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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부터 '바이크올레꾼'이란 이름으로 마을을 돌아다녔더니 그게 뭐냐는 호기심 어린 눈을 가진 사람들이 늘었다. 하지만 마을을 찾아오는 사람으로는 좀 생소하게 헬멧에 안전장구를 차고 바이크를 탄 모습이기에 의심을 갖는 사람 또한 늘었다.
사실, 전통적(?)으로 오토바이는 그렇게 환영받지 못했다. 그것은 주민들의 기억 속에 좋지 못한 것들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인데 좀 오래된 얘기지만 낯선 오토바이가 마을을 다녀갔다 하면 이상스럽게 물건이 없어지는 일이 비일비재했다고 하는데 그 중 대부분은 골동품 가치가 있는 것들이었다고 한다.
바이크 선배들이 마을을 방문해 물을 흐려놓은 탓에 애꿎은 후배가 덤터기를 쓰고 있는 형국이다. 때문에 나는 누구며, 뭣 때문에 방문했다는 것을 설명해야 하는 시간이 좀 길어진 것이 흠 아닌 흠이다. 단지, 얘기 도중에 끈질기게 왜 그러냐? 는 질문에는 좀 지칠 때가 있다.
필자가 주장하는 '바이크올레꾼'이란 무엇인가?
필자가 마을을 방문해 마을 주민들에게 '바이크 올레꾼'이란 것을 어떻게 설명하고 있을까? 웃으면서 간단하게 말할 때는 '김삿갓'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좀 그럴싸하게 포장하고 과장을 섞을 때는 "바이크올레꾼은 시민운동의 하나로 지역 가치 창조를 위해 방문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필자의 속마음은 그렇게 설명한다고 그것이 결코 과대포장도 과장도 아닐 것이라 자부한다. 왜냐면 필자가 깃발을 들고 출발할 때 "나는 여행자가 아니며 길을 떠나고 또 방문하는 것이 나를 위함에 앞서 우리를 위함 더 나아가 너를 위함이다"라고 선포했기 때문이다.
'길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마을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동요와 동화가 사라지듯 순수한 아름다움을 가진 마음의 고향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길과 마을의 가치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남도마을 탐방을 통해 길과 마을의 진정한 가치를 발견하고 널리 알려 소중함을 일깨워주고 싶습니다.' 이것이 필자가 바이크올레꾼의 깃발을 들고 선포한 내용이다.
이제 여행도 나를 위함이 아닌 우리를 위함 이여야
지금은 인식을 새롭게 해서 행동이나 생각이 많이 달라졌지만 사람들의 가장 이기적인 행태가 '여행'이 아닌가 생각된다. 남을 위해 길을 떠나고 집을 나서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는 뜻이다. 그저 마음이 울적하니까 떠나볼까? 기분전환이나 해 볼까?
그래서 관광버스는 배도 아닌데 출렁거리고, 자가용은 창문까지 열어놓고 귀가 찢어져라 음악 틀면서 달리고, 사적지나 관광지에 도착해서 술 취한 모습으로 소리 지르고, 잔디밭에서는 춤추면서 주민들이 인상 찌푸리면 "우리 때문에 돈 벌지 않느냐"는 식이거나 "여행 왔으니 눈감아 주라"는 어처구니없는 얘기들.
이러면서 관광지가 천편일률적이라고 말하고 볼거리가 없다고 말한다. 솔직하게 여행서적을 갖고 뒤적이면서 여행지를 방문한 적이 있는지 반성해 볼 일이다. 예전부터 모든 사람들이 여행지(관광지)에 와서 깊이와 가치를 발견하고자 노력했다면 그 여행지(관광지)도 그에 맞게 변했을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미래의 여행문화가 바이크올레꾼이길
예전에 관광버스에 올라 노래 부르고 잔디밭에서 춤추던 여행자들의 모습이 오로지 나만을 위해 떠난 것이었다면 다소 미흡하지만 현재 집 떠나는 이들이 자신도 위하고 너도 위하는 우리를 위한 여행으로 탈바꿈해 간다고 가정하고 미래의 여행은 내가 아닌 너를 위해 떠나는 것에 초점을 맞춰보면 어떨까?
필자의 예를 들어 순천시 낙안이라는 지역에 여행 와서 101년 전 일제에 의해 강제로 폐군 돼 한 형제가 갈린 억울하고 서러운 사연을 함께하고 지역과 마을의 가치를 좀 더 높이기 위해 야생화단지를 만드는 것에 조언을 했던 것을 보람으로 느끼듯이 여행의 보람을 내가 그 지역에 뭔가 기여했구나 하는 것에서 찾아보면 어떨까?
마을을 방문해 장황하게 설명해야 했던 부분들, '바이크올레꾼' 그게 뭐요? 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들, 많은 사람들이 의미를 바르게 해석하고 폭이 넓어져 '바이크올레꾼입니다'라는 말에 곧바로 "환영합니다"라는 화답의 말이 산간벽지까지 바로 곁으로 찾아들어가는 바이크처럼 깊이 전파되길 기원한다.
2010.03.06 17:32 | ⓒ 2010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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