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피라미 때문에 한바탕 웃음꽃 피다

[장산 계곡] 돈 한푼 안 들이고 무더운 여름 나기 작전①

등록 2010.08.02 13:15수정 2010.08.02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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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다리 밑으로 흐르는 폭포 ⓒ 김찬순


백우선을 부치기도 귀찮다

숲속에 들어가 벌거숭이가 되자
건을 벗어 석벽에 걸고
머리에 솔바람이나 쐬자
- '이백' <하일산중>


이백 시인의 말처럼 여름은 정말 숲속에 들어가서 벌거숭이가 되고 싶은 계절이다. 창문이란 창은 다 열고 훌렁 웃옷 벗고 반바지 차림임에도 이마에 등에 땀이 줄줄 흐른다. 이런 복중의 푹푹 찌는 무더위에는 글을 읽기도 힘들고 사람들을 만나기도 괜히 주저된다.

나이가 들어가는 것을 새삼 계절이 바뀔 때마다 느낀다. 추운 겨울은 겨울대로 무더운 여름은 여름대로 견디기가 무척 힘든 것 같다. 요즘은 퇴근 시간이 되기 무섭게 집에 돌아와서 간편한 복장으로 먹을 것을 약간 챙겨 부산 시내 버스 타고 해운대 장산계곡을 찾는다.

시원한 파도소리 들리는 해수욕장도 좋지만, 해수욕장에서 피서를 즐기려면 파라솔도 빌려야 하고 이것저것 드는 비용이 상당한 것이다. 그래서 나의 경우, 돈 한푼 안 들이고 무더운 여름 피서를 즐길 수 있는 시원한 계곡을 많이 찾는다.

지난 1일은 일요일 모처럼 산벗들과 등산은 포기하고 새벽 일찍 도시락 싸서 도착하니, 장산 계곡은 피서객들의 알록달록한 차림들이 꽃처럼 수를 놓고 있었다. 여름 방학과 여름 휴가를 이용해 찾은 피서객들로 계곡은 대중목욕탕처럼 만원이었다.

나도 답답한 등산화를 벗고 두 발을 계곡물에 담갔다. 정말 죽비를 한대 맞은 듯 정신이 들정도로 물이 찼다. 시원한 계곡물에 탁족을 즐기고 명상에 잠기니 잠이 절로 왔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엷은 졸음 속에서 내 발밑이 자꾸 간지러웠다.


눈을 떠보니 물속에 피라미떼들이 내 발밑에 몰려 있었다. 내가 발을 움직이면 피라미떼들도 따라와서 겁도 안 내고 내 발을 콕콕 무는 것이 아닌가. 그대로 한참 가만히 있으니 피라미떼들은 내 발이 무슨 먹이덩이로 아는양 다투어 내 발의 때를 콕콕 먹이처럼 떼어먹는 것이었다….

나란히 곁에 앉은 산벗이 내 하는 양 쳐다보며 허허 대책 없이 웃었다. 다른 산벗들이 무슨 일이냐고 내 물 속에 담긴 발을 쳐다보며 박장대소했다. 우리의 웃음소리 듣고 주변에서 놀던 아이들이 무슨 일인가 하고 다가와서 투명한 물속을 헤엄치는 피라미들을 잡기 시작했다.


그 모양 쳐다보니 소설 <마르셀의 여름>처럼 즐거웠던 내 유년의 여름방학 생각났다. 왁자한 풀벌레 소리, 물소리에 무더위는 저만큼 물러가고 짧은 소매의 팔에는 오슬오슬 소름이 돋았다. 늬엿늬엿 해가 지는데 집에 돌아갈 생각이 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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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여름, 장산 계곡 ⓒ 김찬순


계곡이 좋은 부산의 장산은 부산시 동쪽에 자리잡고 있는 해운대의 중심으로 우뚝 솟은 산. 해발 643m. 높지도 낮지도 않은 이 장산은 해운대의 12경에 속하고 이곳에는 장산폭포, 양운 폭포 등 폭포들이 산재해 있다.

장산은 대략 7천4백만년-6천 2백만년 전 화산폭발로 만들어진 화산. 산위에는 평지가 있고 가운데는 낮아서 습하다. 산위는 성과 같고 주위 둘레는 2천보 가량된다. 화산 폭발로 생긴 더덜겅 지대가 있고, 그 더덜겅 밑으로 흐르는 물이 아래로 내려오면서 군데 군데 아름다운 폭포가 있는 풍경을 만들고 있다.

최근 더덜겅길이 단장되어 산책하기 좋다. 뿐만 아니다. 부산 시민들의 여름 휴양지로 각광 받고 있어 여름이면 찾는 피서객이 엄청나다. 그래도 물은 맑고 숲은 넉넉해서 피서객들을 시원한 그늘로 내어주고 품어준다.

장산은 물산이다. 신선이 마시던 장산 약수터 외 장산폭포(장석폭포),장원폭포, 양운폭포, 장산 구시폭포, 장산 춘천 애기소, 장산 물망골 등 아이들이 있는 가족들과 시원하고 경제적으로 피서지를 보낼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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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처럼 맑은 장산계곡 ⓒ 김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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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포가 있는 여름 풍경 ⓒ 김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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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이 수 놓은 장산계곡 ⓒ 김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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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여름 보내기 작전 ⓒ 김찬순

덧붙이는 글 | 장산 이용 교통편의 안내,지하철 : 지하철2호선(해운대방면) 이용하여 장산역에서 하차 → 도보 10분 거리. 일반버스 : 서면 : 5번 버스 이용하여 해운대 대림1차 아파트 하차. 부산역 : 40번 버스 이용하여 해운대 대림1차 아파트 하차. 해운대 : 5번, 36번, 100-1번 버스 이용하여 대림1차 아파트 하차. 남포동 : 1003번 버스 이용하여 해운대 대림1차 아파트 하차.


덧붙이는 글 장산 이용 교통편의 안내,지하철 : 지하철2호선(해운대방면) 이용하여 장산역에서 하차 → 도보 10분 거리. 일반버스 : 서면 : 5번 버스 이용하여 해운대 대림1차 아파트 하차. 부산역 : 40번 버스 이용하여 해운대 대림1차 아파트 하차. 해운대 : 5번, 36번, 100-1번 버스 이용하여 대림1차 아파트 하차. 남포동 : 1003번 버스 이용하여 해운대 대림1차 아파트 하차.
#계곡 #폭포 #경제적 피서 방법 #피서지에서 생긴 일 #여름방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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