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장악하려고 해도 썩고 곯아서 터질 것"

[인터뷰] CBS 전 보도국장 민경중

등록 2010.04.07 14:01수정 2021.01.12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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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중 CBS 전 보도국장은 현재 진행되는 정권 차원의 언론장악이 어떻게 될 것으로 보냐는 질문에 "우리 사회가 이미 거대한 민주화의 흐름에 있기 때문에 언론을 장악하려 해도 일시적으로 장악처럼 보이겠지만, 결국 썩고 곯아서 터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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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이 정권에 좋은소리 들으면 비판 기능 사라져 민경중 전 보도국장은 언론이 정권에게 좋은 소리를 들으면 비판기능이 사라진다며 CBS는 어느 정권에서도 좋은 소리를 못들었다고 하였다. ⓒ 이영광


지난 2일 CBS사옥에서 만난 민경중 전 보도국장은 보도국장을 마친 소감을 묻는 질문에 "마치 오랫동안 사귀어 오던 애인과 잠시 떨어져 있는 기분"이라고 밝혔다.

민 전 국장은 "CBS는 어느 정권에서도 좋은 소리를 듣지 못했다"며, "언론이란 정권으로부터 좋은 소리를 듣거나 협력자라는 소리를 듣는 순간 비판 기능이 사라진다"며 정권과 친한 언론에 대해 비판하기도 하였다.

노조위원장으로 파업을 이끌었던 분으로서 타방송사지만 MBC사태에 대해 남다를 것 같은데 어떻게 보는지를 묻자 "MBC노조에 대해 잘 알지 못해 말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MBC 구성원들이 MBC가 추구하는 가치를 위해서는 자기가 가지고 있는 기득권을 버릴 각오가 있어야 한다"고 충고를 하였다.

언론의 미래 환경을 묻는 질문에는 "기자들이 전문성을 갖추지 않으면 생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언론의 형태가 소셜 미디어와 연계되지 않으면 기사 생산도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CBS뉴스가 죽었다는 소리를 듣는데 전 보도국장으로서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과거 CBS뉴스는 비판적이었지만 세련되지는 못 했다"면서 "이제는 비판을 하더라도 세련된 비판을 해야 하지 않겠나. 과거에 했듯이 거친 비판이 약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세련된 비판을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CBS가 종합편성이나 보도PP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 종교편향 문제가 제기 될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CBS가 새로운 것에 진출하려고 할 때마다 나온 말"이라며 "CBS가 커질 경우 반사적으로 피해볼 세력들이 누구냐"고 반문을 하였다. 연세대를 예로 들어 "기독교 학교지만 어느 누구도 연세대를 종교 편향으로 문제 삼지 않는다"고 하며 "기독교적 가치와 정신을 가지고 가지만, 연세대처럼 누구나 포용할 수 있는 것들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다시 현장으로 돌아가 글을 쓰고 방송을 진행하는 것"이라며 인터뷰를 마쳤다.

다음은 민경중 전 보도국장과 인터뷰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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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가 커질 경우 반사적으로 피해 볼 사람이 누구인가? CBS가 종편이나 보도pp를 종교편향으로 공격할 것 같다고 하자 그것은 cbs가 새로운 사업에 진출할 때마다 나오는 말이라며 CBS가 커질 경우 반사적으로 피해보는 사람들이 그렇게 공격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 이영광

- 보도국장 마치신 소감은 어떠세요?
"평생을 그 여자와 사귀어 왔는데 잠깐 여자가 공부하러 떠났기 때문에 기다리는 마음이랄까요. 기자생활이 23년째거든요. 물론 그동안에 다른 것도 했지만, 보도국장은 기자들의 꽃이잖아요. 암튼 2년 동안 잘 마무리하고 크로스 미디어센터라는 새로운 일을 맡았지만, 본업인 글을 쓰고 말을 하는 기자로 다시 돌아갈 날이 있지 않겠어요? 지금이야 떠나 있지만 다시 돌아갈 수 있으리라는 기대을 가지고 있어요."

