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동, 김제동 하차에 '꿀먹은 벙어리'

10월 12일 주요일간지 일일브리핑

등록 2009.10.12 16:02수정 2009.10.12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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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제동 씨 '스타 골든벨' 하차...조중동 일체 언급 없어

<한겨레> "김제동 하차, KBS의 공영방송 포기 선언"

<경향> "공영방송의 '권력 부역', 국민저항에 직면할 것" 

 

방송인 김제동씨가 2005년부터 진행해온 KBS '스타 골든벨'에서 전격적으로 하차했다.

김씨가 소속된 다음기획에 따르면 지난 9일 밤 '스타 골든벨' 제작진으로부터 12일이 마지막 녹화라며 하차 통보를 받았다고 한다. '마지막 녹화' 3일 전에 하차를 통보하는 것은 진행자 교체의 관례에서 벗어난 조치다. 한편 김씨는 지난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노제 추모공연 사회를 맡았고, 지난 9일에는 '노무현 재단출범 기념 콘서트' 무대에도 올랐다. 또 8월에는 트위터에 쌍용차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올리는 등 사회문제에 적극적으로 발언해왔다. 이 때문에 김씨의 하차 소식이 알려지자 방송계․정치권은 물론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정치적 이유에 따른 하차라는 비난이 빗발쳤다.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은 12일 기사와 사설을 통해 김씨 하차에 대해 '정권 입맛 맞추기',  '정치적 외압' 의혹을 제기하며, KBS를 강하게 비판했다. 반면, 조중동은 김씨의 하차 논란에 대해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

 

<'사회적 발언' 김제동 찍혔나>(한겨레, 1면)

<입바른 방송진행자 '찍어내기' 의혹>(한겨레, 4면) 

<김제동 하차는 KBS의 공영방송 포기선언>(한겨레, 사설) 

 

한겨레신문은 1면에서 김제동씨의 '스타골든벨' 하차와 관련해 "야당과 누리꾼들이 일제히 '한국방송의 정권 코드 맞추기'라고 비판하고 나섰다"고 보도했다.

 

4면 기사 <입바른 방송진행자 '찍어내기' 의혹>에서는 KBS가 밝힌 교체이유에 대해 "시청자들과 누리꾼들은 해당 프로그램의 인기가 상당하고 김씨의 진행 솜씨가 뛰어나다는 점에 비춰볼 때 교체 이유가 석연치 않다며 반발하고 있다"며 "오히려 정권의 마음에 들지 않는 김씨의 행보를 문제 삼은 것 아니냐고 지적한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해 10월 이병순 사장 취임 후 한국방송은 정부와 보수언론에서 문제 삼은 프로그램 진행자를 대거 교체했다"며 일부 보수단체가 <프레시안>의 이사를 맡고 있다는 점을 문제제기한 뒤 시사평론가 정관용씨를 1TV '심야토론'과 1라디오 'KBS 열린토론'에서 하차시킨 사실과 정부에 비판적인 행보를 보여왔던 가수 윤도현씨를 2TV '윤도현의 러브레터'와 FM '윤도현의 뮤직쇼' 진행자 자리에서 물러나게 한 사실을 지적했다.

 

또 시민․언론단체들의 비판 목소리와 함께 "'정권 입맛 맞추기' 또는 '정치적 외압' 교체라는 의혹은 제작비 절감, 분위기 쇄신 등 명목으로 진행자가 교체됐던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모두 하락했다는 점을 통해서도 뒷받침된다"는 김부겸 의원의 국감자료 내용을 보도했다. 

 

사설에서는 김제동씨 하차에 대해 "한국방송이 내세운 '너무 오래됐다'는 이유는 전격적인 교체를 설명할 수 있는 말이 못된다"며 현 정권에서 임명한 이병순 사장 체제가 들어선 뒤 한국방송이 현 정권에 비판적인 연예인들을 하나씩 솎아냈고 "김제동씨에 대한 조처 역시 그 연장선에 있다고 의심을 할 만한 이유는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씨가 노 전 대통령의 노제 사회를 맡았을 때부터 많은 시민들이 오늘의 사태를 우려했다"며 "윤도현씨를 비롯해 정치․사회적 비판의식을 갖고 있는 연예인이나 방송인들이 현 정권 등장 이래 방송 현장에서 밀려나는 것을 목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설은 "사회적 비판의식이 있다는 이유로 예능 프로그램의 사회자까지 내쫒는 방송을 어떻게 공영방송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라며 "김제동을 강제하차시킨 것은 한국방송의 공영방송 포기 선언과 같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정권은 국민들의 비난을 받더라도 비판적 인사들을 내쫒고 방송을 그들의 입맛에 맞는 인사들로 채우면 국민들의 비판의식을 잠재울 수 있다고 믿는 듯하다", "한국방송의 신뢰도 추락은 정권의 이런 인식이 착각임을 보여준다"며 KBS의 각성을 촉구했다.

 

a  한겨레 사설

한겨레 사설 ⓒ 한겨레

한겨레 사설 ⓒ 한겨레

 

경향신문도 2면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노제 사회를 보는 등 평소 사회참여 활동이 활발했던 김 씨에 대한 공영방송의 잇단 프로그램 퇴출에 '외압''보복' 의혹이 제기"됐다고 전했다.

 

<김제동 KBS 스타골든벨 하차 외압 논란>(경향, 2면)

<김제동 스타 골든벨 퇴출, 무슨 사정 있나>(경향, 사설) 

 

경향신문은 "방송계에서는 2004년부터 진행을 맡아오면서 프로그램을 안착시킨 데 기여했을 뿐 아니라 후임자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단행된 퇴출 결정에 대해 상당히 이례적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이런 정황 때문에 "김씨의 하차 배경을 놓고 정치적인 해석이 붙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하며 KBS를 비난하는 글들이 쇄도하고 있고, 김씨 하차를 반대하는 인터넷 청원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KBS 이병순 사장 취임 이후 제작비 절감명목으로 교체한 윤도현씨의 경우 회당 출연료 차이가 새 MC와 고작 30만원 정도였으며 이들 프로그램의 시청률은 오히려 하락했다'며 "김제동씨를 하차시키는 것은 명백한 정치탄압"이라고 비판한 김부겸 민주당 의원의 주장을 덧붙였다.

 

사설에서도 김씨의 전격 하차 결정에 대해 "녹화 3일 전 전격적으로 이뤄져 외압이 있지 않고서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게 방송가 주변의 이야기", "김씨가 정부에 비판적이었고, 비슷한 성향을 가진 방송연예인들의 출연이 줄줄이 중단"되고 있다며 "정권 코드에 맞지 않는 방송연예인들에 대한 조직적인 퇴출작업이 이뤄지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씨는 방송인이기에 앞서 우리나라 국민"이라며 "국민은 누구나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고 전달하며 자신의 의사포명을 통해 여론 형성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면서 "단지 정부에 비판적이라는 이유로 재갈을 물리려 든다면 민주주의는 질식하고 만다"고 비판했다.

 

사설은 "공영방송이 '권력을 향해 부역하는' 길로 나선다면 필연적으로 국민의 거센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덧붙이는 글 | 원문은 민언련 홈페이지(www.ccdm.or.kr)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2009.10.12 16:02ⓒ 2009 OhmyNews
덧붙이는 글 원문은 민언련 홈페이지(www.ccdm.or.kr)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김제동 #KBS #스타골든벨 #공영방송 #정치탄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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