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찬성활동 진실, 법정에 나가 밝히겠다"

이걸재 충청르네상스21 충남대표, 청와대 법적 대응 시사에 발끈

등록 2010.05.28 14:31수정 2010.05.28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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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28일 오후 6시 17분]

 

충청르네상스21 이걸재(64·목천읍) 충남대표 등은 지난 2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충청르네상스21이 청와대와 국무총리실로부터 지시를 받아 세종시 수정안 찬성 활동을 벌여왔다고 밝혔다.

 

이 대표 등의 폭로 뒤 파장은 증폭됐다. 자유선진당은 논평을 통해 정부의 공작정치와 흑색선전, 여론호도가 군사독재시절을 빰친다고 비판했다. 안희정 민주당 충남도지사 후보는 이명박 정권이 그동안 거짓말과 정치공작으로 충남도민을 분열시켜 세종시 수정안을 밀어붙이려 한 음모가 확인된 것이라고 논평했다.

 

반면 청와대는 충청르네상스21을 조직하지도 활동에 관여한 바도 없다며 이걸재 대표 등 기자회견을 통해 청와대 연루설을 주장한 이들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는 강경한 방침을 밝혔다.

 

충청르네상스21 대표를 맡고 있는 박태권 전 충남도지사도 27일 기자회견을 열어 충청르네상스21이 청와대 및 총리실의 지시를 받아 창립했다는 말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진실논란에 휩싸인 이걸재씨를 만나 심경과 속내를 들어봤다. 이 씨는 "이 아무개씨가 청와대 행정관과 통화한 내역만 10여 건에 이른다"며 "조만간 청와대 등에 보고한 문건과 통화내역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27일 이 씨와의 직접 대면 인터뷰 및 28일 전화 인터뷰 내용이다.    

 

"수정안이 낫다고 믿었는데 원안과 비교한 자료 보고 속았다는 것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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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양심선언 기자회견을 한 이걸재 충청르네상스21 충남대표. ⓒ 윤평호

최근 양심선언 기자회견을 한 이걸재 충청르네상스21 충남대표. ⓒ 윤평호

─ 어제(26일) 양심선언 기자회견을 했다. 잘 잤는가.

"일주일째 잠을 못 자고 있다. 어제는 주사도 맞았다. 양심선언 기자회견으로 불이익을 당하는 사람들과 집단도 있을 것이다. 그 사람들, 집단은 나를 배신자로 많이 원망할테고. 양심선언으로 마음은 홀가분한데 여러 가지로 주변에서 자꾸 전화를 하고 시달림을 받는다."

 

─ 왜, 양심선언을 했는가.

"세종시 수정안과 원안의 차이를 일목요연하게 비교해 놓은 자료를 4월말 접했다. 자료를 보고 나니 세종시 수정안의 허구성을 깨달았다. 수정안 내용 대부분이 원안에 포함된 것들이다. 다른 것은 대동소이한데 원안에 있던 정부의 9부2처2청 이전만 쏙 빠졌다. 원안이 옳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고 더 이상 도민들을 기만해서는 안 되겠다 싶어 양심선언을 하게 됐다. 진실은 언젠가 규명될텐데, 가만 있으면 이걸재 저 자식 진작에 알았으면서 쉬쉬했다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겠는가. 지금이라도 참회하는 심정으로 개인이나 정파를 초월해 순수히 국민의 입장에서 양심선언을 했다."

 

─ '충청르네상스21'은 작년 12월 출범 이후 줄곧 세종시 수정안에 찬성해 왔다.

"나도 수정안에 찬성했다. 수정안이 좋다고 하는데, 그때는 원안 내용을 잘 몰랐다. 수정안이 원안보다 사업시기를 크게 앞당긴다고 해 굉장히 고무적이라 생각했다. 수정안이 더 낫다고 믿었는데 원안과 비교 자료를 보고 나니 속았다는 것을 알았다. 원안을 고수해야 할 상황이지 수정안을 찬성할 문제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지금도 국민들의 50~60%는 수정안과 원안의 차이에 대해 잘 모를 것이다.

 

─ '충청르네상스21'의 태동과정을 자세히 말해달라.

"이미 밝힌 바 그대로다. 사전에 충분한 검토와 준비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런데 지난 해 12월 초에 이 아무개 실무자가 청와대 정무수석실 A행정관을 만났는데, 'MB가 박태권 전 지사를 불러 수정안 여론 확산을 해야 하는데 전위부대 역할을 해달라'고 단체 설립을 지시하며 실무는 나보고 맡아달라고 제의했다'고 했다고 했다.

실제 이 단체는 이명박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을 지지하기 위하여 만든 급조된 조직이다. 원래 박태권 전 충남지사가 사면복권되면 도지사로 출마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도지사로 출마하면 움직이려고 기본조직을 갖추고 있었는데 여기에 다른 조직을 플러스알파로 갑자기 합쳐 만든 조직이다."

 

-지난 번 기자회견에서 실무를 담당한 이아무개씨는 '충청 르네상스21' 단체명도 청와대가 직접 지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얘기해 달라.

"원래는 '충청포럼'으로 하려고 했다. 그런데 상임대표가 실무자를 통해 청와대에서 '포럼'이라는 이름은 흔하니 '충청 르네상스21'로 하는 게 좋겠다고 권고해 왔다고 했다. 이같은 얘기는 당시 실무자를 통해 내가 직접 보고를 받았다."

 

-조직 구성은 어떤 식으로 돼 있나.