- 보도국장 임기동안 잘한점과 아쉬운 점을 꼽는다면?
"솔직히 잘한 점 보다는 아쉬운 점이 많아요. 여러 가지 면에서 생각할 때, 100점 만점에 100점을 줄 수 있는지 자문을 하면 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에 시작했을 때 목표가 있었지만 지금은 목표를 다 이루지 못한 아쉬움이 많죠. 그러나 제가 재임했던 2년 동안에 기자협회에서 주는 이달의 기자상을 9번을 수상했어요. 첫 달에 탄 것은 이명박 정부 초대 내각의 재산공개라든지 내각 인물 검증을 할 때 저희가 재산공개 특별취재팀을 구성해서 집중 보도를 했고, 그래서 장관 3명이 바뀌었어요.

그것으로 이달의 기자상을 수상을 했는데 그건 어떻게 보면 권력의 견제와 균형이라는 측면에서 저 개인적으로 우리 기자들이 자랑스럽죠. 또 하나는 천성관 검찰총장 내정자가 물러나게 된 계기가 CBS 노컷뉴스에서 천성관의 부도덕성에 대한 인물검증 기사로 역시 총장 내정자가 그만두게 되었고, 그것으로 이 달의 기자상을 수상했고, 또 한번은 용산참사 당시에 현장에 많은 기자들이 있었음에도 우리 사진기자가 불타는 철거민을 사진찍었어요.

그 기사로 작년에 이달의 기자상과 1년에 한 번 주는 기자상 사진 부분 상을 수상했어요. 그것은 CBS가 과거에 라디오 하나만 있던 시절이 아니고, TV와 인터넷과 신문이 있다 보니 그런 사진상을 수상했다는 것은 굉장히 의미가 있었고요, 한 가지 더 경남CBS 기자들이 작년에 화왕산 산불사고가 났을 때 우리 기자들이 동영상으로 불타는 것을 찍어 한국기자상을 포함해서 삼성 언론대상까지 5개를 수상했어요. 그러니까 라디오로 출발했던 저희 기자들이 사진과 동영상 분야를 작년에 휩쓸었다는 것은 CBS가 얼마나 원 소스 멀티 유즈(하나의 콘텐츠로 여러 매체에 동시 보도)가 많이 발달이 되었고, 우리 기자들이 그만큼 재빠르다는 것을 보여줘서 저 개인적으로는 자랑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 하지만 왜 일반인들은 이런 것을 모를까요?
"글쎄 저는 생각을 달리하는 것은 시대에 따라서 언론의 역할이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해요. 요즘 와서 달라졌지만 김대중·노무현정부 때 할 말은 하는 언론들 또는 보수적인 언론들 누구나 할 수 있는 시대가 됐잖아요. 그러다보니 과거에 민주대 반민주의 구조는 많이 사라졌다고 생각해요. 다만, 이명박 정부 들어와서 또다시 언론을 통제 내지는 우호적으로 바꾸려고 하는 시도가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서 언론들이 어떻게 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봐요.

저희 CBS는 비록 아주 크거나 화려하지는 않지만, 이 세상에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언론 중의 하나고요, 그것을 남들이 알아준다, 알아주지 않는다는 것은 결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흔히 과거에 KBS가 큰 언론사였지만, 한때는 시청료 거부 운동을 했잖아요. 그것은 규모가 크고 화려하고, 잘 알려져 있다고 좋은 언론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CBS의 언론도 비록 SBS처럼 돈을 많이 받거나 매체가 화려하지는 않지만 충분히 나름대로 역할을 하고 있고요.

우리가 기독교인들에게 CBS가 어떠냐고 물으면 'CBS는 너무 비기독교적이다. 왜 일반인들 대상으로 유행가도 틀고 뉴스도 하고 설교 말씀도 잘 안하고 그러느냐?'라고 말하고, 비기독교인들을 만나면 '기독교방송은 왜 이렇게 기독교적이냐? 맨 설교 하고, 기독교 옹호나 하고 목사들이 잘못해도 비판하지 않는다'라고 말해요. 이것은 어떻게 보면 굉장히 이율배반적인 것이죠. 저희는 기독교적인 것은 기독교 매체로서 충실히 가야 된다. 그래서 CBS적인 성격이 있고, 또하나는 언론 부분에서는 노컷뉴스의 분야로 나눠서 가려고 하고 있지만 현재는 그 중간 단계에 있다고 생각해요." 

