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달사지 부도(국보 제4호) 우리나라에 남은 부도 중에 가장 크며 고려 초기 부도의 빼어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종길
높이가 3.4m에 달하는 고달사지 부도는 원종대사 부도와 비슷한 팔각원당형이나 바닥의 형태가 팔각으로 그보다 조금 앞선 시기의 것으로 추정한다. 부도를 보고 있으면 가운데 돌에 새겨진 조각들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표면에는 입체적인 두 마리의 거북과 역동적인 네 마리의 용을 새겨 두었으며, 나머지 공간에는 구름무늬로 가득 채웠다. 가운데 돌을 중심으로 그 아래와 윗돌에는 연꽃무늬를 두어 우아함을 살리고 있다. 팔각의 몸돌에는 문짝과 창살문, 사천왕이 번갈아 조각되어 있다. 사리와 경전이 들어있으니 열쇠로 잠가 보호를 하고 사천왕이 지킨다는 의미이다.
그중 가장 돋보이는 것은 지붕돌 처마 밑에 새긴 비천상이다. 긴 천의자락을 휘날리며 우아하게 하늘을 나는 모습의 비천들은 이미 천상의 세계에 머물고 있음을 말하고 있는 것이리라. 고달사지 부도는 돌을 다듬은 솜씨도 깨끗하고 조각에서도 세련미가 묻어나오는 작품으로 국보 제4호이다. 이 부도는 우리나라에 남은 부도 중에 가장 크며 고려 초기 부도의 빼어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비천상과 창살문 부도의 지붕돌 처마 밑에 새겨져 있다.
김종길
고달사지에는 이외에도 보물 제282호인 고달사지 쌍사자 석등이 있었으나 무슨 연유인지는 모르나 절터에 있지 않고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옮겨져 있다. 고달사지 부도에서 산길로 접어들어 5분 정도 걸어가면 경기도 기념물 제198호로 지정된 석실묘가 하나 있다. 시간이 된다면 고려시대 묘제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되는 이 석실묘까지 답사한다면 좀 더 유익한 여행이 될 것이다. 절은 망했지만 남긴 유물은 하나 같이 걸작품인 고달사지는 폐사지 답사의 백미라고 부르기에 손색이 없다. 고달사지는 사적 제382호로 지정되었다.

▲석실묘 가는 길 고달사지 부도에서 산길로 접어들어 5분 정도 걸어가면 경기도 기념물 제198호로 지정된 석실묘가 나온다.
김종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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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의 미식가이자 인문여행자. 여행 에세이 <지리산 암자 기행>, <남도여행법> 등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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