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아파요, 그래도 반응이 폭발적이잖아요"

[현장] 지하철 2호선 타고 '유세 올레' 나선 한명숙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등록 2010.05.30 09:55수정 2010.05.30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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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야4당 단일후보인 한명숙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29일 오후 지하철에서 인사 도중 만난 한 대학생과 '셀카' 촬영을 하고 있다.

야4당 단일후보인 한명숙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29일 오후 지하철에서 인사 도중 만난 한 대학생과 '셀카' 촬영을 하고 있다. ⓒ 남소연

야4당 단일후보인 한명숙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29일 오후 지하철에서 인사 도중 만난 한 대학생과 '셀카' 촬영을 하고 있다. ⓒ 남소연

 

"손? 아파요. 여기 멍도 들었어요. 그래도 반응이 폭발적이잖아요."

 

29일 오후 8시경 잠실역. 오후 6시 30분경 시청역을 시작으로 건대입구역까지, 건대입구역에서 잠실역까지 '지하철 올레'를 하며 적어도 수백 명과 악수를 했을 한명숙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의 얼굴은 밝았다. 건대입구역에서 유세연설을 한 것까지 감안한다면 놀라울 정도로 피곤한 기색이 없었다. 강남역으로 가는 지하철을 기다리느라 잠시 의자에 앉은 한 후보는 그 시간마저 아까운지 자리에서 일어나 시민들 한 사람 한 사람과 악수를 나눴다.

 

한명숙, 지하철 2호선 타고 걸으며 시민들에게 일일이 인사   

 

a  야4당 단일후보인 한명숙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29일 오후 지하철 2호선을 타고 시민들과 인사하기 위해 개찰구를 통과하고 있다.

야4당 단일후보인 한명숙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29일 오후 지하철 2호선을 타고 시민들과 인사하기 위해 개찰구를 통과하고 있다. ⓒ 남소연

야4당 단일후보인 한명숙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29일 오후 지하철 2호선을 타고 시민들과 인사하기 위해 개찰구를 통과하고 있다. ⓒ 남소연

이날 한명숙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걷고 또 걸었다. 지난 29일 '지하철 올레'에 나선 한 후보는 직접 지하철을 타고 유세에 나섰다. 한 후보는 지하철 한 칸, 한 칸을 걸으며 시민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 김현 민주당 부대변인 그리고 배우 문성근씨도 한 후보와 함께 지지를 호소했다. 이날 한 후보는 시청역을 시작으로 건대입구역, 잠실역, 강남역, 사당역 그리고 서울대입구역에서 유세를 했다. 각 역은 지하철을 타고 이동했다.   

 

한 후보가 열심히 걸었다면 기자들과 선거운동원들은 열심히 뛰었다. 노란색 티셔츠에 연두색 모자를 쓴 유세팀은 한 후보보다 앞서 지하철에 올라 승객들에게 미리 공보물을 나눠줬고, 기자들은 한 후보와 시민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수첩에 담았다.

 

'한명숙 TV' 스태프들은 무려 무게 20kg이 나가는 카메라를 들고 한 후보의 지하철 유세를 생중계했다. 여기에 한 후보의 지지자들까지 더해져 이날 많게는 30명이 넘는 '지하철 올레단'이 함께 이동하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비상시국대회'에 참석한 후 '지하철 올레'에 동행했다는 지지자 한용헌(67)씨는 "어렸을 적 붕붕이 따라다니는 기분"이라면서 한 후보의 뒤를 따랐다. 한 지지자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서전인 <운명이다>들고 발걸음을 옮겼다. 이들은 지하철 안에서, 또 밖에서 '한명숙'을 연호하며 현장 분위기를 띄웠다. 한 후보가 연설을 위해 역 밖으로 나가면 기자들과 선거운동원들도 일제히 개찰구에 카드를 찍고 한 후보를 따라갔다.

 

시민들, 연예인 만난 듯 "신기하다"는 반응...한 후보와 '셀카'찍기도  

 

a  야4당 단일후보인 한명숙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29일 오후 지하철 2호선을 타고 시민들과 만나 인사하고 있다.

야4당 단일후보인 한명숙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29일 오후 지하철 2호선을 타고 시민들과 만나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야4당 단일후보인 한명숙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29일 오후 지하철 2호선을 타고 시민들과 만나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유세가 진행될수록 지지자도 늘어났다. 건대입구 유세현장을 지나가던 김성종(29)씨 역시 "평소부터 한명숙 후보를 좋아했다"며 '올레단'에 합류했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이동하다 보니 시민들 사이에서 "저렇게 끌고 다녀야해?"라는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한 후보의 말처럼 시민들 대부분의 반응은 그야말로 "폭발적"이었다. 지하철 역사에서, 지하철 안에서 한 후보를 만난 시민들은 마치 연예인을 만난 듯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휴대폰을 꺼내서 사진을 찍는 시민도 있었고 "사진 한 장 찍어도 돼요"라며 적극적으로 다가서는 시민도 있었다. 한 20대 남성은 한 후보와 나란히 앉아 '셀카'도 찍었다. 사진을 확인한 한 후보는 "너무 잘 나왔다. 가보로 갖고 계세요"라며 활짝 웃었다.

 

한 시민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뒤지고 있는 한 후보의 손을 잡으며 "꼭 승리하실 겁니다"라는 응원을 보내기도 했다. 승강장 자판기에서 시원한 음료를 뽑아 건네는 시민도 있었다. 한 후보가 지나갈 때마다 곳곳에서 "한명숙 파이팅!"이라는 구호가 터져 나왔다.

 

시민들의 반응이 좋아서일까. 한 후보의 목소리에도 힘이 들어갔다. 건대입구역에서 나와 유세현장에 도착한 한 후보는 "아, 이제 우리는 이겼구나 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라며 선거 결과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사회자 역시 "누가 우리가 지고 있다고 그럽니까. 우리는 이미 이겼습니다. 여러분"이라며 분위기를 띄웠다. 지지자들은 "이긴다, 이겼다"를 외쳤다.

 

'발바닥이 녹아내릴 것 같은' 강행군에도 한 후보가 지치지 않는 이유  

 

4시간이 가까운 시간동안 시청역에서 건대입구역으로, 건대입구역에서 잠실역으로, 잠실역에서 강남역으로, 강남역에서 사당역으로, 사당역에서 서울대입구역으로 이동하고, 악수하고, 또 역 밖으로 나와 연설을 하는 강행군 속에 '올레단'의 표정에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이날 오전 9시부터 일정을 함께 하고 있다는 20대 선거운동원은 "차로 계속 다니다가 이렇게 걸으니까 발바닥이 막 녹아내릴 것 같다"며 '고통'을 호소했고, 이는 '한명숙 TV' 스태프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지하철 유세 내내 한 후보의 옆을 지킨 배우 문성근씨는 연신 손수건으로 땀을 닦았다. 오후 10시 서울대 입구역 연설을 마지막으로 이날의 유세는 끝이 났다. 

 

한편, 이날 '지하철 2호선 올레'를 했던 한 후보는 30일과 31일에도 지하철 유세를 계속할 계획이다. 다른 선거운동원들과 마찬가지로 지쳐있는 한 캠프 관계자에게 한 후보의 체력이 괜찮겠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앞으로 3일 남았잖아요. 강금실 장관은 4년 전에 72시간 동안 잠도 안 자고 유세했는데요. 뭐." 

2010.05.30 09:55ⓒ 2010 OhmyNews
#한명숙 #6.2 지방선거 #지하철 올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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