- 한국 언론을 보면 보수쪽엔 조중동이 있고, 진보쪽엔 한겨레, 경향, 오마이가 있잖아요. 근데 왜 노컷뉴스는 어느 쪽에도 안 들어 갈까요?
"노컷뉴스는 한번도 보수나 이런 쪽으로 갔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런데 가만히 보면 진보와 보수를 봤을 때 노무현 정부때 한겨레나 오마이를 어떻게 생각하세요? 진봅니까? 그러니까 진보와 보수라고 하는 것은 이념적인 부분에서 어떻게 보면 저희같은 경우는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고 생각해요. 한겨레 같은 경우 노무현 정부나 DJ정부 시절에 보수신문과 정권과 싸우다 보니까 어느 쪽에 편을 들어야 한단 말이예요. 한겨레 같은 경우는 때로는 한겨레 자체가 기사를 써야 될 때에 못 썼던 때가 있어요. 비판을 해야 될 때 비판을 못했던 경우도 있었어요. 그러나 CBS는 정권에게 한 번도 좋은 소리를 못 들었어요. 솔직히 말해서 군부독재 시절이나, 김영삼 정부 시절이나 김대중·노무현 정부시절에도 저희는 좋은 소리를 못 들었어요."

- 지난 민주 정부라 불리는 때는 우호적이지 않았나요?
"그렇지 않았어요, 왜 그렇게 말하냐면 노무현 정부때 저희가 경민방송을 하려고 했잖아요. 그런데 OBS가 CBS로 가는 것을 정권에서 방해했어요. 그 말은 뭐냐면 CBS는 어느 정권에서도 좋은 얘기를 못 들었다는 것이죠. 나중에 말을 들으니까 노무현 정부에서도 가령 CBS가 지방선거 때 박근혜 전 대표가 칼 맞은 사진이라든지, 정동영 의원의 노인폄하 발언이라든지 대선때 삼성으로부터 노무현 대통령 30억 수수라든지 이런 것을 저희가 특종을 했어요. 그리고 이명박 정부 들어서도 3명의 장관과 검찰총장 날려서 이명박 정부도 CBS가 우호적이지 않고 CBS·노컷뉴스가 왜 그렇게 정부 비판적이냐고 해요.

사실 어떻게 보면 노무현 정부 때도 정권으로부터 좋은 소리를 못 들었고, 현 정부에서도 좋은 소리를 못 들어요. 언론이라는 것은 정권으로부터 좋은 소리를 듣거나 협력자라는 소리를 듣는 순간 비판 기능이 사라진다고 봐요. 사실 과거부터 CBS는 여든 야든 비판했어요. 70년대에도 많은 언론들이 박정희 대통령을 찬양할 때 저희는 아니라고 외쳤기 때문에 엄혹한 시절을 겪었듯이 CBS는 어느 정권이 들어서든 비판적인 시각은 유지될 수밖에 없어요.

그것은 이어져 내려오는 기독교의 정신이죠. 예수님이 가난하고 소외되고 병든자들을 위해서 십자가에 못박힌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 측면에서 CBS는 부자로 출발하지 않았어요. 지금도 다른 언론사들에 비해 부자라곤 생각하지 않아요. 그러나 저를 포함해서 후배들 같은 경우는 그런 부분에 있어서 생각 자체가 굉장히 강하기 때문에, 그런 정신들이 일시적으로는 물론 광고라든지 경제적인 부분에서 영향은 받을 수 있겠지만 길게 놓고 보면 CBS의 논조 자체가 시대에 따라 비판적이냐 아니냐를 단기간에 평가 받을 부분은 아니라고 봐요."

- 노컷뉴스가 국장님의 아이디어로 알고 있습니다. 현제 노컷뉴스는 인터넷 언론으로 자리를 잡았잖아요. 노컷뉴스가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원인은 무엇일까요?
"CBS가 라디오만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라디오쪽의 부분들을 매체를 확대해서 인터넷쪽에 연결 시킬까 하다가 노컷뉴스를 만들었고요. 이름이 왜 노컷뉴스냐는 질문을 많이 받아요. 그런데 노컷뉴스는 본래 어떤 의도에서 만들었냐면 박 대통령 시절에 저희가 라디오 하나였지만 취재현장에서 녹음을 해오잖아요. 그럼 여기서 다른 방송사들은 운동권이나 야당 지도자의 목소리를 방송에 못 내보냈어요.

