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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생명평화미사 지난 5월 31일 낙동강과 뭇 생명들을 위한, 제4회 대구생명평화미사가 대구 시내에 있는 '삼덕성당'에서 봉헌되었다. ⓒ 정수근
▲ 대구생명평화미사 지난 5월 31일 낙동강과 뭇 생명들을 위한, 제4회 대구생명평화미사가 대구 시내에 있는 '삼덕성당'에서 봉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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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생명평화미사 '삼덕성당'에서 봉헌된, 제4회 대구생명평화미사에서는 평일 미사임에도 불구하고 400여명의 신자와 시민들이 모여서 죽어가는 낙동강을 위해 함께 기도했다 ⓒ 정수근
▲ 대구생명평화미사 '삼덕성당'에서 봉헌된, 제4회 대구생명평화미사에서는 평일 미사임에도 불구하고 400여명의 신자와 시민들이 모여서 죽어가는 낙동강을 위해 함께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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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생명평화미사 현장, 4대강사업 반대를 노래하다
그동안 4대강 토목공사를 막아내기 위한 천주교 사제들의 노력은 끊임없이 이어져왔습니다. '4대강 사업 반대' 사제선언을 시작으로 주교회의의 반대성명에 이어 양평 두물머리 현장에서 계속해서 생명평화미사가 봉헌되고 있습니다. 또한 명동성당에서는 80년 이후 다시 시국미사가 봉헌되는 일이 벌어졌고, 명동성당 들머리에선 생명평화 촛물문화제가 계속 열리고 있습니다.
가톨릭 사제들의 이와 같은 실천은 비단 서울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고, 전국적으로 동시다발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가희 천주교 종단 전체가 4대강사업 저지를 위해 움직이고 있는 형국입니다. 제가 살고 있는, 보수의 도시라고 일컬어지는 이 척박한 대구에서도 대구대교구 소속 사제들의 힘찬 움직임들도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구 사제들은 '가톨릭 대구 생명평화연대'란 조직을 결성하고는 매 격주로 '대구생명평화미사'를 봉헌해오고 있습니다. 한번은 죽어가고 있는 낙동강변에서, 또 한번은 대구 시내의 성당에서 낙동강과 뭇 생명들을 위한 생명평화를 위한 봉헌해오고 있는 것입니다.
그 자리에서 사제들은 '미사 강론'을 통해서 많은 신자들과 시민들에게 이 4대강 토목사업이 왜 잘못이고, 왜 반대를 할 수밖에 없는지를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있고, 이제는 이것이 정례화되어서 많은 이들이 이 생명평화미사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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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창근 교수의 강연, "4대강사업의 불편한 진실" 대구생명평화미사 1부 행사로 열린 "박창근 & 박창근, 낙동강 콘서트"에서 박창근 교수가 4대강사업에 대해서 차근 차근 설명을 하고 있다. ⓒ 정수근
▲ 박창근 교수의 강연, "4대강사업의 불편한 진실" 대구생명평화미사 1부 행사로 열린 "박창근 & 박창근, 낙동강 콘서트"에서 박창근 교수가 4대강사업에 대해서 차근 차근 설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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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생명평화미사에서 사제들이 하는 모든 '미사 강론'이 많은 이들에게 감화를 주고 있지만, 지난 5월 31일 처음으로 대구 시내 한가운데 있는 '삼덕성당'에서 봉헌된 생명평화미사에서 김영호 신부(48)의 강론은 많은 이들의 가슴을 떨리게 한 명 강론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날 김영호 알퐁소 신부의 미사 강론을 이 자리에서 소개하면서 천주교가 대체 왜 4대강사업을 반대하는지 그리고 우리가 왜 이 미친 사업에 반대할 수밖에 없는지를 다시 한번 확인해보고자 합니다.
4대강사업, 국가의 운명을 걸 만큼 다급한 국가적 과제인가?
