양산 선거에 당력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날 오전 민주당으로부터 후보임명장을 받은 송인배 후보는 국회 정론관에서 출마 소견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민석, 안희정, 송영길, 윤덕홍 최고위원을 비롯해 백원우, 서갑원, 최철국 의원 등 당지도부와 현역 의원들도 함께 나왔다.

송 후보는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선거는 노무현 정치와 이명박 정치의 대결"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배석한 민주당 지도부와 의원들도 일일이 마이크를 잡고 "송 후보가 승리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거들었다.

이밖에 민주당은 문재인 전 실장 외에도 안희정 최고위원, 김두관 전 장관 등 당내외 인사 5명을 공동 선대위원장에 임명했다.

한편 민주당은 강원 강릉 홍준일 후보 선대위원장으로 이광재 의원을, 충북 중부4군(증평-진천-괴산-음성) 정범구 후보 선대위원장으로 홍재형, 이시종 의원을 임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10월 재선거 #민주당 #김근태 #손학규 #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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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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