다 잘랐죠. 그런데 저희 선배들은 안 자르고 내보냈어요. 그래서 안 자르다는 의미가 No Cut인 거죠. 그래서 그와같은 CBS 70년대 정신이 그대로 현재까지 이어졌기 때문에 노컷뉴스다. CBS는 결코 진실을 왜곡하거나 자르지 않겠다는 의미로 노컷뉴스를 만들었고요. 노컷뉴스는 노컷 정보보고라든지 이런 것으로 자리를 잡았는데, 조금 더 노력을 해야죠, 지금은 비슷한 매체들의 경쟁이 있잖아요. 그래서 크로스 미디어 쪽에서 앞으로 방법들을 만들 거예요."

- 노컷뉴스가 생길 당시 MBC에서는 아이엠뉴스라고 해서 비슷한 것이 있었고 TV광고까지 했지만 현재는 그것이 있는지조차 모르는데 노컷뉴스는 자리를 잡았지 않습니까?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인터넷은 오마이뉴스의 사례처럼 본회사가 크다고 해서 그것이 그대로 이어지지 않고 새로운 시장으로 보는 것이죠. 저는 노컷뉴스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창출해서 CBS의 과거의 정신은 가져오되 CBS에 기대지 않으면서 새로운 브랜드를 창출했기 때문에 성공한 것이고, MBC는 IMBC에서 뉴스 보다는 드라마라든지 수익적인 부분에 치중을 하다 보니까 IMBC의 경우는 존재감이 없는 것이 아닌지 생각되고요. 또하나는 저희CBS는 헝그리 정신을 가지고 있거든요. 무엇인가 배고픔 속에서 투쟁하는 부분이 있는데 MBC는 배가 부르기 때문에 궂이 그런 데까지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하죠."

- 국장님은 2000년쯤 CBS지부 노조위원장을 지내셨지 않습니까? 노조위원장으로 파업을 이끄셔서 타방송사지만 현재 MBC노조를 보시는 것이 남다를 것 같은데 어떠세요?
"MBC노조에 대해서는 잘 몰라서 제가 뭐라고 말할 수는 없어요. 제가 여기서 MBC노조를 이렇다 저렇다 하는 것은 적절하지는 않은 것 같아요. 다만, MBC 구성원들이 MBC가 추구하는 가치를 위해서는 자기가 가지고 있는 기득권을 버릴 각오가 있어야 되거든요. 하지만 과연 기득권을 버릴 각오와 합의가 이뤄져 있는가. 파업을 할 경우에 월급이나 신분상의 불이익, 이런 것에서 오는 두려움 적당한 타협 이런 부분들은 하지 않는지 꼭 일반화 할 건 아니지만 MBC사람들이 스스로 판단할 문제라고 생각하고요, 제가 여기서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것 같아요."

- 정권이 하는 언론장악에 대해 어떻게 될 것으로 보세요?
"언론장악은 정권이 시도하려고 하지만 저는 이미 우리 사회는 거대한 흐름 자체가 민주화의 거대한 물결이 와 있기 때문에 그것을 장악하려고 해도, 일시적인 장악처럼 보이겠지만 결국 그것은 썩고 곯아서 터질 수밖에 없는 사안이고요. 그렇게 된다면 정권 자체의 존립기반에 관한 굉장한 흔들림이 있을 거예요."

- 하지만 지난해 언론법 통과로 그것이 쉬워진 것은 아닌가요?
"언론법을 통해서 법적으로 얼궈 매려는 부분이 있는데, 그런 부분은 국민이 표에 의한 심판으로 나타나리라고 봐요."

- 그러나 언론해서 정부 비판은 하지 않고, 정부 용비어천가를 부르면 국민들은 정부가 잘한다고 생각하지 않을까요?
"이영광씨처럼 언론이 용비어천가를 부르는 것을 다 알잖아요. 국민들이 용비어천가를 부르는 언론이 진실을 손바닥으로 가리는 시도를 아무리 하려고 해도 저는 알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왜냐면 재작년에 촛불을 들었던 사람들 다 어디 갔냐고 그러잖아요. 그때 쏟아져 나왔던 사람들은 누구인가? 저는 촛불이 꺼져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촛불은 각자의 마음 속에 있든 어딘가에서 타오를 수 있는 것이고 그것은 중요하지 않아요.