알퐁소 신부는 먼저 "4대강 토목공사가 정말로 군대까지 동원하여 24시간 야간작업을 해야 할 만큼, 그렇게 국가의 운명을 걸 만큼 시급하고도 다급한 국가적 과제인가?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 법까지 위반하고 조작하면서까지 불철주야 강바닥을 파헤치고 있는 이 무시무시한 사업이 도대체 누굴 위한 것이며 도대체 무엇을 위한 것인지, 우리는 그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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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수 박창근의 공연, 낙동강을 노래하다 대구생명평화미사 1부 행사로 열린 "박창근 & 박창근, 낙동강 콘서트"에서 가수 박창근이 낙동강을 위해 노래하고 있다. ⓒ 정수근
▲ 가수 박창근의 공연, 낙동강을 노래하다 대구생명평화미사 1부 행사로 열린 "박창근 & 박창근, 낙동강 콘서트"에서 가수 박창근이 낙동강을 위해 노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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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정부가 군대까지 동원해서 밀어붙이고 있는 4대강 개발은 단순하게 말하면 대형 건설업자들과 정부의 '돈놀이' 사업에 불과"하다고 규정하고는, 자신의 고향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그는 고향이 상주의 낙동강변이고, 해마다 그곳에서 살아있는 강과 논다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그 강이 이명박씨의 말처럼, 강바닥을 파내고, 모래사장을 걷어내고, 보를 쌓아야만 강 구실을 할 수 있는, 그렇게 비참하게 죽은 강이었는지 미처 몰랐습니다. 작년 여름까지 저는 그 강에서 수영을 했고, 피라미 낚시를 즐겼고, 모래찜질을 했습니다. 죽은 강에서 그렇게 씻고 먹고 모래찜질을 했으니 분명 저는 벌써 죽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저를 보십시오. 그 강물을 먹고, 그 강물과 함께 자란 제가 죽었습니까? 살아있습니까?"
그의 고향 상주의 낙동강은 그 강에서 아직도 멱도 감고 낚시도 즐길 정도로 멀쩡히 살아있는 아름다운 강이란 것입니다. 또한 상주의 경천대는 낙동강 제1경에 해당하는 아름다운 곳인데, 4대강 사업은 그 경천대의 "눈물 나는" 아름다움마저 앗아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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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는 두물머리의 아름다운 모습 두물머리에서 마련된 농지에서 농부들이 한창 농사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 정수근
▲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는 두물머리의 아름다운 모습 두물머리에서 마련된 농지에서 농부들이 한창 농사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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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는 "이런 '4대강 개발사업'을 이해할 수 있습니까?"라고 묻고는 "이 불행한 사업에 투입되는 사업비는 어떤 돈입니까? 우리가 내는 세금입니다. 우리의 고귀한 세금, 혈세가 이 무지막지한 폭력에 사용되고 있고, 미래 세대에 재앙이 될 사업에 쓰여지고 있는 것"이라고 분노한 후에 주장했습니다.
4대강사업은 국민에 대한 국가의 폭력이며, 자연에 대한 폭력
"이것은 실로 국민에 대한 국가 권력의 폭력이며, 생태계에 대한 소수 개발독재 권력의 폭력인 것입니다. 이런 군대식 '속도전'은 단지 강만 죽이는 것이 아닙니다. 국민이 반대를 하던 안 하던 무조건 해놓고 보자는 이런 막가파식 권력의 폭력은 우리 국민이 그동안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죽음을 바탕으로 만들어온 고귀한 민주주의의 가치를 무시하고 부인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명박 정부의 이 4대강 토목공사를 신앙인의 이름으로,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멈추라고 말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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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물머리 농지에서 농사짓는 농부 두물머리에서 마련된 농지에서 한 농부가 한창 밭갈이를 하면서 농사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5월 중순의 모습이다. 그러나 이런 모습도 4대강사업으로 곧 사라질 것이다. ⓒ 정수근
▲ 두물머리 농지에서 농사짓는 농부 두물머리에서 마련된 농지에서 한 농부가 한창 밭갈이를 하면서 농사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5월 중순의 모습이다. 그러나 이런 모습도 4대강사업으로 곧 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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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는커녕 "반대하는 사람들은 과학적인 지식도 없고, 세상 물정도 모르는 순진하거나 아니면 무식한 사람들이라고,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는 메뚜기 같은 사람들이라고 매도"하는 데 대해서 분개하며, "세상 물정 모르는 교황님과 무식한 주교님들 이야기" 들려주었습니다.
