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음악회 팸플릿 제작 비용, KBS 예산 편성"

이병철 탄생기념 논란 KBS <열린음악회> '방영금지가처분' 재판 열려

등록 2010.04.01 17:40수정 2010.04.02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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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음악회> 홍보 포스터. 'KBS 열린음악회' 타이틀 아래 들어가 있는 부제 '호암 이병철 회장 탄생 100주년 기념" ⓒ 최지용

<열린음악회> 홍보 포스터. 'KBS 열린음악회' 타이틀 아래 들어가 있는 부제 '호암 이병철 회장 탄생 100주년 기념" ⓒ 최지용

KBS <열린음악회>가 고 이병철 전 삼성그룹 회장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내용의 방송을 촬영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진보신당(신청인 정종권 진보신당 부대표)이 제출한 'KBS 열린음악회'에 대한 '방영금지가처분' 재판이 지난달 31일 서울남부지방법원(민사51부)에서 열렸다.

 

진보신당 정종권 부대표는 '방영금지가처분' 신청한 소장과 이날 열린 심문 재판에서 "열린음악회 초대권과 팸플릿, 그리고 부산 시내에 걸린 현수막에 이병철 탄생 100주년 기념 열린음악회라는 것이 버젓이 표기되어 있음이 확인되었다"고 주장했다.

 

신청인 정종권 부대표는 "심지어 지난 3월 24일 부산시가 배포한 '열린음악회' 보도자료에는'호암 이병철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부산의 대표적인 기업의 하나인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이 주관하며 오는 4월 4일 방영될 예정이다'라고 명시되어 있다"며 "가처분 신청서에 이미 초대권과 현수막의 사진, 그리고 이미 27일 녹화 전에 기사화되었던 언론의 기사까지 제출하였다"고 밝혔다. 

 

정 부대표는 "언론에 따르면 부산시 관계자가 '삼성그룹 차원에서 호암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전국 주요 도시에서 문화행사를 기획하는 것으로 안다'며 '그에 따른 일환으로 신세계 센텀시티점이 KBS의 '열린음악회'를 추진했고 보도자료 역시 거기에 근거해 작성했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KBS는 재판부에 제출한 답변서와 이날 재판에서 "열린음악회 초대권과 팸플릿에 이병철 탄생 100주년 기념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은 KBS와 관계없이 신세계와 부산시가 사전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기재하여 배포했다"고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 했다.

 

KBS는 "이병철 탄생 100주년 기념이라는 초대권과 팸플릿 등의 내용은 27일 녹화 현장에 가서야 알았다"고 주장하면서, "방영될 열린음악회 본 프로그램에서는 삼성이나 이병철 회장과 관련하여 언급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날 심문에서 재판부는 "협찬의 의미가 무엇이냐?" "방송분에 이병철 삼성 관련 내용이 나오느냐"고 물었고, KBS는 "행사 자체가 이병철과 원래 무관했고, 티켓 소동도 KBS와 무관한 신세계의 잘못으로 KBS도 항의를 했다"고 하면서, "당초 방송될 편집에는 이병철과 삼성관련 언급이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4월 5일까지 추가로 제출할 자료나 증거가 있으면 제출하라는 말과 함께 이날 심문을 종결했다.

 

한편 KBS는 "4월4일 방송 예정이었던 '열린음악회'는 천안암 침몰사태로 국민정서를 고려해 가요와 코미디프로그램 등을 대체 편성하면서 연기하겠다"고 31일 밝혔다.

 

언론노조 KBS 본부, '열린음악회' 팸플릿 초대권제작 비용 KBS 예산 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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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음악회> 안내책자에 나온 이병철 전 회장과 이명희 신세계 회장 ⓒ 최지용

<열린음악회> 안내책자에 나온 이병철 전 회장과 이명희 신세계 회장 ⓒ 최지용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엄경철)는 지난달 31일 성명서를 통해 "재벌 회장의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주문자생산방식(OEM)으로 제작된 <열린음악회>에 대해 네티즌과 시청자의 비판이 거세지자 사측이 궁색한 변명으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이날 성명서에서 "언론노조 KBS본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열린음악회> 제작비 중에는 '팸플릿, 초대권 제작' 항목에 600만 원이 잡혀 있었다"며 "문제의 이병철 생일기념 열린음악회의 초대장과 팸플릿이 부산시와 신세계에 의해 일방적으로 배포됐다는 사측의 공식적 해명은 전혀 설득력 없는 대목"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실제로 문제의 초대장과 팸플릿이 제작비에서 집행되었다면 KBS 예산으로 '이병철 탄생 100주년'을 홍보한 셈"이라고 폭로했다.

 

KBS 본부는 이어 "언론노조 KBS본부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당일 녹화현장에서는 진행자와 출연가수들에게 '이병철 생일'과 관련한 코멘트를 하도록 요구하는 담당제작자의 주문이 있었고, 실제로 수천여 청중이 모인 당일 녹화현장에서 MC와 출연가수들은 낯 뜨거운 코멘트를 스스럼없이 행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또 "신세계에서 협찬금을 받은 것부터 홍보 과정과 실제 녹화에 이르기까지 '이병철 생일'을 기념하고자 하는 신세계의 주문이 관철되었는데도 KBS는 아무런 책임이 없고, 나중에 편집만 하면 된다는 식"이라며 "얼렁뚱땅 넘어갈 일이 결코 아닌 것"이라고 지적했다.

2010.04.01 17:40 ⓒ 2010 OhmyNews
#KBS 열린음악회 #삼성 이병철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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