과거처럼 보수언론이 의제를 설정해서 이끌어 가던 시대는 지났어요. 정부가 일부 특정 언론을 장악해서 여론의 조작을 시도하려고 하겠지만, 그것은 과거의 방식인데 이미 사람들은 의도를 깨닫게 되고 설사 언론이 그렇게 한다고 해도 그것에 대한 대안언론 내지는 그 정도 판단력은 현명한 국민들에게 있고요.

다만, 초기에 이명박 정부에 가졌던 기대들이 무너졌지만 과거처럼 민주혁명에 의해서 정권을 끌어내리거나 아니면 사회적 불안을 감수하면서까지 그것을 퇴진시키고 타도하는 시대는 지났잖아요. 지금은 선거제도를 통해서 갈 수밖에 없는 것이고. 정권교체를 통해서 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촛불 자체가 꺼진 것이 아니고 국민들 각자의 마음속에 촛불은 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가슴 속에 있기 때문에 누가 끄지도 못하죠. 보이는 촛불은 바람 불면 꺼지지만 가슴 속에 있는 촛불은 누가 끄지도 못하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언론이 용비어천가를 부르고 진실을 왜곡하기 때문에 국민들이 모르지 않겠느냐라고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거꾸로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국민들이 더 잘 알 수 있는 것이죠. 그 정도는 현명한 생각들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최근에 여러 가지 보도들을 보면 천안안 사건이 일어났을 때 언론보도 보다는 일반 네티즌이나, 트위터에 있는 사람들이 더 전문가적이고 언론보다 의문점을 앞서가는 부분들이 있거든요. 그것은 집단 지성의 힘이 과거에 언론이  어젠다를 맘대로 설정하고 끌고 나갔던 역할을 대신한다고 봐요. 집단 지성의 힘이 존재하는 한 현재의 상황에서 언론이 진실을 가리고 싶어도 가릴 수 없어요. 저는 과거와는 달리 언론에 의존하는 부분들이 퇴색되어 있기 때문에 많이 달라지리라고 보는 것이죠."

- 사회부 기자를 오래 하신 것으로 알아요. 요즘 사형제 문제가 다시 뜨거운데 여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사형제는 이중적인 것 같아요. 저는 딸이 둘인데 지난번에 그런 사건들이 나면 부모의 입장에서 사형제를 찬성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미국같은 경우도 사형제에 대한 논란이 많이 있잖아요 기독교국가긴 하지만 유럽국가들이 아무리 뭐라고 해도 사형제를 집행하는 주도 있고 하지 않는 주도 있잖아요. 저는 아직까지는 법감정이 앞서기 때문에 부모된 입장에서 잔혹한 범죄에 대해서는 사형제 존치에 대해서 아직까지는 찬성 입장이죠."

-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서만 소식을 접했는데 현재는 인터넷의 등장으로 언론이 다양하잖아요. 언론환경의 미래 어떻게 될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전통적인 기자나 언론은 많이 사라질 것 같아요. 지금 전문 블로거들이 굉장히 강해졌거든요. 최근에 기업체 사람을 만났더니 언론사에 대한 광고를 갈수록 줄여가고 오히려 트위터라든지 쇼셜네트워크서비스를 하는 사이트에 광고를 하거나 파워 블로거 사이트에 광고를 하거나 영향력 있는 사람들에게 지원을 하는 그런 마케팅 광고를 많이 하고 있다고 그래요, 앞으로 그런 쪽으로 바뀌게 될 것 같고요.

물론 언론사가 콘텐츠를 생산하는 기능은 계속 가져가겠지만 언론사 내부에서 기자들도 전문성을 갖추지 않으면 생존하기가 어려울 거예요. 그러니까 일반적으로 대학 졸업하고 입사하는 것이 아니라 스페셜한 기자들이 나오지 않겠느냐 생각하고요, 기술적으로 보면 중간현실이나 가상플렛폼 같은 것들이 있잖아요. 언론의 형태가 소셜미디어와 연계되지 않으면 기사 생산도 어려울 수 있어요. 소셜미디어에서 취재아이디어를 얻는 기자들도 많아요."

