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도 완벽하면 어둡지 않습니다

[시] 이 완벽한 이별

등록 2010.04.03 14:13수정 2010.04.03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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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완벽한 이별

 

 

한 사람

무너지는 세상 같던 그 사람의 무덤을 본 날

한 시절이 비워진 막막한 하늘 아래

만개한 개나리 무리를 보았습니다

 

갓 수태된 슬픔의 눈물방울 같은 꽃

멀리서 바라보니 꽃잎들이 부풀어

우리 걸어온 길에 노란 꽃등을 답니다

 

사람은 가고 없는데

천지는 왜 이리도 환하며

나무는 어쩌자고 삶의 역사를 다시 펼치는지요

힘들다 무겁다 천 번 만 번 버렸던 세상

혹시라도 그 사람 어디선가 나를 볼까

오늘은

눈동자에 힘주고 쓸어안아 봅니다

 

꽃빛이 타오르는 허공이 깊습니다

울음도 정지되는 이 가파른 시간에

나 숨쉬는 자리마다

지천에 분분한 그의 모습

두 몫의 인생이 개나리 꽃잎 사이로

불을 켜는 게 보입니다

 

슬픔도 완벽하면 어둡지 않습니다                  

                    

                       서석화 <이 완벽한 이별> 전문

 

 

사랑에 입 다물지 말라.

그리움 감추려 차가운 등만 보이지도 말라.

솟구치는 그 이름, 사약 마시듯 울며 삼키지도 말라.

그러다

그의 무덤을 보게 되는... 기가 막힌 풍경 속에...

어느날... 목놓아 그 이름 불러도 무덤 풀만 흔들리는...

슬픔과 마주치게 되더라...........!

2010.04.03 14:13ⓒ 2010 OhmyNews
#무덤 #이별 #개나리 #어둠 #완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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