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야말로 DJ가 추구했던 정신으로 돌아가야"

노벨평화상 수상 9주년 기념행사... "대화와 관용·화해와 협력의 정치로"

등록 2009.12.09 22:04수정 2009.12.09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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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이 9일 저녁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9주년 기념 특별 강연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남소연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이 9일 저녁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9주년 기념 특별 강연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남소연

"지금 우리나라는 해결해야 할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정부 정책에 대한 갈등이 커지고 있고 남북관계는 긴장과 반목이 계속되고 있다. 서민들의 생활은 어려워지고 젊은이들이 뛰어난 자질과 능력에도 불구하고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제 남편이 추구했던 정책과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김대중 평화센터 이사장이 9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9주년 기념식'에서 이 같이 말하며 DJ 정신 회복을 강조했다. 이날 행사는 김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지 114일 만에 처음으로 마련된 추모 행사였다.

 

이 이사장은 "대화와 관용의 정치, 화해와 협력의 정치, 어렵고 힘들게 사는 우리 이웃을 돌보는 정치"로 'DJ 정신'을 설명하며 "오늘 이 행사가 우리나라의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협력과 대화를 다짐하고 실천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이어, 남편의 일기내용을 낭독하며 "제 남편은 하루도 쉬지 않고 일했고 민주주의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싸웠다"며 "이러한 남편의 정신이 계속 이어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6일 85세 생일 때 인생을 회고하며 일기장에 "돌아보면 파란만장한 일생이었으나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을 바치고 투쟁한 일생이었고 경제를 살리고 남북화해의 길을 여는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 인생이었다"며 "내가 살아온 길은 미흡한 점은 있으나 후회는 없다"고 기술했다.

 

이 이사장은 특히 "1년 전 남편이 몸이 몹시 불편해 행사장에 참석할 상황이 아니었는데도 참석해,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는 말로 연설을 마쳤다"며 "행동하는 양심은 제 남편의 좌우명이었고 인생관이었다"고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연설을 청중들에게 상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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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저녁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9주년 기념 특별 강연회에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가 참석하고 있다. ⓒ 남소연

9일 저녁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9주년 기념 특별 강연회에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가 참석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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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만길 고려대 명예교수가 9일 저녁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9주년 기념 특별 강연회에서 '국민의 정부'의 업적과 역사적 성격에 대해 특강하고 있다. ⓒ 남소연

강만길 고려대 명예교수가 9일 저녁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9주년 기념 특별 강연회에서 '국민의 정부'의 업적과 역사적 성격에 대해 특강하고 있다. ⓒ 남소연

강만길 교수, "6.15공동선언 남북 관계의 20세기와 21세기 나누는 분수령"

 

이 이사장의 말이 끝날 때마다 행사장에 모인 민주당 정세균 대표, 박지원 정책위의장, 권노갑 전 의원, 이해찬 전 국무총리 등 800여 명의 청중들은 일제히 박수를 보냈다.

 

'국민의 정부의 업적과 역사적 성격'을 주제로 강연자로 나선 강만길 고려대 명예교수는 "국민의 정부 당시 국가인권위와 여성부가 만들어지고 시민사회가 크게 성장하는 등 한국의 정치적 민주주의가 크게 확대 발전했다"며 김 전 대통령과 국민의 정부를 높게 평가했다.

 

강 교수는 특히, "역사적으로 가장 높이 평가되어야 할 것은 '6.15 남북공동선언'"이라며 "6.15남북공동선언은 남북분단과 대립의 20세기 역사에서 화해와 협력의 21세기

역사를 가르는 분수령이자, 평화통일의 길을 열었다"고 강조했다.

 

'김대중의 평화사상과 한반도'를 주제로 강연에 나선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김 전 대통령의 평화사상은 민주주의와 인권을 토대로 한 실천적 사상이자 한반도 평화정착을 핵심과제로 하고 있다"며 "김 전 대통령은 일생을 이에 따라 '행동하는 양심', '참여와 실천의 리더십'으로 살아가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김 전 대통령이 남긴 "9.19로 돌아가자" 제목의 유고 연설에서 "북핵 문제 해결방안은 북한은 핵을 완전히 포기하고 미국은 관계정상화를 통해 북한을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이는 길"이라고 밝힌 점을 청중들에게 상기시켰다.

 

백 위원은 이와 관련, "현재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북미 양국은 직접 양자대화에 나섰다"며 "김 전 대통령이 누누이 밝힌 충고대로 모든 일이 되고 있지 않냐"고 김 전 대통령의 안목을 극찬했다. 

 

백 위원은 이어, "지난 3월 동교동 사저에서 '역사를 확신을 갖고 보되 긴 안목을 보는 것이 옳다'고 말했던 고인이 오늘 따라 몹시 보고 싶다"며 고인에 대한 그리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2009.12.09 22:04 ⓒ 2009 OhmyNews
#김대중 대통령 #이희호 #6.15남북공동선언 #노벨평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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