생태계의 보존을 위한 다양한 운동에 동참하는 것은 신앙인의 의무
주교들은 "우리 신앙인들은 환경 보호가 인류의 과제이며, 공동의 보편적 의무인 '공동선'의 의무"라고 했다 하고, "교황 베네딕토 16세께서는 2010년 평화의 날 메시지를 통하여, 세계의 지도자들과 인류의 미래에 관심이 있는 모든 사람들은 분명히 알이야 합니다. 피조물의 보호와 평화 건설은 깊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평화를 이루려면 피조물을 보호하십시오."하고 말입니다.
그러면서 "우리가 누구입니까? 하느님을 위해 기꺼이 바보가 되고자 하는 신앙인이 아닙니까? … 교회의 가르침은 분명합니다. 이 세상 모든 피조물은 하느님의 현존과 아름다움을 반영하는 것이므로, 환경의 파괴와 자원 남용은 그 자체로 불의이며 범죄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생태계의 보존을 위한 다양한 운동에 동참하는 것은 신앙인의 의무라"고 강하게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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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체되어 썩어가는 낙동강물 강물이 정체된 낙동강 하류에선 이렇게 강물이 썩어가고 있다. ⓒ 정수근
▲ 정체되어 썩어가는 낙동강물 강물이 정체된 낙동강 하류에선 이렇게 강물이 썩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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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동강에서 사라진 조개 대구지역의 낙동강에선 이젠 이런 조개를 찾아볼 수가 없다. 단지 이렇게 죽은 조개의 껍질들만 드문 드문 만날 수 있을 뿐이다. ⓒ 정수근
▲ 낙동강에서 사라진 조개 대구지역의 낙동강에선 이젠 이런 조개를 찾아볼 수가 없다. 단지 이렇게 죽은 조개의 껍질들만 드문 드문 만날 수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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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곤 또한 오늘날의 우리의 삶의 방식도 성찰할 것을 주문하면서 말합니다.
"오늘날 생태적 위기는 "네 탓"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내 탓"도 있습니다. 현재 우리의 삶이 과다한 에너지를 사용하고 생태계를 훼손하는 것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라 하고는 "가까운 곳은 걸어 다니는 불편함을 사랑해야 하고, 에너지를 아끼고 절약해야 하며, 또 육식을 줄여야 합니다. 우리가 이렇게 약간의 불편함을 사랑으로 받아들일 때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모든 피조물, 생태계에 평화가 이룩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건전하고 도덕적이며, 생태적인 의식이 우리 삶 안에 하나 둘 번져갈 때 이명박과 같은 개발독재권력, 성공과 돈이면 다 된다는 황금만능의 비도덕적인 권력이 이 땅에 두번 다시는 태어나지 않게 될 것"이라고 했고, 많은 박수 갈채가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그는 마지막으로 주장했습니다. "낼 모레가 선거입니다. 이번 선거에 꼭 참여하십시오. "선거란 누구를 뽑기 위해서가 아니라 누구를 뽑지 않기 위해 투표하는 것이다."(프랭클린 P.애덤스, 미국 정치가) 무슨 말인지 다 이해하시겠죠? 누굴 뽑지 않기 위해 투표하는 것입니다!!"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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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동강변의 야생동물 발자국 낙동강변에 야생동물들의 발자국이 어지럽게 널려 있다. 야생동물들은 물을 마시러 이처럼 낙동강을 수시로 찾고 있다. ⓒ 정수근
▲ 낙동강변의 야생동물 발자국 낙동강변에 야생동물들의 발자국이 어지럽게 널려 있다. 야생동물들은 물을 마시러 이처럼 낙동강을 수시로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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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동강에서 만난, 야생동물의 발자국 낙동강변에서 만난 야생동물들의 발자국. 야생동물들은 물을 마시러 이처럼 낙동강을 수시로 찾고 있다. ⓒ 정수근
▲ 낙동강에서 만난, 야생동물의 발자국 낙동강변에서 만난 야생동물들의 발자국. 야생동물들은 물을 마시러 이처럼 낙동강을 수시로 찾고 있다.
