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8 재선거를 앞둔 수원시 장안구에서 한 유권자가 후보자들의 선거벽보를 쳐다보고 있다.
남소연
27일 밤 12시를 끝으로 14일간의 10월 재보선 선거운동이 끝을 맺었다. '미니 총선'으로 불린 이번 재보선에 승리하기 위해 여야 지도부는 매일 전국을 순회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아침은 경기 수원에서, 점심은 충북 음성(등 중부 4군)에서, 저녁은 경남 양산에서 먹는다"는 말이 나돌 정도다.
이번 재보선에서 여야 지도부는 사활을 건 싸움을 벌이고 있다. 한나라당으로선 비판론에 직면한 4대강 사업 등 정부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해 야당을 확실히 누를 필요가 있다. 또 '정몽준 체제'의 안정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선거에 이겨야 한다는 입장이다.
'MB정권 심판론'을 내세운 민주당은 지난 4월에 이어 이번 재보선에서도 이겨야 한나라당의 일방독주를 막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만약 이번에 지게 되면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도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절박한 심정이다.
"선거가 복수전 되면 안 돼" - "솥을 깨고 배를 가라앉히는 심정"선거운동 마지막날까지 판세는 '초박빙'이다. 강릉을 제외한 4곳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 후보들은 불과 1~2%P 차이로 바짝 붙어 결승점을 향해 뛰는 중이다. 이 때문에 여야 지도부는 선거운동이 가능한 밤 12시까지 지역구 곳곳을 누비며 1표를 호소했다.
양당의 신경전도 날카로워졌다.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와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이날 오전 최대 격전지인 수원에서 각각 기자회견을 열어 투표 참여와 지지를 요청했다.
정몽준 대표는 "국민의 선택에 한나라당은 반드시 보답하겠다"며 표심을 자극했다. "표로 심판하자"는 민주당에 대해선 "선거가 복수전이 돼서야 되겠느냐"고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야당은 심판을 해달라고 하고, 이명박 정부를 독재라고 하지만, '독재 심판' 깃발이 나부끼게 두는 독재정권이 어디 있느냐"며 "민주적 절차로 갓 들어선 정부의 퇴진을 요구하는 것이야 말로 독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세균 대표 역시 민주당에 힘을 실어줄 것을 호소했다. "노무현-김대중 두 대통령의 죽음을 슬퍼했다면 꼭 투표해 달라는 부탁을 드린다"며 "4대강을 반대하고 특권경제를 끝장내려면 꼭 투표장 나가 민주당 후보를 지지해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또 "국민 여러분이 투표하면 4대강도 밀어붙이지 못하고, 특권경제도 고집 못하고, '사돈게이트'도 감추지 못할 것"이라며 "이명박 정권의 오만과 독선을 견제할 힘을 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초한지'의 고사 '파부침선'(솥을 깨뜨리고, 배를 침몰시킨 뒤 전쟁터로 간다는 뜻)을 인용하며 절박함을 나타내기도 했다. 밥 지어먹을 솥과 돌아갈 배를 없애면서까지 죽을 각오로 선거전에 임했다는 뜻이다.
'3대2'의 싸움... 이변 일어날 가능성 배제 못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