"박 전 지사가 상임대표를 맡았다. 대전과 충남, 충북에 각각 1명씩 대표를 선임했다. 충남대표로 내가 위촉됐다. 충남의 경우 16개 시군에 한 명씩 회장을 임명했다. 그 지역에 회장이 있어야 회원도 모집하지 않나. 남녀노소 우리에게 찬동하는 사람들을 지역 회장들이 모집하는 구조였다."

 

"행사 치른 후 실무자가 청와대나 총리실에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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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르네상스21 이걸재 충남대표가 세종시 수정안과 원안의 비교 자료를 제시하고 있다. ⓒ 윤평호

충청르네상스21 이걸재 충남대표가 세종시 수정안과 원안의 비교 자료를 제시하고 있다. ⓒ 윤평호

─ 청와대와 국무총리실의 충청르네상스21 활동 관여를 주장했다.

"지난 2월 천안에서 주호영 특임장관을 초청해 세종시 수정안 지지 관련 특강 등을 개최했다. 활동 관련 세부사항은 상임대표가 실무자에게 지시하면 나는 뒤에 사후보고를 받았다. 오늘 행사를 치렀으면 행사 내용 등을 실무자가 청와대나 총리실로 올려 보냈다."

 

─ 충청르네상스21 활동 경비에 정부 지원금이 유입되지는 않았는가

"전혀 모르고 들은 적도 없다. 예산은 회장단이 십시일반으로 충당했다."

 

─ 청와대나 국무총리실 등은 '충청르네상스21' 연관설을 강력히 부인한다

"청와대나 총리실이 어딘지 알아서 우리가 무엇을 띄우고 보내고 했겠는가. 실무자가 아무 이유없이 했겠는가. 어떤 지시를 받았으니 했을테고. 지금와서 아니라고 해도 명함을 받고 전화한 것도 있을테고 그런 증거가 다 있는데 발뺌하는 것은 모순이 아닌가."

 

"허위사실이라고? 청와대 모 행정관과 통화내역 갖고 있다"

 

─ 청와대는 허위사실 유포로 법적 책임도 묻겠다고 한다

"법적 대응을 한다면 기꺼이 법정에 나가 답변을 하겠다. 팩스를 보낸 모든 증빙서류가 있으니 떳떳이 증거를 제시하겠다. 지금 청와대 행정관 등과 통화한 내역을 뽑아 가지고 있다. 이 아무개 실무자와 내가 각각 청와대 모 행정관과 통화한 건수만 10 여건에 이른다. 조만간 2차 기자회견 등을 통해 보고문건과 통화내역 등을 모두 공개하겠다.  누가 진실을 말하는가. 진실게임을 해서 문제가 있으면 처벌 받을 것이고 아니라면 한나라당과 MB정부가 국민들에게 심판을 받을 것이다. 판단은 국민들 몫이다."

 

-기자회견 후 별다른 일은 없었나.

"상임대표를 추종하는 동료들로 부터 싫은 얘기가 많이 들었다. 그나마 나는 강하게 나가니까 상대적으로 덜한 편인데 이 아무개 실무자에게는 상임대표의 측근인 모 인사가 '좋지 않은 일이 생길 것이다' '청와대에서 가만 두지 않을 것'이라는 등의 발언으로 압력을 사했다."  

 

─ 양심선언 기자회견장에는 누가 동석했는가.

"내가 양심선언을 하니까 (충청르네상스21) 회원이나 지역회장들에게 동참하고 싶은 사람은 동참하고 동참하기 싫은 사람은 하지 말라고 했다. 전화상으로는 동의하고도 직접 텔레비전에 얼굴 나오기가 싫거나 박 전 지사의 이목을 생각해 참석 안 한 사람도 있다."

 

─ 상임대표인 박태권 전 지사에게 사전에 이야기 했는가.

"양심선언을 한다고 했다. 박 전 지사가 왜, 당신까지 그러느냐, 생각 좀 해 봤으면 좋겠다며 만류했다. 심기가 불편했을 것이다. 내가 박 전 지사의 왼팔, 오른팔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니 서운할 수도 있겠지만 공과 사를 가리는 차원에서 양심선언을 했다."

 

"세종시 문제만은 잘못된 것이라고 판단...정당에 구애 받지 않아" 

 

─ 양심 선언이 특정 정당과 교감 속에 이뤄진 것은 아닌가.

"과거에 한나라당 당적을 갖고 있었지만 무소속으로 이명박 대통령 후보 경선 때 대외협력특보를 지냈고 직능정책위원회 천안본부장으로 활동했다. 대통령 인수위에서 감사장도 받았다. MB정부를 나쁘다, 좋다 말하지 않는다. 세종시 문제만은 잘못된 것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에 거론하는 것이다. 지금도 정당은 무소속이다. 나는 정당에 구애를 받을 필요도 없고 무슨 당과 손 잡을 일도 없다."

 

─ 앞으로의 계획은?

"세종시 원안 사수에 앞장서겠다. 수정안의 허구성을 모르는 시민들이나 도민들에게 알려야 하는 것이 내 임무이다. 충청르네상스21은 그만두고 충남대표직도 내놓겠다. 개인 이걸재로 수정안의 문제점을 홍보하고 밝히겠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천안지역 주간신문인 천안신문 576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10.05.28 14:31 ⓒ 2010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천안지역 주간신문인 천안신문 576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충청르네상스21 #이걸재 #세종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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