- 최근들어 cbs 뉴스가 죽었다는 소리를 듣습니다. 보도국장을 얼마전까지 지내신 분으로써 어떻게 생각하세요?
"보도국장을 얼마전까지 했는데 뉴스가 많이 죽었다는 소리를 들으니 책임감을 많이 느끼네요. 그러나 우리가 기자수라든지 여러 가지 장비나 시설면에서 많이 열악한 점이 있어요. 하지만 처음에 말씀 드렸듯이 70년대와 비교하는 것은 어려운 것같아요. 70년대 운동권이었던 사람들이 한나라당 국회의원을 하잖아요. 그래서 민주대 반민주라는 이분법적 구조는 많이 깨졌다고 봐요. 과거에는 CBS뉴스도 비판적이지만 세련되지 못했다는 소리를 들었어요. 그런데 저희는 비판을 하더라도 이제는 세련된 비판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것이죠.

예를 들면 70년대 저희가 큰 것을 한 것은 아니예요. 남들이 대통령을 비판하는 소리를 못 내보낼 때 저희는 조금이라도 남들과 달리하면 '아 CBS는 대단했다'라고 했죠. 그런데 지금 생각하면 별 것도 아닌 것이예요. 오히려 어떤 부분에서는 지금이 더 권력보다도 경제권력에 대해 비판을 못하는 부분이 더 어려운지 몰라요. 예를 들어 한겨레도 삼성에 대한 광고를 중단했다가 다시 삼성광고를 받아들이잖아요. 그러니까 한겨레도 결코 자본권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들이 오고 있는 것이죠. 그처럼 상황들은 많이 변해요.

그래서 CBS에게 과거처럼 다소 거친 비판을 요구한다면 과거보다 약해진 것은 맞아요. 그런데, 비판을 하더라도 다소 세련된 비판을 해보자는 것이죠. 그러나 저희가 비판에 대한 스킬이랄까 팩트를 집어내는 것이 예전보다 더 어려워졌어요. 예전에는 내부 제보자라든지 양심이 있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지금은 공익적 제보를 할 경우에는 자기가 잃은 것이 너무 많은 거예요. 그러니까 그런 것을 자기도 누리면서 같이 공동 범죄로 가는 경우들이 많다 보니까 그런 제보들이 적어졌어요.

또하나는 그런 것을 장악하는 데에도 기술이 세련되어져서 기자들이 알아내기가 과거보다 쉽지 않은 그런 스킬이 있기 때문에 단순히 팩트를 가지지 않고 '대통령은 언론을 장악하려고 한다. 그래서 독재정권이다' 비판을 할 수는 있는데 거기에 따른 근거가 있어야 할 것 아니예요.

단순히 장악하려고 했다가 아니고 '최시중 위원장이 몇월 며칠 몇시에 어떤 문건에서 어떤 지시를 해서 뭔가 했다'라고 하는 구체적인 근거가 있어야 비판을 할 수 있는데 그런 부분을 모르면 못하죠. 근데 그런 부분들은 조직이 크고 정보량이 많은 조직들이라면 가능하겠죠. 오마이뉴스도 과거에 시민들의 제보에 의해서 했지만 최근에 기능이 약화된 것은 정보를 취득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비판적인 보도를 안 하려고가 아니고 정보가 없기 때문에 약해진 것처럼 보이는 것이죠. 그러나 결코 그것을 알고 있으면서 손바닥으로 가리고 보도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니죠."

- 신임보도국장 선임에 관해 노조가 반발하던데 국장님은 어떻게 보고 계세요?
"이건 제가 직전 보도국장이라 뭐라고 말할 수가 없어요. 지금 잘 마무리 되가는 것 같아요."

- CBS는 종합PP나 보도전문PP를 원하는 것으로 알아요. 하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서 쉽지 않을 뿐더러 이들 중 하나 사업자에 선정된다 하더라도 종교편향 문제로 경쟁자들은 공격할텐데 여기에 어떻게 생각 하세요?
"저희 CBS는 CBS의 기본 가치가 기독교적 정신을 바탕으로 했다는 것을 저는 부인하지 않아요. 그러나 내가 신념에 의해서 믿는 신앙과 그 신앙을 다른 종교를 배타시키거나 배척하거나 남들을 적으로 돌리거나 아니면 우리기독교기 때문에 기독교만을 옹호하려는 생각은 추호도 없어요.

