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시간 10분 환원'했다던 초등학교들, 거짓말이었다

서울시교육청, 1일부터 재조사 착수... "기만 사실 드러날 경우 시정 조치"

등록 2010.06.01 22:51수정 2010.06.01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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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초등학교가 쉬는 시간을 '10분으로 되돌렸다'고 서울시교육청에 허위 보고한 사실이 들통 났다. 해당 학교 학부모와 교사의 제보를 받아 <오마이뉴스>가 추가 취재한 결과다.

이처럼 '허위 보고' 사실이 드러나자 서울시교육청은 쉬는 시간 5분제를 시행한 전체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잘못된 보고' 여부에 대한 조사를 벌이겠다고 31일 밝혔다.

'잔인한 초등학교' 그 뒤 다시 뻔뻔한 허위 보고

a  일제고사 치르는 초등학생들.

일제고사 치르는 초등학생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앞서 지난 18일 시교육청은 논란이 되어온 '초등학교 쉬는 시간 5분제'와 관련 "이 제도를 실시해 학생 건강권 침해 우려를 낳은 35개 초등학교 가운데 31개교가 쉬는 시간을 10분으로 되돌렸거나 6월 1일까지 되돌리기로 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5월 초 서울 남부교육청에 '쉬는 시간 10분'으로 재편성된 시간표까지 제출해 '10분으로 환원했다'고 보고한 서울 O초는 31일 현재 5분 휴식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학교 여아무개 교장은 "교육청에 보고하면서 2학기부터 바꿀 예정인 것을 바꿨다고 먼저 적은 게 실수였다"고 말해 관련 사실을 시인했다.

이 학교 저학년에 자녀를 보내고 있는 한 학부모는 "이슈화 되는 것만 피해보자고 교육청과 학교가 눈 가리고 아웅식의 기만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을 보니 허탈하기만 하다"고 하소연했다.

5월 초 '10분 환원' 결과를 교육청에 보고한 서울 M초도 가짜 보고 의혹이 일고 있다. 이 학교 2명의 교사는 "현재 우리학교 쉬는 시간은 여전히 5분"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교사는 "이틀 정도 쉬는 시간 10분제를 하는 시늉을 하다가 5분 휴식 시간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교사도 "시종 벨소리도 쉬는 시간 5분 그대로이고 점심시간도 기존과 같은 시간"이라고 귀띔했다.

하지만 이 학교 임아무개 교감은 "정식으로 10분 환원을 결정하고 홈페이지에 교육과정 시간표도 고쳐 놨다"면서 "한두 명의 교사가 5분을 쉬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순차적으로 점심을 먹기 때문에 생긴 교사간의 온도 차이"라고 관련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홍아무개 교장도 "교무회의에서 전체 교사에게 말한 적은 없지만 부장회의에서 10분 쉬는 것으로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쉬는 시간을 '10분으로 환원했다'고 지난 5월 초 교육청에 보고 공문을 보낸 서울 S초도 오는 6월 7일에야 쉬는 시간을 10분제로 되돌리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 "기만행위", 교육청 "속이려는 의도 없어"

서울시교육청 초등교육정책과 관계자는 "사립학교 4개를 제외한 31개교가 쉬는 시간을 10분으로 환원했다는 집계는 지역교육청의 보고 내용을 그대로 수합한 결과였다"면서 거짓 발표 논란에 대해 "요새 같은 대명천지에 (교육청 차원에서) 결과를 속이려는 의도는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고 잡아뗐다.

이 관계자는 또 "학교에서 교육청에 보고한 내용의 잘못 여부에 대한 조사를 벌인 뒤 지역교육청과 본청을 기만한 사실이 드러날 경우 시정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쉬는 시간 5분 #서울시교육청 #아이들 행복이 최우선이었으면 좋겠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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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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