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노조 "이토록 처참하게 유린된 건 처음"

김우룡 이사장 인터뷰 기사 파문... 청와대 측에 진상규명 촉구

등록 2010.03.18 19:12수정 2010.03.18 19:22
0
원고료로 응원
a 청와대는 MBC '조인트 깐' 진상을 밝혀라 MBC 노조는 18일 오후 3시 청운동 주민센터 앞에서 '신동아'에 실린 김우룡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의 발언에 대해 규탄하고 진상을 밝힐 것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청와대는 MBC '조인트 깐' 진상을 밝혀라 MBC 노조는 18일 오후 3시 청운동 주민센터 앞에서 '신동아'에 실린 김우룡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의 발언에 대해 규탄하고 진상을 밝힐 것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 오대양


"'신동아'에 실린 김우룡 이사장의 인터뷰를 보고 사극을 보는 듯했습니다."

발언에 나선 이춘근 MBC PD는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으로 청와대 쪽을 돌아봤다.

"'조인트 까다'는 올바른 표현이 아닙니다. '정강이를 걷어차다'로 고쳐 써 주세요. 이게 무슨 '우리말 나들이'도 아니고. 이 시대에 아직도 그런 천박한 표현을 사용하시는 분이 있다니 정말 놀랍습니다."

18일 오후 3시 MBC 노조원 20여 명은 청운동 주민센터에 모여 <신동아>에 실린 김우룡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이사장의 발언에 대해 규탄하고 진상을 밝힐 것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신동아> 4월호는 "김재철 사장이 '큰 집'에 불려가 '조인트를 까이고' MBC 내부의 좌파를 청소했다"는 김 이사장의 발언을 보도해 파장을 일으켰다.

MBC 노조원들은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억장이 무너진다"며 "MBC가 이토록 처참하게 유린된 것은 처음"이라고 탄식했다.

또 "군부독재시대에도 정권의 언론사 인사 개입을 이렇게 대놓고 떠벌인 적은 없었다"며 "치부를 정권의 치적인양 과시한 것은 공영방송과 국민을 우습게 본 것"이라고 강도높게 규탄했다.


이들은 "김 이사장 스스로가 'MBC 시나리오 주도한 이명박 정부', '정권의 꼭두각시 노릇한 방문진', 'MBC의 양심 쓸어내는 청소부 김재철 사장', 세 가지를 증명한 꼴"이라며 "김재철 사장은 청와대 누구의 지시받았는지 밝히고 퇴진하라"라고 요구했다.

"참을 수 없는 모멸감과 분노", 김재철 MBC 사장 퇴진 요구


a 이근행 노조위원장과 이춘근 PD 이근행 MBC 노조위원장은 "참을 수 없는 모멸감과 분노를 느낀다"며 "현 정부는 언론에 대한 테러를 고하고 국민에 사죄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근행 노조위원장과 이춘근 PD 이근행 MBC 노조위원장은 "참을 수 없는 모멸감과 분노를 느낀다"며 "현 정부는 언론에 대한 테러를 고하고 국민에 사죄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 오대양


이근행 MBC 노조위원장은 "참을 수 없는 모멸감과 분노를 느낀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 위원장은 "방문진이 뉴라이트 인사로 대거 교체된 이후 자행한 지난 8개월 간의 탄압들은 '큰집'인 현정부에 의해 조종되었던 것으로 드러났다"며 "김 이사장은 이것이 죄인지도 모르고 정권의 장단에 놀아나며 떠들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지난 4일 윤혁 TV제작본부장과 황희만 보도본부장를 퇴진시킨 데 이어 MBC 노조는 반드시 김 이사장을 몰아 낼 것"이라며 "현 정부도 최소한 상식있는 정권이라면 언론에 대한 테러를 고하고 국민에 사죄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어 발언에 나선 신용우 교섭쟁의국장은 "MBC의 방송은 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방송으로 국민들의 사랑을 받아 왔다"며 "정권의 MBC 인사 개입은 이러한 공영방송 MBC의 프로그램 전체에 영향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 국장은 "김 이사장의 발언이 기자와의 인터뷰라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나온 것인 만큼 말하기까지 직접 목격하고 전해들은 진실이 있었을 것"이라며 "청와대에서 김 이사장의 '조인트를 깐' 사람은 누구인가 반드시 파헤쳐 달라"고 촉구했다.

PD수첩 진상조사 "진상 떠는 사람들만 찾아내 주세요"

MBC 'PD수첩' 광우병 관련 보도로 수사를 받았던 이춘근 PD도 말문을 열었다.

이 피디는 "MBC의 방송이 '막말하는 방송'이라고 하고서 스스로가 막말하는 방문진을 어떻게 수장으로 두고 함께 일할 수 있겠나"며 "끝까지 잘못을 지적하고 방문진이 잘할 수 있을 때까지 낱낱이 고발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김재철 사장이 언급한 PD수첩 진상조사에 대해 "이미 1심을 통해 무죄판결을 받고 2심이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 사측에서 진상조사를 하겠다는 것은 터무니 없다"며 "진상조사를 통해 '진상'떠는 사람들만 잘 찾아내면 되겠다"고 비꼬았다.
#MBC 노조 #신동아 #김우룡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최근 알게 된 '평생직장', 정년도 은퇴도 없답니다 최근 알게 된 '평생직장', 정년도 은퇴도 없답니다
  2. 2 경남, 박근혜 탄핵 이후 최대 집회 "윤석열 퇴진" 경남, 박근혜 탄핵 이후 최대 집회 "윤석열 퇴진"
  3. 3 "은퇴 하면 뭐 하고 살거냐?" 그만 좀 물어봐요 "은퇴 하면 뭐 하고 살거냐?" 그만 좀 물어봐요
  4. 4 임종 앞둔 아버지, '앙금'만 쌓인 세 딸들의 속내 임종 앞둔 아버지, '앙금'만 쌓인 세 딸들의 속내
  5. 5 "V1, V2 윤건희 정권 퇴진하라" 숭례문~용산 행진 "V1, V2 윤건희 정권 퇴진하라" 숭례문~용산 행진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