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밥공장에 팔기 위해 이 소중한 나무를 베었다고? 이게 전부일까요? 다른 숨겨진 이유는 없는 것일까요?
최병성
그러나 과연 이게 타당성 있는 말일까요? 톱밥공장에 나무를 팔아봐야 수지타산이 맞지 않습니다. 안동에서 이곳 상주까지 굴착기와 트럭을 동원하여 여러 날 작업할 경우 중장비 사용 경비가 절대 나오지 않습니다. 톱밥으로 만든 퇴비는 아주 저렴합니다. 그래서 톱밥공장에 반입되는 나무들은 산불 등으로 인해 잘려나가는 쓸모없는 나무들을 사용합니다. 중장비를 동원하여 생으로 나무를 자를 경우 전혀 수지타산이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건축용으로 사용하는 반듯한 나무라면 몰라도, 톱밥용 나무를 위해 중장비를 동원했다는 것은 결코 올바른 해명이 될 수 없습니다.
강변을 따라 길게 이어진 아름드리 버드나무를 베어내려면 하루 이틀로는 되지 않습니다. 전기톱으로 나무를 베어낸다고 하지만, 꽤 오랜 시간이 소요됩니다. '강과 습지를 사랑하는 상주사람들'의 이국진 사무국장도 벌목이 지난해 말부터 진행되었다고 증언하고 있습니다.
수지타산을 떠나 벌목이 이뤄진 곳은 낙동강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곳입니다. 여기에 <상도> 촬영지가 있어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입니다.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된 곳인데, 벌목한 남씨가 아무리 강심장이라고 한들 과연 이렇게 긴 시간동안 나무를 제멋대로 베어낼 수 있었을까요? 남씨 뒤엔 어떤 일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요? 경찰은 이를 분명하게 밝혀내야 할 것입니다.
16일 현장 조사를 한 유원일 창조한국당 의원도 "그저 톱밥용으로 팔기 위해 중장비를 동원해 무단 벌목했다는 것은 수지타산 측면에서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숨겨진 배경이나 또 다른 이유가 없는지 경찰은 소상히 밝혀야 한다"며 "오늘 이 비참한 일이 벌어진 것은 이명박 정부의 무리한 4대강 사업으로 인한 관리부실로 반드시 보존해야 될 버드나무 군락지가 훼손된 것이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색성장 or 녹색파괴? 무단 벌목으로 황폐해진 이곳은 '상주지구 생태하천 조성사업' 구간뿐만 아니라, 상주보가 들어서는 곳으로부터 약 800여m 상류입니다. 상주보 공사 관계자는 자신들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주장합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버드나무 군락의 훼손이 그들의 책임이 아니고 그저 한 개인의 잘못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곳 주변의 다른 4대강 공사 현장은 과연 어떤 현실일까요? 녹색성장을 외치는 4대강공사 현장의 무차별 벌목 현장은 버드나무 훼손보다 더 심각합니다. 낙단보가 세워지는 산언덕은 4대강 사업 건설업자에 의해 벌거숭이가 되었습니다. 이곳은 수십 년생 소나무들과 참나무가 가득했던 곳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나무 밑동만이 이곳에 나무가 있었음을 알려줄 뿐입니다. 이곳 나무들이 왜 모조리 잘려야 하는 것일까요? 전혀 이해할 수 없습니다. 나무가 있으면 보를 세우지 못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