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 전 일부 신입생 대상 '우열반' 편성·수업 논란

창원 ㅅ고교 10일간 88명 모아 수업... 학교측, 교과부 특별교부금 사용

등록 2010.02.10 15:50수정 2010.02.10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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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의 한 고등학교에서 아직 입학하지도 않은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그것도 일부 학생들만을 모아 '우열반'을 편성해 야간에 수업을 하고 있어 논란이다.

창원 ㅅ고등학교는 3~24일 사이에 연휴를 제외한 10일 동안 '2월 신입생 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이 학교는 10개 반, 380여 명을 신입생으로 받았는데, 이번 '신입생 수업'은 그중 88명만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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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ㅅ고교는 신입생의 일부를 대상으로 '우열반'을 편성해 국어, 영어, 수학 과목 수업을 하고 있다. 사진은 수업시간표. ⓒ 윤성효


이 수업은 3개 반으로 구성되었는데 2개 반은 학력수준 '상급' 학생, 1개 반은 '하급' 학생으로 구성됐다. 상급 A-1반은 41명이고, A-2반은 26명, 하급 B반은 21명이다. 수업은 국어, 영어, 수학만 하고 있으며, 오후 6~9시 사이 3시간 동안 실시한다.

학생들이 이 수업에 대해 별도의 수업료를 내는 것은 아니다. 교사들이 이 무료 수업의 강사를 맡고 있으며, 비용은 교육과학기술부의 '사교육경감 특별교부금'에서 충당하고 있다.

학교 측 "학운위 논의 거쳐 결정... 사교육비 절감 차원"

ㅅ고교 교감은 "예비소집 때 전체를 모아 놓고 강좌를 개설하겠다고 밝힌 뒤 신청을 받았다"면서 "학부모의 동의와 학교운영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결정했으며, 교육과학기술부에도 문의를 해서 문제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수준별 반을 편성해 2개 반은 선행학습을 하고, 1개 반은 학력 수준이 낮아 중학교 과정 수업을 하고 있다"면서 "신입생은 가입학 상태이기에 수업을 할 수 있고, 전체적으로는 사교육비 절감 차원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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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ㅅ고교가 실시하는 신입생 대상 수업 시간표에 나와 있는 반 편성표다. 상급 2개 반과 하급 1개 반, 총 3개 반으로 운영되고 있다. ⓒ 윤성효

또 그는 "전교생을 대상으로 하면 수준을 어디에 맞출지 어려운 상황이었다. 중간 수준의 학생들은 혜택을 받지 못하는 측면이 있지만, 누구든 참여해도 좋다고 안내하고 신청을 받았다"면서 "학생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자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교육시장화 저지를 위한 경남교육연대' 윤남식 집행위원장은 "아직 입학도 하지 않았는데 신입생을 모아 수업을 하는 것은 문제며, 교과부의 특별교부금은 재학생을 대상으로 하도록 되어 있는데 항목을 다르게 사용하는 것"이라며 "더구나 우열반을 편성하는 것은 학생 차별"이라고 말했다.

경남도교육청 담당장학사는 "처음에는 오후 시간에 수업을 하겠다고 해서 안 된다고 했으며, 염려를 하고 있었다"면서 "우열반 편성이 아니라 기초학력 부진 학생을 대상으로 도와주는 형태인 것으로 안다.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고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경남도교육청 #우열반 #사교육비 #경남교육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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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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