만약 저희가 세습문제라든지 이런 것을 보도했을 때, 많은 보수적인 목회자들은 'CBS가 왜 안 도와주고 우리를 비판하나'고 하지만 저는 CBS가 하나님을 빽으로 두는 기독교방송이긴 하지만 정의와 공의의 하나님이기 때문에 세습이나 대형교회화에 대해 비판을 할 수 있다고 보거든요. 그래야 진정한 내눈의 들보를 봐야 남의 눈의 들보도 보는 것과 같은 것이요. 그런 정신들이 지금까지 있어 왔고요.

종교적인 편향문제는 CBS가 어떤 새로운 매체가 탄생할 때 마다 그것을 문제로 클레임을 거는 세력들이 있다고 생각해요. CBS가 매체적 영향력이 커질 경우에 그것으로 인해 반사적인 피해들 입을 만한 세력들이 누군가? 예를 들어 전에 CBS가 OBS로 진출하려고 할 때 SBS가 굉장히 경계를 했거든요. 로비도 많이 했고, CBS가 커질 경우에는 막강한 경쟁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그럴 때마다 말하는 것은 'CBS는 종교적이다. 또는 종교편향적이다'라고 하는데 그러면 SBS는 모체가 건설업자죠? 태영건설이라는 건설업자가 과연 도덕적 기준이 종교를 갖고 있는 기독교방송 보다 높나요? 그거야말로 특정한 영역을 위한 개인 소유 회사 아니예요?

공익적인 목적을 한다는 측면에서는 훨씬 도덕적으로 종교를 갖고 있는 것이 부끄러운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저희는 CBS가 크리스찬만을 위한 방송이나 넌크리스찬만을 위한 방송도 아니라고 생각해요. CBS가 지향하는 것은 기독교적 소양을 바탕으로 비기독교인과 기독교인이 같이 어울어지는 방송을 하려는 것이예요.

그런데 자칫 잘못하면 양쪽으로부터 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죠. 그래서 종편PP나 보도PP를 얼마든지 CBS가 가지왔던 종교편향이 문제가 안 되는데 문제는 대개 이런 허가 문제가 재기 될 때마다 CBS가 갖고 있는 단점이 그거라고 보고 경쟁자들자들 말을 하는 것이죠.

우리가 연세대나 이화여대를 '저기는 종교학교 아니냐?', 혹은 '종교편향적인 학교 아니냐?'고 하는 사람 아무도 얘기하지 안잖아요.  CBS는 1954년에 외국 선교사가 설립했지만 당시에 CBS가 일반인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종교편향이 있다고 아무도 말하지 않았어요. 저희는 기독교적 가치와 정신을 가지고 갈 거예요. 다만, 연세대처럼 누구나 포용할 수 있는 그런것들을 만들어 낼 것이고요. 저희는 종교편향성 문제는 결코 문제될 것이 없다고 생각해요."

- 하지만 이명박 정부가 기독교편향이라 줬다는 말이 나올 듯 한데
"기본적으로 MB정권이 CBS를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요(웃음). 진실은 통하기 때문에 진정성을 가지고 가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그부분은 언론의 본연의 임무인 MB정권에 대해서든 뭐든 언론이 가지고 있는 공정항 비판 기능과 그런부분들을 계속적으로 살려내면서 본연의 임무를 하면 그런 오해는 불식되지 않을까 생각하죠. 그걸 MB정권이 기독교와 가까우니까 설사 허가를 받았다고 그것을 특혜라고 공격할 수도 있죠. 그러나 저희는 정권에 구걸하거나 그렇다고 해서 저희가 MB정권에 친정부적이여서 그매체를 따려고 하지는 않을 거예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가 언론의 기능을 수행하냐에 달려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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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침몰은 지금보다 앞으로가 더 중요 민국장은 천안함 사태는 미국의 예를 들어 지금보다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관심을 가질 것을 당부 했다. ⓒ 이영광


- 이번에 cbs가 중앙일보와 80년에 있었던 언론통폐합에 대해 공동대처 하기로 한 것으로 알아요. 이에 대해 진보 측에서는 비판이 있던데 어떻게 보세요?
"이것은 특별히 의도가 있어서는 아니고요. 원래 80년에 언론 통폐합에 의해 피해보상을 하는데에 실무적으로 같이 하는 것이예요. 시사평론가 김용민씨가 자신의 트위터에 이것 관련해서 '중앙일보는 보도나 종편PP를 욕루할 것이고 CBS 금전적 보상을 요구할텐데 이용당하는 것은 아닌지'라는 글을 올렸던데 그렇지 않도록 저희는 할 것이고요.

