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민군합동조사단이 예상대로 천안함 침몰을 '북한 어뢰 피격'으로 결론내리면서 정치권이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천안함 사건의 정치적 이용은 안 된다"면서도 대북 강경 메시지를 발표하는 등 보수 결집을 시도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 등 야당은 "현 정권의 안보무능 책임"이라며 지휘라인 문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정몽준 "선거 이용할 생각 없지만...", 북한 비난 '보수 결집' 시도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살려라 경제, 희망캠프' 회의에서 "북한은 단순한 한 척의 배를 공격한 게 아니라 대한민국을 공격한 것이고, 대한민국 국민에 대한 도발을 한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이어 "이번 일은 정전협정 위반이며,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반민족적 범죄행위"라며 "이에 대해 (북한은)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대표는 또 "이제 누구도 부인하기 어려운 명백한 범죄 증거가 나왔다"고 야당의 증거 불충분 주장을 적극 반박했다. 그는 "북한의 소행이 명백한 만큼 이제 하나가 돼야 한다"며 "미, 중, 러 등 국제사회 공조와 협력을 이끌어내도록 총력 외교를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정부의 '천안함 외교'를 뒷받침하는 것과 동시에 국회 차원의 결의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정 대표는 "천안함 사건 대북결의안을 (여야가) 공동 제안하고, 만장일치로 가결시킬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북풍', '선거 공작'이라는 야당의 주장을 의식한 듯 "한나라당은 이번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경쟁은 경쟁이고 선거는 선거다, 이번 사건만큼은 정쟁의 소재가 돼서는 안 된다"고 말하며 야당의 협조를 요구했다.
정세균 "천안함 선거, 역풍 불 것... 내각 총사퇴하라", 공세 수위 최고조
하지만 야당은 천안함 사건이 결국 MB정부의 시나리오대로 흘러가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또 '안보불안론'을 내세운 여당의 보수세 결집을 차단하기 위해 '안보무능론'을 적극 내세웠다.
특히 민주당은 속수무책이었던 천안함 사건에 대한 대통령의 사과와 군 지휘관들의 군법회의 회부 등을 촉구하며 공세 수위를 최고조로 높이고 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이날 오전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천안함 사고가 한 두어 달 됐는데, 왜 하필 오늘 (결과가) 나오느냐, 지방선거 끝나고 하자는 야당 요구를 수용하는 게 순리였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정부 조사 과정에서 국회가 배제되고, 국방부장관과 합참의장 등 사고 책임자들이 조사 주체로 나선 것 등 문제점을 제기했다.
정 대표는 "오늘 조사를 발표하고, 선거 전에 대통령이 특별담화를 하는 것은 북풍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정부 여당이) 선거에 이용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천안함 사건을 선거에 이용하려면 역풍 가능성이 많다"며 "성숙한 국민들은 이 정권의 안보무능을 심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날 정부가 북한 소행으로 결론을 내린 만큼 안보 무능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와 내각 총사퇴, 합참의장 등 군 지휘관들의 군법회의 회부 등 사후 조치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대표는 "만약 북한의 공격이라면 우리 안방에서 당한 것"이라며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책임져야 하고, 총리를 비롯한 내각이 안보 무능 책임을 지고 총사퇴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도 이날 <서두원의 SBS전망대>에 출연해 "이명박 대통령은 대국민사과를 하고, 국방장관 해임과 합참의장 등 군 지휘라인의 군법회의 회부 및 처벌이 필요하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한명숙·유시민·송영길 등 야당 수도권후보들은 이날 오후 4시께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한나라당의 북풍 시도를 비판할 예정이다.
2010.05.20 12:18 | ⓒ 2010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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