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사는 농촌과 진보가 노무현 정신"

노무현 전 대통령 계승, 누가 어떻게 하고 있나

등록 2009.12.29 16:24수정 2009.12.29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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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노무현 대통령의 정신과 가치는 무엇인가? 누가 그 정신을 계승하는가?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

 

봉하마을 노무현 대통령 묘역에 새겨져 있는 말이다. 올해 사람들의 입에, 언론에 가장 많이 언급된 글귀를 꼽는다면 단연 이 말일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신·가치는 무엇인가? 유시민 전 장관은 지난 11월 부산에서 열린 '노무현 학교'에서 "고 노무현 대통령의 어린 성장 시절과 변호사, 국회의원, 장관, 대선 후보, 대통령의 삶을 통해 '떳떳한 인생' 내지 '당당한 삶'을 사셨다"고 말했다.

 

a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있는 고 노무현 대통령 묘역에는 참배객들이 갖고 온 편지와 꽃이 놓여 있다.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있는 고 노무현 대통령 묘역에는 참배객들이 갖고 온 편지와 꽃이 놓여 있다. ⓒ 윤성효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있는 고 노무현 대통령 묘역에는 참배객들이 갖고 온 편지와 꽃이 놓여 있다. ⓒ 윤성효

"노무현 대통령은 자기 자신 내면의 소리에 비추어 볼 때 떳떳하다면 위험을 감수하고서도 당당하게 갔던 것이다. 비굴하게 자기 이익을 위해 원칙을 훼손하지 말아야 하고,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있으면 눈치 보지 않고 말해야 하며, 행동해야 할 때는 행동해야 깨어 있는 시민이다."

 

노무현 대통령 비서관을 지낸 김경수 (재)아름다운봉하 사무국장은 "노무현 대통령의 정신은 크게 보면 두 가지다"라며 "하나는, 퇴임하신 뒤 봉하마을을 아름답고 살기좋은 마을로 만들어서 전국의 농촌마을이 잘 살 수 있다는 확신을 시켜 주고자 하는 꿈이었다. 그것은 재임시절 펼쳤던 균형발전 정책이며, 전국이 고르게 잘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른 하나는, 진보의 미래가 노무현 대통령의 꿈이었다. 국민은 깨어 있는 시민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었고, 그런 차원에서 <진보의 미래>라는 책도 나왔다. 우리사회에 진보가 제대로 자리 잡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터넷을 통해 썼던 글이나 봉하마을 방문객 인사를 통해 했던 말 등을 모아 책을 내고, 꾸준하게 강연도 다닐 계획을 세웠던 것"이라며 "전체적으로는 시민이 역사적으로 정치적으로 주인이 되는 사회를 꿈꾸었다"고 덧붙였다.

 

'잘 사는 농촌 만들기' 정신 잇기

 

누가 고 노무현 대통령의 정신을 계승하고 있나. 김경수 사무국장의 분석으로 본다면, '잘사는 농촌 만들기' 정신과 '진보의 미래'로 나눠 볼 수 있다.

 

농촌마을도 잘 살 수 있다는 사실을 봉하마을에서 증명해 보이고 싶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신을 잇는 사람들이 있다. 주로 봉하마을 안팎에 있는 사람들이다.

 

먼저 영농법인 봉하마을(대표 김정호)과 (재)아름다운봉하(이사장 권양숙, 봉하재단)를 꼽을 수 있다. 영농법인은 친환경 농사를 주로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퇴임 뒤 고향에 돌아와 오리농법으로 농사를 지어 성공을 거두었다.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뒤 봉하마을 사람들은 그 정신을 이어나갔다.

 

올해는 봉하마을 거의 대부분 논에서 오리·우렁이로 농사를 지었다. 화학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던 것이다. '봉하 오리·우렁이쌀'은 봉하마을에 있는 방앗간에서 도정 과정을 거쳐 포장한 뒤 전국에 팔려 나갔다.

 

청와대 기록관리비서관을 지낸 김정호 대표가 '농사꾼'이 되어 농삿일과 마을 가꾸기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장향숙 전 의원의 보좌관을 지낸 이한인씨는 논습지 캠프를 담당하고 있으며, 봉하마을에서 자원봉사를 해오던 박성민(닉네임 '진영지기')씨는 방앗간 공장장을 맡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봉하마을 가까이 있는 화포천 가꾸기에도 관심이 많았는데, 마을 사람들은 화포천 청소며 정화활동에도 나서고 있다.

 

봉하재단은 문용욱 전 비서관을 비롯해 참여정부 청와대 비서진들이 들어 있다. 봉하재단은 김해시로부터 생가를 위탁해 관리하고 있으며, 첫 국가묘역인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추가조성공사와 관리를 하고 있다. '봉하찍사' 김정현씨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뒤에도 기록을 열심히 남기는 역할을 하고 있다.

 

'진보의 미래' 정신 잇기

 

'진보의 미래'를 잇는 사람들도 많다. 한국미래발전연구원은 최근 <진보의 미래>를 펴내기도 했다. 연구원은 이재정 전 통일부장관이 이사장, 장하진 전 여성부장관이 원장으로 있다. 성경륭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비롯해 학자와 교수 등이 참여하고 있으며, 실무는 청와대 정책조정비서관을 지낸 김성환 연구실장이 맡고 있다.

 

노무현재단은 연구·기념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이사장,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상임운영위원장을 맡고 있고, 양정철 사무처장이 실무를 맡고 있다.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은 출판 관련 일을 맡고 있으며, 이광재 전 의원은 묘역 지원 총괄 업무를 맡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 안희정 최고위원과 백원우 의원 등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신을 잇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정신을 잇겠다며 내년 지방선거와 총선 등에 뛰고 있는 정치인들도 많다. 김두관 전 장관은 내년 6월 2일 경남도지사 선거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국민참여당은 노무현 대통령의 정신을 이어 정치를 하겠다며 나섰다. 국민참여당은 내년 1월 17일 중앙당을 창당한다. 지난 28일까지 전국 9곳에서 시·도당을 창당했다.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국민참여당 창당준비위원장)과 천호선 전 대변인은 국민참여당 창당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고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한 지 7개월이 지났다. 봉하마을 생가와 묘역에는 요즘도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참배하기 위해 요즘도 찾아오는 이들과 지난 국민장 기간 때 조문했던 수많은 사람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신을 잇고 있다고 할 것이다.

2009.12.29 16:24ⓒ 2009 OhmyNews
#노무현 대통령 #봉하마을 #봉하재단 #노무현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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