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 저지, GTX 재검토 하겠다"

[인터뷰] 경기도의회 고영인 민주당 대표

등록 2010.06.28 14:10수정 2010.06.28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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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안전망이 확보돼 있지 못하고, 민생이 취약한 상태에서 지티엑스(GTX, 수도권광역급행철도)나 4대강 사업이 우선 순위에 있는 건 맞지 않습니다."

 

고영인 경기도의회 민주당 대표(안산6 선거구)는 25일 이명박 정부가 추진 중인 4대강 사업을 저지하고,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민선5기 핵심공약인 지티엑스(GTX, 수도권광역급행철도)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a  고영인 경기도의회 민주당 대표

고영인 경기도의회 민주당 대표 ⓒ 이민우

고영인 경기도의회 민주당 대표 ⓒ 이민우

6·2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고영인 의원은 지난 23일 진행된 대표 선출에서 신종철 의원을 제치고 제적 당선자 73명 중 44표를 얻어 제8대 경기도의회 민주당 당대표직을 맡았다.

 

7대 도의회 후반기 때 민주당 대변인을 맡았던 그는 수시로 도의회 브리핑룸을 찾아와 한나라당의 독주에 대해 날카롭게 질타하곤 했다.

 

하지만 이번에 다르다. 민주당이 다수가 됨으로써 견제의 균형추 역할을 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것이다. 거기다 소수정당을 설움을 뼈저리게 느꼈던 그가 이제는 전체 124석인 도의회 중 76석이나 차지한 민주당 대표가 됐다. 한나라당 42명에 머물렀고, 국민참여당 2명, 민주노동당·진보신당 각 1명, 무소속 2명이다.

 

도의회 다수 정당 대표가 된 것과 관련 고 대표는 "무엇보다 우리를 지지해 준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공약·정책들을 실현시킬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기쁘다"면서 "김문수 지사의 반서민적 독주 정책들을 철저히 견제해 나갈 생각"이라고 털어놨다.

 

7대 도의회에서 모든 의장단과 상임위원장까지 독식했던 한나라당이 이번에 상임위원장 4석을 요구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고 대표는 "(7대 때의 행동에 대한) 반성이나 사과 없이 부의장이나 상임위원장을 자기네끼리 내정해 놓고 협상하자고 하는 건 정치적 도의에도 안 맞고, 뻔뻔한 행위"라고 질타했다.

 

"한나라당은 본인들이 세워놓았던 승자독식주의 원칙을 지키던가, 아니면 공개 사과를 먼저 해야 합니다. 공개 사과가 없는 현재 상태로는 원 구성에 협상할 생각이 없습니다. 한나라당의 당시 행위는 의회 민주주의를 파괴했던 것으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아래는 25일 오후 경기도의회 민주당 대표의원실에서 고 대표와 주고받은 일문일답 전문.

 

- 6·2지방선거로 민주당이 경기도의회 다수 정당이 됐다. 감회는?

"의회에서 10분의 1 정도의 의석수를 차지한 그야말로 미니정당, 소수정당이었다. 아무래도 우리의 가치를 실현시킬 조례나, 특위 구성은 벽에 부딪쳤다. 언론에 알릴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었다. 무엇보다 우리를 지지해 준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공약·정책들을 실현시킬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기쁘다. 무상급식을 위한 교육청 예산이 삭감됐었는데, 이제 실현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졌다. 김문수 지사의 반서민적 독주 정책들을 철저히 견제해 나갈 생각이다."

 

- 방금 말씀하신대로, 지난해와 올해 초 한나라당이 주도했던 경기도의회에서 경기도교육청의 무상급식 확대 예산을 삭감해 버렸다. 앞으로 어떻게 풀어갈 건가?

"일단 도교육청이 올해도 9월 추경예산에서 5,6학년 무상급식을 지자체와 50대 50 매칭 펀드로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 그것을 지자체 장들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요청하고, 우리도 예산을 통과시키는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다. 무상급식 확대 시행의 첫 단초를 마련하게 되고, 시행되길 희망한다.

 

6·2선거 결과를 보면 무상급식 실현을 온 국민이 전폭적으로 지지했다고 본다. 정부나 경기도가 여기에 대해 방관해서는 안 된다. 일차적으로 김 지사에게 도비를 통해 국민의 요구에 부응할 것을 촉구하겠다. 교육청이나 기초 지자체의 부담을 줄여서 중학교까지 전면 무상급식이 이뤄지도록 촉구할 예정이다."

 

- 이명박 대통령과 김문수 경기지사는 6·2지방선거 이후에도 4대강 사업 강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 도의회에선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4대강 사업 저지 의지는 민주당 전체의 당론 수준이다. 단순히 의무적 차원이 아니다. 너무나 환경문제나 인간의 공동체적 삶의 질 같은 여러 측면으로 봤을 때 지금처럼 소통되지 않고 밀어붙이는 4대강 추진은 마땅히 저지돼야 한다.

 

경남이나 충청, 강원도같은 광역 차원의 대응도 있을 것으로 본다. 수도권에서는 서울시의회와 경기도의회가 협력해 4대강 사업 저지에 나서고자 한다. 조만간 민주당 내에 4대강 저지 특위를 구성해 보다 체계적으로 연구하면서 대응하겠다.

