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담과 콩 수확제주의 밭담
김강임
사람 사는 냄새 풀-풀-나는 오조리 100번 길반농반어로 살아가는 오조리 사람들의 재산은 바다와 밭,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오밀조밀 경계선을 이은 밭담이다. 아마 이 밭담은 바닷바람을 막을 수도 있겠고, 밭과 밭 사이의 경계선이기도 하다. 또한 마소가 들어오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 밭담 안에는 수확을 앞둔 콩과 월동채소, 당근 이파리가 마을길을 열었다.
오조리 마을 올레는 높은 돌담 옆으로 이어졌다. 오조로 100번 길이다. 양쪽 돌담으로 이어지는 오조리 100번 길은 폭이 2-3m 정도. 시골마을 치고는 꽤 넓은 올레길이다. 돌담너머로 보이는 풍경들이 바로 사람 사는 맛을 느끼게 했다. 빨래 줄에 달린 집게도, 돌담을 옆에 끼고 늘어선 전봇대도, 그리고 지붕을 묶어놓은 벽돌까지.
'아침에-피었다가 저녁에 지고 마는-, 나팔꽃처럼 짧은 사랑은 속절없는 사랑아-'
돌담 너머로 노울대는 나팔꽃을 바라보고 한 올레꾼이 가던 길을 멈추고 유행가를 흥얼거린다. 오조리 마을 올레길이 노래방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