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언문천주교 수원교구 공동선 실현 사제연대에서 발표한 이날의 선언문.
임희택
애당초 오전 11시에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워낙 많은 이들이 참석했고, 몇몇 늦게 도착한 이들로 인해 낮 12시가 돼서야 미사가 시작됐다. 이들은 4대강 사업의 중단을 염원하는 미사를 드린 후 강변에 둘러 앉아 각 성당에서 자체적으로 준비한 점심식사를 즐겼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한 신자는 "마치 어릴 때 소풍을 나온 것 같다. 내 어릴 때 살던 고향하고 많이 닮았다"면서 연신 즐거운 표정을 지었다.
식사를 마친 신자들은 각 본당별로 강가를 걸으며 본격적인 도보순례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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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가로 순례를 시작하는 신자들 1,500여명의 천주교 수원교구 신자들이 생명의 강을 지키기 위하여 기도순례를 떠나고 있는 모습. 중간에 철탑에 걸려진 흰 표지는 4대강 사업을 빙자한 대운하가 건설될 경우 수몰될 수위를 표시한 것이다. ⓒ 임희택
강가에 도달한 이들은 강변의 절경에 감탄사를 연발하며 어린시절의 추억 속에 잠시 머무르는 듯했다. 스스로를 보수우익이라고 밝힌 한 신자는 "대부분의 보수주의자들은 어떤 일을 추진할 때 절대 졸속으로 하지 않는다"며 "꼼꼼히 살피고 또 살피면서 일을 추진한다, 몇 개월만에 환경영향평가를 마치고 2~3년만에 사업을 다 한다는 것은 진정한 보수주의자로서는 생각할 수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또 "보수주의자들일수록 이제까지 지켜져 온 것들은 더 오래 지키려고 애를 쓰는게 아니냐?"고 반문을 하며 "보수주의자라면 더 열심히 환경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