 

사실 김 지사에겐 변화의 기미가 전혀 없는 상태다. 말로 표현은 선거의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했지만, 실제 내용에서는 여전히 오만한 모습이다. 대부분 국비이기에 의회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제한적이지만, 도비가 들어가는 부분에 대해서는 철저히 저지하겠다. 도의회 회기가 시작되면 의회 차원의 4대강 저지 특위도 만들 계획이다."

 

- 선거기간 지티엑스(GTX, 광역급행철도)사업은 김 지사의 대표적 토목 공약 중 하나라는 지적이 많았다. 어떻게 평가하나?

"지티엑스는 재검토할 생각이다. 연구를 좀 더 깊이 있게 해야 하는 문제다. 수도권 교통대책이기에 서울, 인천, 넓게는 강원도까지 포함하는 지자체간 상호협력과 공동플랜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미 오세훈 서울시장이 추진하는 대심도하고도 여러 가지 충돌되는 측변이 있다. 이런 것이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또한 지역 이기주의 때문에 역 수를 늘려나가는 측면도 있다.

 

더구나 사회적 안전망이 확보돼 있지 못하고, 민생이 취약한 상태에서 지티엑스나 4대강 사업이 우선 순위에 있는 건 맞지 않다고 본다. 경제적 실익과 현재 경기도가 안고 있는 우선 과제 등도 심도 있게 분석해 재검토할 생각이다."

 

- 8대 도의회를 앞두고 한나라당이 4개의 상임위원장직을 요구하고 있는데.

"2년 전에 한나라당이 보인 행태는 다수의 힘으로 승자독식주의를 선언한 거나 마찬가지였다. 의장단은 물론 상임위원장까지 모두 자기네가 독식했었다. 당시 한나라당 이태순 대표에게 '민주당이 다수당일 때 어떻게 할 거냐'고 항의했다, 그랬더니 이 대표는 '한 석이라도 더 차지하면 마음대로 하라'고 한 바 있다.

 

한나라당이 그런 것에 대한 반성이나 사과 없이 부의장이나 상임위원장을 자기네끼리 내정해 놓고 협상하자고 하는 건 정치적 도의에도 안 맞고, 뻔뻔한 행위다. 한나라당은 본인들이 세워놓았던 승자독식주의 원칙을 지키던가, 아니면 공개 사과를 먼저 해야 한다. 공개 사과가 없는 현재 상태로는 원 구성에 협상할 생각이 없다.

한나라당의 당시 행위는 의회 민주주의를 파괴했던 것으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이기 때문이다."

 

- 지난 7대 도의회에서 만들어진 상임위 부위원장에 대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많았다. 어떻게 할 생각인가.

"부위원장 제도는 한나라당이 지난번에 108석을 차지하고서 자신들의 직책을 나눠 주려다보니 인위적으로 만든 것이다. 오히려 간사 제도를 무력화시키고, 소수정당인 민주당 간사들의 역할이 더욱 축소되는 결과를 만들어 놓았다.

 

현재는 부위원장을 유지하는 게 (민주당에) 유리할 수 있지만, 잘못된 제도이기에 바꾸겠다는 전반적 동의가 있다. 이런 면에 한나라당과 달리 우리 민주당이 도덕적으로 차별화 돼 있다고 보며 자부심을 느낀다."

 

- 교육의원 당선자들은 교육위원장직은 교육의원 중에서 나와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 내에선 이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풀어갈 건가?

"현재로서는 어떤 결론도 내지 않고 있다. 교육의원으로 되신 분들과 우리 민주당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결정할 생각이다. 한쪽은 교육의 중립성·자치성·전문성을 강조하면서 교육의원들의 교육위원장 정도는 해야 보장이 가능하다고 주장하시는 걸로 알고 있다.

 

반면 민주당이나 여타 정당 활동하시는 의원들은 의견이 다르다. 기존에 있던 교육청 교육위(경기도교육위원회)와 도의회 교육위가 일원화 됐고, 4년 후 폐지돼 국회와 마찬가지로 일반의회에서 교육을 다루는 것이 도민의 상식에 맞고 주된 흐름이라는 것이다. 정당정치제가 있는 가운데 선거 때 내세운 공약이나 보편적 복지를 보다 책임 있게 완수하려면 정당에서 맡아야 된다는 의견이 있다. 충분히 더 협의해 중지를 모아나갈 생각이다."

 

- 도의회 민주당 대표로 앞으로 도정에 임하는 각오는?

"반서민적, 반민주적인 오만한 정책에 대해서는 철저히 견제할 것이고, 그렇지 않을 때는 당연히 협력할 각오가 돼 있다. 무조건 딴지만 걸지 않고, 도민을 위한 올바른 도정이 되도록 하겠다. 민주당 의원들이 한 마음 한뜻으로 단결해 아직도 막강한 힘을 갖고 있는 김 지사를 견제해 내겠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수원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10.06.28 14:10ⓒ 2010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수원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고영인 #경기도의회 #4대강 #김문수 #GT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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