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 살리기 사업으로 금강 물고기 떼죽음?

1월엔 떼죽음 당한 수천 마리 발견, 이번엔 웅덩이에 갇혀... 관계기관 "4대강 사업과 무관"

등록 2010.03.16 10:20수정 2010.03.16 10:20
0
원고료로 응원
a  15일 오후 5시 경, 금강정비사업이 한창인 충남 공주시 웅진동 금강보 건설 현장에서 공사 인부들이 물웅덩이에 갇혀 있던 물고기를 잡아 옮기고 있다.

15일 오후 5시 경, 금강정비사업이 한창인 충남 공주시 웅진동 금강보 건설 현장에서 공사 인부들이 물웅덩이에 갇혀 있던 물고기를 잡아 옮기고 있다. ⓒ 제보사진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금강 물고기가 떼죽음 위험에 내몰리고 있다. 지난 1월 금강살리기사업 현장에서는 수천 마리의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한 바 있다.   

15일 오후 5시 무렵 <오마이뉴스> 등에 익명의 한 공주시민으로부터 "금강정비사업 추진 현장에서 건설사 인부들이 웅덩이에 갇혀 폐사위기에 있는 물고기를 잡아 옮기고 있다"는 제보가 접수됐다. 

기자들이 뒤늦게 충남 공주시 웅진동 금강보 건설 현장에 도착했지만 그때까지도 건설사 인부들은 웅덩이에 갇힌 물고기를 손그물로 잡아 금강 본류로 옮기고 있었다. 또 다른 인부들은 포클레인을 이용해 웅덩이 물길을 샛수로 쪽으로 유인하는 방법으로 급히 어도를 만들고 있었다.

a  충남 공주시 웅진동 금강보 건설 현장. 작업하던 인부가 물웅덩이에 갇혀 있던 물고기를 잡아 금강본류로 옮기고 있다.

충남 공주시 웅진동 금강보 건설 현장. 작업하던 인부가 물웅덩이에 갇혀 있던 물고기를 잡아 금강본류로 옮기고 있다. ⓒ 제보사진


누런 흙탕물로 인해 정확히 가늠하기 어려웠지만 이날 웅덩이에 갇혀 있다가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물고기는 최소 수십 마리에서 수백 마리로 추정되고 있다. 샛수로에는 그보다 훨씬 더 많은 물고기들이 갇혀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또 육안으로도 크고 작은 웅덩이가 여러 개 보였다.

공사 관계자는 샛수로 쪽에 갇혀 있는 물고기 처리에 대해 "지금은 금강 본류의 물 높이가 수로쪽보다 높아 물이 역류해 작업하기 어렵다"며 "본류 물이 줄어들면 (본류 쪽으로) 어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반면 금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비가 내려 물이 불어났다가 빠지면서 공사현장에 있던 작은 웅덩이에 물고기 10여 마리 정도가 갇혀 있다가 방사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공사현장에 크고 작은 웅덩이가 많다"며 "몇 개가 어디에 있는지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대전충남녹색연합 관계자는 "물고기들이 산란기여서 큰 물고기들이 산란을 위해 불어난 물을 타고 샛수로를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산란기 물고기의 경우 흙탕물로 인해 아가미 속에 흙이 들어가 사망하는 경우가 있어 최대한 빨리 물고기를 포획하여 본류에 방류해야 한다"며 대량폐사위험을 우려했다.


a  지난 1월 26일 충남 공주시 신관동 공주대교 및 골재채취 작업장에서 떼죽음을 당한 붕어·대형 잉어 등 물고기.

지난 1월 26일 충남 공주시 신관동 공주대교 및 골재채취 작업장에서 떼죽음을 당한 붕어·대형 잉어 등 물고기. ⓒ 김종술(백제신문 기자)


지난 1월, 물고기 수천 마리 떼죽음... 관계기관 "4대강 사업과는 무관"

실제 지난 1월 26일에는 금강살리기 공사현장인 충남 공주시 신관동 공주대교 및 골재채취 작업장에서 붕어·대형 잉어 등 물고기 수천 마리가 떼죽음을 당한 바 있다. 당시 육안으로 확인된 폐사한 물고기만 수백 마리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금강살리기 공사의 일환으로 대책 마련 없이 백제큰다리 보를 트면서 수심이 낮아졌고 한파로 얼음이 얼면서 물고기들이 산소가 부족해 떼죽음을 당한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금강유역환경청은 "공주시가 골재채취를 위해 설치한 가물막이 보로 인해 물고기들이 고립돼 폐사한 것"이라며 4대강 사업과 무관하다는 엇갈린 진단을 내놓았다.

대전충남녹색연합 관계자는 "정부의 금강살리기 사업이 오히려 금강에 사는 생명체의 죽음과 재앙을 몰고 오는 사업임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며 중단을 촉구했다.

a  지난 1월 26일 충남 공주시 신관동 공주대교 및 골재채취 작업장에서 떼죽음을 당한 붕어·대형 잉어 등 물고기.

지난 1월 26일 충남 공주시 신관동 공주대교 및 골재채취 작업장에서 떼죽음을 당한 붕어·대형 잉어 등 물고기. ⓒ 김종술(벡제신문 기자)


#금강살리기 #4대 강 #금강물고기 #떼죽음 #금강유역환경청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김건희·채상병특검법 부결, 여당 4표 이탈 '균열' 김건희·채상병특검법 부결,  여당 4표 이탈 '균열'
  2. 2 한국만 둔감하다...포스코 떠나는 해외 투자기관들 한국만 둔감하다...포스코 떠나는 해외 투자기관들
  3. 3 [이충재 칼럼] 윤 대통령, 너무 겁이 없다 [이충재 칼럼] 윤 대통령, 너무 겁이 없다
  4. 4 "KBS 풀어주고 이재명 쪽으로" 위증교사 마지막 재판의 녹음파일 "KBS 풀어주고 이재명 쪽으로" 위증교사 마지막 재판의 녹음파일
  5. 5 "이러다 임오군란 일어나겠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대통령 "이러다 임오군란 일어나겠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대통령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