언론 통폐합으로 저희가 실질적으로 광고나 이런 부분에 있어서 손해를 봤던 부분들이 있고, 위에 얘기한 종교편향 문제가 80년 이전만 해도 그런 적이 없어요. 그런데 7년 동안 광고와 뉴스 기능을 빼앗아 가면서 '니네는 종교방송이니까 종교만 해라'라고 함으로써 CBS의 발전이 7년 동안 정체가 되었던 것이예요. 그것에 대한 진상 보고서가 마침 나왔길래 그렇다면 이것을 바탕으로 해서 우리가 앞으로 보도채널을 하든 다른 것을 하든 불이익을 받지 않아야 할 것 아닙니까?

그리고 과거사에 대한 피해보상은 많이 이뤄졌는데 언론 통폐합 같은 경우는 정부가 보상이 이뤼지지 않았지만 마침 진실과 화해위원회서 해서 이 제안을 중앙일보에게만 한 것이 아니고 동아일보나 기타 언론사들에게 같이 하자고 했지만 그중에 중앙일보 같이 하겠다고 동의 했기 때문에 한 것이지 어떤 특별한 의도가 있어서 한 것은 아니예요."

- 천안함 침몰에 대해 잇따른 오보가 있습니다. 같은 언론인으로써 어떻게 보시나요?
"천안함 같은 경우 지금 많은 추측들이 난립하고 있고, 언론이 보도하고 있지만 정보를 통제할 경우 이런부분들을 알아내기가 어려워요. 그런데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진실은 언젠가 밝혀지게 된다는 것이죠. 설사 지금 밝혀지지 않더라도 지금 군이 정보를 왜곡하거나 숨기는 것이 있다고 하더라도, 언제든지 들어날 거예요. 언론인들도 오보나 이런 것에 대해서 반성을 해야 되고요.

다만, 정보가 차단된 속에서 여러 가지 시나리오들이 나오는 것이고, 그런 부분에서 오보가 있었던 것 같은데 그 원인에는 정부가 제대로 된 정보공개를 하지 않는데 있다고 봅니다, 미국같은 경우 이런 사건이 나면 오랫동안 추적을 하는데 우리는 배 인양하고 희생자 찾아내면 흐지부지 되기 때문에 저는 지금보다도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언론이 탐사보도나 이런 것을 통해 진실을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생각합니다."

- 앞으로 계획 말씀해 주세요.
"제 꿈은 전세계를 돌아다니는 여행전문기자예요(웃음). <김찬삼의 세계여행기>라는 책이 있는데 이책을 아버지께서 저 초등학교때 사주셨어요. 이 책을 보면서 세계여행을 꿈꿨어요. 그리고 외교관이 되어야 겠다는 꿈을 꿨었는데, 이책은 57년부터 70년대 초반까지 전세계를 다니면서 쓴 책이거든요. 근데 그 당시 우리나라 사람들은 외국에 못 나갔잖아요.

책의 내용 가운데 60년대 초에 저분이 아프리카를 갔는데 어디서 왔냐고 물어서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너 그렇게 못 사는 나라에서 어떻게 이 아프리카까지 왔냐'라는 얘기을 들었데요. 그리고 '아프리카는 잘 사는 나라인데 우리나라는 왜 이렇게 못 사는지 모르겠다'라는 내용이 있어요. 그런 것을 보면 우리나라도 많이 발전했다는 것을 느끼고, 제가 지금까지 29개국을 갔었는데 기회가 되면 더 많은 나라를 가서 여행전문기자가 되는 것이 꿈이고요. 계획이라면 다시 현장으로 돌아가서 글을 쓰고 방송을 진행하는 것이죠."
덧붙이는 글 본인 개인 블로그와 뉴스앤조이에 동시송고 되었습니다.
#민경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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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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