ⓒ 정수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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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이날 알퐁소 신부의 강론은 힘찼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그가 그의 고향 상주에서 지금도 해마다 낙동강과 함께 산 체험을 바탕으로 들려주었기에 더욱 설득력이 있게 들렸고, 또한 사제로서의 종교적 의무와 감성까지 더해지니 더욱 감동을 일으킨 것일 것입니다.
생명평화를 염원하는 사제들과 시민들의 저항은 거세질 것
그리고 이날의 미사는 특히 지방선거 바로 전에 봉헌된 미사로서, 그 자리에 참여한 이들에겐 이날 알퐁소 신부가 이야기한 바, "누구를 뽑지 않기 위한" 그런 선거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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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정보 건설현장 아래에 만난, 오니토의 무덤 저 멀리 강정보가 조망되는 낙동강변에 낙동강에서 준설된 이런 오니토들이 군데 군데 쌓여있다. ⓒ 정수근
▲ 강정보 건설현장 아래에 만난, 오니토의 무덤 저 멀리 강정보가 조망되는 낙동강변에 낙동강에서 준설된 이런 오니토들이 군데 군데 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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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동강 강정보 현장의 오니토 저 멀리 강정보가 조망되는 낙동강변에 낙동강에서 준설된 이런 오니토들이 군데 군데 쌓여있다. ⓒ 정수근
▲ 낙동강 강정보 현장의 오니토 저 멀리 강정보가 조망되는 낙동강변에 낙동강에서 준설된 이런 오니토들이 군데 군데 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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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간 이처럼 전국 각지에서의 사제들의 이러한 헌신적인 노력이 있기에 4대강 반대 여론은 줄어들지 않고, 더욱 증폭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번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은 4대강 사업에 대해서 분명히 '아니오'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이런 국민의 민의를 겸허히 받아들여 반성과 성찰을 하기는커녕 아직도 안하무인의 속도전만을 고집하고 있는 안타까운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스스로 무덤을 파고 있는 것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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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정보 건설 현장 낙동강 강정보 건설현장에 보를 받치는 다리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끔찍한 모습이다. ⓒ 정수근
▲ 강정보 건설 현장 낙동강 강정보 건설현장에 보를 받치는 다리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끔찍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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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대강사업의 최후를 상징하는, 낙동강에서 만난 썩은 삽자루 낙동강에서 만난 썩은 삽자루가 4대강사업의 최후를 상징하고 있는 듯하다. 국민의 절대다수의 민의를 무시하고 강행하는 4대강 삽질은 반드시 이렇게 최후를 맞을 것이다. ⓒ 정수근
▲ 4대강사업의 최후를 상징하는, 낙동강에서 만난 썩은 삽자루 낙동강에서 만난 썩은 삽자루가 4대강사업의 최후를 상징하고 있는 듯하다. 국민의 절대다수의 민의를 무시하고 강행하는 4대강 삽질은 반드시 이렇게 최후를 맞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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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또한 그럴수록 생명평화를 염원하는 사제들과 시민들의 저항은 거세질 것입니다. 그동안은 이들의 저항의 몸짓이 4대강 강변에서 혹은 성당에서 이어졌지만, 계속해서 정부가 정신을 못 차린다면 아마도 이들은 거리로 나설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제발 그런 일은 더 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이명박 정부의 현명한 선택을 기대해 봅니다.
한편, 제4차 대구생명평화미사는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는 두물머리 전경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대구 화원유원지 내의 화원동산에서 12일(토) 오전 11시에 봉헌된다. 자세한 사항은 카페 '낙동 대구'를 참조.
※ 아래는 알퐁소 신부가 그날 한 강론의 전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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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호 알퐁소 신부 지난 도동서원 앞에서 열린, 제2차 대구생명평화미사에 선 김영호 알퐁소 신부의 모습 ⓒ 정수근
▲ 김영호 알퐁소 신부 지난 도동서원 앞에서 열린, 제2차 대구생명평화미사에 선 김영호 알퐁소 신부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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