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뢰 흡착물질 의혹' 논문도 유엔 안보리 간다

이승헌·서재정 교수 '알루미늄 산화물' 논문... 참여연대 서한 이어 파장

등록 2010.06.17 19:27수정 2010.06.17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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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안함 침몰원인을 조사해온 민군 합동조사단이 5월 20일 오전 10시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조사결과를 공식 발표하는 가운데 백령도 사고지역 근해에서 쌍끌이 어선이 수거한 결정적 증거물인 어뢰 추진체를 취재진들이 카메라에 담고 있다.
천안함 침몰원인을 조사해온 민군 합동조사단이 5월 20일 오전 10시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조사결과를 공식 발표하는 가운데 백령도 사고지역 근해에서 쌍끌이 어선이 수거한 결정적 증거물인 어뢰 추진체를 취재진들이 카메라에 담고 있다.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천안함 침몰원인을 조사해온 민군 합동조사단이 5월 20일 오전 10시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조사결과를 공식 발표하는 가운데 백령도 사고지역 근해에서 쌍끌이 어선이 수거한 결정적 증거물인 어뢰 추진체를 취재진들이 카메라에 담고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민군합동조사단의 천안함 흡착물질 분석결과에 대한 의문점을 담은 논문과 의견이 반기문 UN 사무총장에게 전달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 논문과 의견은 UN 안전보장이사회(아래 안보리)에도 보내질 예정이다. 

 

최문순 민주당 의원은 17일 보도자료를 내 이같은 사실을 밝혔다. 반 사무총장에게 전달된 논문을 작성한 이는 이승헌 버지니아대 물리학과 교수와 서재정 존스홉킨스대 교수. 두 교수는 앞서 합동조사단의 흡착물질 분석결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실제 검증을 예고한 바 있다.

 

참여연대의 천안함 서한문 발송에 이어, 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에 의문을 던지는 '논문'이 UN 안보리 이사회에 전달되는 만큼 '천안함 침몰 진실'을 둘러싼 파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참여연대가 서한문을 통해 제기한 천안함 관련 의문에 대해 "근거 없는 주장", "허위 사실"로 대응하고 있는 정부가 '과학적 실험'을 토대로 한 이번 논문엔 어떻게 대응할지도 주목된다.

 

앞서 합동조사단은 천안함에서 발견된 다량의 흰색 가루가 사고 현장에서 건져낸 어뢰추진체에서 발견된 흡착물질과 동일하다고 진단했다. 또 합동조사단의 시험 폭발에서 생성된 흡착물질이 동일하다는 분석결과를 제시하며 이를 어뢰 피격의 주요 증거로 주장했다.

 

합동조사단 폭발유형 분과 소속 이근덕 박사는 이와 함께 흡착물질 중의 '비결정질 알루미늄 산화물'을 외부 폭발를 증명하는 결정적 단서로 제시했다. 충격파와 버블제트의 효과를 만들어내는 현존하는 모든 어뢰에는 알루미늄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또 '비결정질'이란 특징도 강조됐다. 이 박사는 "흡착물질에서 발견된 비결정질 알루미늄 산화물은 빠른 시간 내에 급격한 에너지를 받아 생성되거나 높은 온도에서 급격한 냉각을 통해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합동조사단 발표, 실험 결과와 달라... 조사 원점서 다시 해야"

 

그러나 실제 실험을 마친 두 교수는 "(실험 결과) 합동조사단의 발표와 같이 알루미늄이 100% 산화될 확률은 거의 없고, 또한 그 산화된 알루미늄이 모두 비결정질(비결정절)로 될 확률 또한 거의 없다"며 합동조사단의 발표를 반박했다.

 

이 교수는 <한겨레21>과의 인터뷰에서도 이 같은 실험결과를 공개하고 "어뢰폭발 때보다 더 높은 고열에서도 알루미늄은 부분적으로만 산화되며 실험 뒤 생긴 알루미늄과 알루미늄 산화물은 '결정질'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합동조사단의 엑스선 회절기 분석 결과 값이 의미하는 것은 모래와 소금밖에 없다, 폭발하고는 상관없는 물질"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지난 16일 <프레시안> 기고에선 "한 점 의혹도 없도록 정확히 작성돼야 할 보고서에 이런 치명적 문제점이 있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일"이라며 "이것은 천안함과 어뢰를 연결하는 유일한 물질인 흡착 물질 분석을 신뢰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국회는 청문회를 개최해 이를 검증해 책임소재를 밝혀야 한다"며 "정부는 천안함 침몰 원인에 대한 조사를 원점에서 다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이 교수는 이 같은 실험 결과를 기초로 "Was the 'Critical Evidence' presented in the South Korean Official Cheonan Report Fabricated?"라는 논문을 작성해 미국 코넬대에서 주관하는 과학 논문 교류 사이트(http://arxiv.org/ftp/arxiv/papers/1006/1006.0680.pdf))에 올려놓은 상태다. 

 

'말 바꾼' 합동조사단 "극소량의 결정질 알루미늄 산화물 발견"

 

한편, 합동조사단은 현재 밝혔던 조사결과를 뒤집고 말을 바꾸고 있다.

 

합동조사단은 지난 11일 국회 천안함 진상규명특위에서 "재조사 결과 극소량의 결정질 알루미늄 산화물이 발견됐다"며 '기존의 100% 비결정질 알루미늄 산화물' 주장을 뒤집었다.

 

이기봉 합동조사단 폭발분과장(준장)은 당시 회의에서 흡착물질 논란에 대해 "최초 검사에선 비결정질 알루미늄 산화물이 검출됐는데 추가 조사를 실시한 결과 아주 극소량의 결정질 알루미늄 산화물이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이 "왜 지방선거 전에 추가조사 사실을 밝히지 않았냐"고 추궁하자 그는 "나중에 '결정질 알루미늄 산화물도 함께 나와야 한다'는 의혹이 제기돼 추가 조사한 것"이라며 "폭약이 폭발해 폭발재가 형성됐을 때는 결정질과 비결정질 산화 알루미늄이 동시에 검출된다는 것을 확인했지만 결정질은 극히 미량이다"고 밝혔다.

2010.06.17 19:27ⓒ 2010 OhmyNews
#천안함 #흡착물질 #참여연대 #어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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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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