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유시민' 중재자로 여의도 돌아온 손학규

두 후보와 연쇄회동, 단일화 모색... 정치 재개 신호탄?

등록 2010.04.22 17:00수정 2010.04.26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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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22일 오후 7시 40분]  
 
"야권대연합의 길을 만들기 위해 몸을 사리지 않겠다"던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야권 단일화 협상 좌초 하루 만에 행동개시에 나섰다. 경기지사 선거에 나선 김진표 민주당 후보와 유시민 국민참여당 후보를 차례로 만나 중재 노력을 시작한 것이다.
 
21일 파국을 맞은 '4+4' 야권연대 협상의 책임을 놓고 격한 감정싸움을 벌이고 있는 양 후보 사이에 가교 역할을 하겠다는 손 전 대표의 이 같은 행보가 꽉 막힌 야권 후보 단일화 흐름에 물꼬를 틀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손학규 "유시민-김진표 만나자"
 
a 야권 후보단일화 위해 손학규, 유시민과 회동 야권연대 협상이 결렬된 가운데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유시민 국민참여당 경기도지사 후보를 만나고 있다. 장기 칩거하며 정치권 전면에 나서지 않았던 손 전 대표가 이날 유 후보와의 회동로 계기로 본격적인 지방선거 지원 행보에 나선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야권 후보단일화 위해 손학규, 유시민과 회동 야권연대 협상이 결렬된 가운데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유시민 국민참여당 경기도지사 후보를 만나고 있다. 장기 칩거하며 정치권 전면에 나서지 않았던 손 전 대표가 이날 유 후보와의 회동로 계기로 본격적인 지방선거 지원 행보에 나선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 남소연

▲ 야권 후보단일화 위해 손학규, 유시민과 회동 야권연대 협상이 결렬된 가운데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유시민 국민참여당 경기도지사 후보를 만나고 있다. 장기 칩거하며 정치권 전면에 나서지 않았던 손 전 대표가 이날 유 후보와의 회동로 계기로 본격적인 지방선거 지원 행보에 나선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 남소연

 

춘천에서 칩거 중인 손 전 대표는 22일 서울로 올라와 경기지사 선거에 나선 유시민 국민참여당 후보, 김진표 민주당 후보를 차례로 만났다.

 
이날 만남은 손 전 대표의 요청으로 이루어졌다. 손 전 대표의 한 측근은 "야권단일화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는 소식을 듣고 손 전 대표가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면서 "손 전 대표가 오늘 아침 직접 두 사람에게 만나자고 연락했다"고 밝혔다.
 
손 전 대표는 먼저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유시민 후보와 만났고 곧 이어 오후 3시 30분부터는 김진표 후보와 회동했다. 두 회동 모두 배석자 없이 진행됐으며 후보 단일화 문제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진표 후보는 오후 5시부터 수원에서 일정이 있었음에도 손 전 대표와 1시간이 넘게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회동에서 김진표, 유시민 후보 모두 단일화의 필요성에는 공감을 나타냈다. 유 전 장관으로부터 협상 과정의 어려움과 문제점을 청취한 손 전 대표는 "그래도 김 최고위원과 단일화에 최선을 다하자"고 제안했다. 유 전 장관도 "단일화 필요성에는 절대 공감한다"는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전 대표는 김진표 후보에게도 "서로 진정성을 가지고 신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자"고 제안했다. 이에 김 후보는 "단일화 성사를 위해 노력하겠다, 최종 목표는 단일화"라고 화답했다.
 
손 전 대표의 한 측근은 "김진표, 유시민 후보 모두 단일화 의지를 명백하게 밝혔다"며 "신뢰가 무너진 상황이지만 다시 회복해서 단일화 이끌어 내자는 데 뜻을 같이 했다"고 전했다.
 
그는 "여건만 조성된다면 손 전 대표와 김진표, 유시민 후보가 모두 함께 만나 이야기할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손 전 대표는 앞으로 단일화 성사를 위해 양쪽과 계속 접촉하고 회동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회동에서 손 전 대표는 구체적인 중재안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일단 양측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손 전 대표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을 계획이라는 것이다.
 
손 전 대표는 이날 "이대로 가면 안된다는 안타까움과 조바심에서 (야권 단일화를 위한) 길이 있는지 찾아볼 계획"이라며 "내가 무슨 역할을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상황을 이대로 둬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중재자 손학규, 여의도 정치 복귀하나 
 
a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에서 김진표 경기도지사 후보를 만나고 있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에서 김진표 경기도지사 후보를 만나고 있다. ⓒ 남소연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에서 김진표 경기도지사 후보를 만나고 있다. ⓒ 남소연

정치권에서는 이날 손 전 대표의 적극적인 단일화 중재 행보를 사실상 정치 재개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파국을 맞은 야권연대 협상 국면을 타개하려는 중재 역할이 '여의도 복귀'의 지렛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손 전 대표는 지난 19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야권대연합, 후보 단일화는 시대가 부르는 소명"이라며 "야권대연합의 길을 만들기 위해 나 역시 몸을 사리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단일화 협상 결렬로 야권의 패색이 짙어질 경우, 칩거를 깨고 정치 일선에 복귀하겠다는 약속으로 해석된다. 그 약속대로, 손 전 대표는 야권단일화 협상 결렬 선언 뒤 하루 만에 연쇄 회동을 주선하고 나섰다.
 
현재 실타래가 꼬일대로 꼬인 김진표, 유시민 두 후보간 단일화 문제는 성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김진표 후보는 국회의원직을 사퇴하면서 배수의 진을 쳤고 유시민 후보도 '유시민 펀드'를 통해 선거자금을 40억원이나 차입한 상태로 완주 의지를 다지고 있다. 게다가 야권 연대협상이 깨진 후 김진표-유시민 후보는 날선 공방을 주고 받으면서 기초적인 신뢰 기반 마저 무너진 상태다.
 
하지만 이 같은 비관적 상황이 손 전 대표에게는 오히려 가장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만약 시민사회단체도 포기한 야권단일화를 성사시킨다면, 지방선거는 물론 그 이후에도 손 전 대표의 정치적 입지는 한층 굳건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쇄 회동을 마친 손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야권 단일화라는 국민적 열망에 부응해야 한다는 절박감에 이렇게 나왔다"며 "김진표-유시민 두 후보 모두 단일화 의지와 열망이 강하다는 게 희망의 단초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낙관 섞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만약 그의 공언대로 꺼졌던 단일화 협상의 불씨가 살아난다면 야권은 반전을 노려 볼 만하다. 더구나 손 전 대표가 단일화 된 후보의 지지를 선언한다면 야권으로서는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가 생긴다. 이날의 연쇄 회동이 낳을 열매가 주목받고 있는 이유다.
2010.04.22 17:00ⓒ 2010 OhmyNews
#경기도 #지방선거 #손학규 #김진표 #유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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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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