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출마' 김태호 경남지사 "오래 전부터 2선만 하겠다 생각"

25일 저녁 <오마이뉴스> 기자 단독으로 만나 대화 ... "공부 좀 하고 싶다"

등록 2010.01.25 21:08수정 2010.01.25 21:09
0
원고료로 응원

김태호(49) 경남지사는 왜 '3선 도전'을 하지 않을까?

 

김 지사가 오는 6월 2일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지사는 25일 오전 10시 30분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불출마를 선언했는데, 이날 아침까지만 해도 경남도청 주변과 언론에서도 전혀 눈치를 읽지 못했다.

 

김태호 경남지사. ⓒ 경남도청

김태호 경남지사. ⓒ 경남도청

김 지사는 전국에서 광역단체장 가운데 가장 먼저 '불출마'를 선언했다. 대부분 한 번 단체장에 앉으면 '연임제한'인 3선까지 하지만, 김 지사는 '2선'에만 그쳐 더 이상 '욕심'을 내지 않았다.

 

25일 저녁 경남 함안에서 <오마이뉴스> 기자를 만난 김태호 지사는 지방선거 불출마를 결심하게 된 배경을 털어 놓았다. 그는 "2006년 선거에서 당선한 뒤부터 재선까지만 하고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경남도의원과 거창군수를 지낸 김태호 지사는 김혁규 전 경남지사의 사퇴로 치러진 2004년 6월 경남지사 보궐선거에서 당선했고, 2006년 선거에서 재선했다.

 

3선을 다 마치고 다른 정치 일정을 잡는 정치인들의 경우 국민들 사이에서는 "할 거 다 해먹고 다른 일 찾는다"거나 "욕심이 지나치다"고 말하기도 한다. 경남지사 2선에서 마치겠다고 한 그는 일단 그런 말은 듣지 않게 된 셈이다.

 

또 김 지사는 "지난 주말 사이 몇몇 국회의원과 인사들에게 2선만 하고 말겠다는 의사를 전달했으며, 구체적인 발표 시기는 말하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김 지사는 이날 불출마 선언문을 통해 "이제 경남의 미래를 위해 새로운 인물이 새로운 생각으로 뜻을 펼칠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지사의 불출마 선언을 계기로, 2선인 광역․기초단체장들이 심적으로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 김 지사의 불출마 선언으로 한나라당뿐만 아니라 민주당에서도 지방선거 공천 물갈이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김태호 지사는 불출마 선언 발표를 25일로 택한 것도 "많이 생각했다"고 밝혔다.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은 오는 2월 2일부터다. 한나라당에서는 박완수 창원시장과 권경석 의원(창원갑), 윤영 의원(거제), 황철곤 마산시장, 이방호 전 의원 등이 경남지사 후로보 거론되고 있지만, 아직 출마선언한 정치인은 없다.

 

김태호 지사는 "사실 며칠 전부터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 사이에 어느 누구든 출마 선언을 해버리면 어쩌나하는 생각을 했다"면서 "한나라당에서 누군가 출마 선언을 하면 그 사람한테 밀려서 불출마를 한다고 괜한 오해를 살만한 말이 나올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주말 사이 한나라당에서 경남지사 출마 선언하는 사람이 없었던 게 한편으로는 다행이다"고 덧붙였다.

 

김태호 경남지사는 25일 오전 경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6월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 경남도청

김태호 경남지사는 25일 오전 경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6월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 경남도청

 

"비리 연루 의혹 받았으면 더 3선 도전했을 것"

 

김태호 지사는 "일부에서는 어떤 비리에 연루되어 불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말을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한테서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와 같은 어떤 의혹을 받고 있었다면, 더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해서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 주려고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박 전 회장으로부터 수천만 원을 건네받은 혐의로 지난해 검찰에 소환되어 조사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11일 대검찰청 이창재 수사기획관은 "해외 거주 중인 참고인 등을 조사한 결과 혐의가 드러나지 않았다"며 "최근 무혐의 처분하고 사건 수사를 모두 종결했다"고 밝혔다.

 

향후 정치 일정에 대해, 그는 불출마 선언문과 마찬가지로 "임기가 끝난 이후 생각하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입각설에 대해, 그는 "청와대 인사와 만난 적도 없고 제의를 받은 적도 없다"면서 "입각설은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단지 그는 "공부를 좀 더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공부가 국회의원이나 대권을 향한 것인지, 아니면 어떤 공부인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심정을 묻자 그는 "홀가분하고 편안하다"고 말했다.

2010.01.25 21:08 ⓒ 2010 OhmyNews
#김태호 경남지사 #한나라당 #경남도시자 선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이게 뭔 일이래유"... 온 동네 주민들 깜짝 놀란 이유
  2. 2 3일마다 20장씩... 욕실에서 수건을 없애니 벌어진 일
  3. 3 팔봉산 안전데크에 텐트 친 관광객... "제발 이러지 말자"
  4. 4 참사 취재하던 기자가 '아리셀 유가족'이 됐습니다
  5. 5 공영주차장 캠핑 금지... 캠핑족, "단순 차박금지는 지나쳐" 반발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